“왜 그렇게 울었어요? 그깟 놈 보내기가 그렇게 서러웠어요?” 두 번째 수술(전절제) 후 첫 회진 때 오셔서 하신 노동영 박사님의 첫 말씀이었다. 수술 결과가 어땠는지 초조하게 기다리던 나는 그만 피식 웃음이 난다. 긴장되고 아마득한 상황에서도 박사님의 ‘툭’ 던지는 한마디는 긍정의 힘이 되어 잔뜩 웅크렸던 마음이 풀어지곤 했다. 대한민국 최고 명의답지 않은 소탈함과 친근함에 두려움은 어느덧 절반이… Continue reading
"에세이"
북덕 바람
어머니가 살고 계신 동네 근처로 근무지를 옮겨 일 년을 살았다. 떨어져 있을 때는 혼자 계신 어머니에게 늘 미안할 뿐이었는데, 막상 함께 살게 되니 괜한 일로 속상할 때가 많았다. 작년 김장철이었다. 퇴근하고 대문을 들어서니, 여기저기 배추 이파리와 김장용 비닐 같은 것들이 어수선하게 널려 있었다. 어머니가 또 혼자 기어코 김장을 시작한 것이다. 수돗가 커다란 물통에 소금 간을… Continue reading
내가 한 작은 약속이 큰 기적을 만들 것 같은 이 가을, 우리들의 약속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펜팔 7년, 얼굴도 보지 않고 했던 결혼 약속 신재숙 50세. 자유기고가, 독일어 통·번역가. 독일 린덴시 거주 “네 남편은 너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꽤 많은 돈을 포기했었지. 밴쿠버에서 독일행 비행기가 파업을 하는 바람에 항공사에서 하루만 일정을 연기하는 대가로 숙박권과 보상비를 제의했는데도 굳이 그날 비행기를 타야 한다고 우겼단다. 이유는 말도 하지 않고 말야. 밴쿠버에 사는 고모부는 이해를… Continue reading
중2라는 생명체, 그것이 알고 싶다!
본 사건은 얼마 전 올림픽공원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저희 제작진 앞으로 한 통의 문자가 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중학교 2학년 딸아이의 문자였습니다. 내용은 이랬습니다. 아빠 9시까지 데리러 와줘요~ ♥♥ 제작진은 급히 현장으로 출동했습니다. 딸아이의 엄마 즉 아내와도 동행을 했습니다. 그 시각 이후 올림픽공원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제작진은 딸아이와의 약속 시간보다 30분쯤 이른 8시 반에 올림픽공원에… Continue reading
오늘도 아빠처럼 전진합니다
아빠는 군인이 천직이셨다. 군인 하면 떠오르는 단어 강직, 규율, 성실은 아빠와 잘 어울렸고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2시 넘어 주무실 때까지 한시도 몸을 가만히 두는 법이 없이 스스로를 엄격하게 컨트롤하셨다. 남다른 점이 있다면 내가 기억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도, 아빠는 항상 무언가를 배우며 새로운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하신다는 것이다. 당신의 자식들도 그러한 성향을 닮기… Continue reading
한순간이 내 인생을 바꾸어놓습니다. 내 인생을 더욱 발전적으로 성장시켜 준 사건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크나큰 선물입니다.
의사에서 환자로, 1년간의 투병 생활이 준 변화 박경희 32세. 의사. 서울시 중구 중림동 2009년 2월 평탄하기만 했던 나의 삶에 커다란 사건이 생겼다. 의대 6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인턴을 거쳐 내과 레지던트 1년 차를 무사히 마쳐갈 때 즈음, 하얀 가운을 입고 병원을 누비던 내가 갑자기 하얀 가운을 입은 환자가 된 것이다. 침상 머리맡에 붙은 종이에 쓰인 ‘만… Continue reading
박하사탕
어린 시절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라는 명언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인내’라는 과일이 진짜 있는 줄 알았다. 쓰기도 하고 달기도 하다? 다음에 커서 돈 벌면 그 요상한 과일을 꼭 사 먹어 보리라 결심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내가 중학생이 되자마자, 신(神)은 ‘옜다! 네가 바라는 인내다’ 하고 인내를 주셨다. 그 맛은 이랬다. 중학교 때 집안이 사정없이… Continue reading
한순간이 내 인생을 바꾸어놓습니다. 내 인생을 더욱 발전적으로 성장시켜 준 사건이라면 그것만으로도 크나큰 선물입니다.
나를 바꾸어준 영화 <카모메 식당> 김지혜 30세. 직장인. blog.naver.com/rldwp 대학 졸업을 앞두고 고시원에 살면서 보고 싶은 영화를 다운받아 보곤 했다. 한 달 동안 40편은 본 것 같은데, 그중 일본 영화 <카모메 식당>도 있었다. 영화를 보기 전만 해도 1초의 클릭과 1분 30초의 다운로드, 그리고 106분의 러닝타임, 총 2시간이 채 되지 않는 그 시간이 나를 바꿔 놓는… Continue reading
아내의 뻔한 말투 원조를 찾습니다
글 백일성 17년 결혼 생활을 하다 보니 가끔 아내가 하는 말 중에 틀에 박힌 말들이 몇 가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런 말투의 원조를 한번 찾아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제 저녁에만 해도 몇 가지 그런 말투가 나왔습니다.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고 거실을 한가롭게 어슬렁거리는 제 곁으로 아내가 다가옵니다. 그리고 한마디 던집니다. “나한테 뭐 할 말 없어?”… Continue reading
언제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아빠, 아빠와 함께 쌓아가고 있는 추억들…. 우리들의 아빠 이야기입니다.
이젠 나의 신념이 되어버린 아버지 김구민 43세. 일본 야마나시현 거주. 학원강사 어렸을 때 우리 집은 초등학교 앞에서 자그마한 구멍가게를 했다. 정말 코딱지만 한 가게였지만 문방구, 제과점, 슈퍼, 주거 공간이 결합된 ‘초울트라복합융합’ 구멍가게(?)였다. 그땐 그다지 의식하지 못했지만 돌이켜보면 정말 못 살았던 것 같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는 큰 교통사고를 당했다. 지금도 오른팔을 어깨 위로 올리시지 못하는…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