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그 어떤 평가도 높고 낮음도 의미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아가는 재미에 관한 이야기들

진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나는 ‘낭만 스타일’ 강영순 70세. 직장인.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2동 나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한다. 책도 보고, 운동도 하고, 새벽 5시 50분이면 집을 나선다. 그리고 집에서 지하철, 그리고 또 지하철에서 직장까지 40분을 걸어서 출근을 한다. 그렇게 매일 걷는 것만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노후를 대비해 자동차 운전 기능강사 자격증을 준비했는데, 두… Continue reading

그 어떤 평가도 높고 낮음도 의미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아가는 재미에 관한 이야기들

유럽의 강남스타일 열풍 그리고 민간외교관 스타일 손수아 24세. 영국 서식스(Sussex)대 영문학과 교육학 전공 나는 얼마 전 남자 친구 마크의 어머니 헤다의 50세 생신 잔치에 초대받아 네덜란드에 다녀왔다. 남자 친구는 네덜란드 서쪽의 아주 작은 마을 오멘 출신이다. 7개월 전 한국 덴마크 대사관과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우리는 강남에서 처음 데이트를 했다. 한국에 있을 당시 우린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Continue reading

마흔 살 넘으면 나 이렇게 살 줄 알았다

글 백일성 요즘 지하철로 출퇴근을 하면서 문득 차창에 비친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올 때가 있습니다. 화장대 거울이나 화장실의 거울에 비친 모습과는 달리 많은 사람 속에 묻혀 있는 내 모습을 볼 때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영락없는 불혹의 아저씨 한 명이 초점 없이 멍하니 서 있습니다. 많은 사람 속에서 이리저리 내동댕이쳐지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나… Continue reading

언제나 사랑으로 감싸주시는 시아버지

저희 시아버님의 연세는 올해 90세이십니다. 저는 아버님을 뵐 때마다 큰 존경심과 함께 놀라울 때가 많습니다. 여고 교장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직하신 아버님이 교편생활 내내 새벽 6시에 출근하신 건 충남, 대전 교육계의 살아 있는 전설로 남아 있습니다. 퇴직 후에도 중소기업을 창립하셔서 88세까지 운영을 하셨습니다. 출퇴근을 하실 때도 버스를 타고 다시 지하철로 환승을 하고 다니셨습니다. 지하철을 탈 때도 꼭… Continue reading

폭풍우 치던 밤에

태풍 볼라벤이 북상하던 날, 나는 시골 어머니 집으로 갔다. 어머니는 콩대, 고양이 밥그릇, 호미, 빈 화분 등 바람에 날릴 만한 것을 몽땅 창고에 넣었다. 심지어 마당에서 놀던 고양이 두 마리도. 당신은 아마 이번 태풍이 고양이도 날려버릴 것이라 판단하신 모양이다. 바람이 심상치 않게 불기 시작한 저녁 무렵, 진주 집에서 아내가 전화를 했다. 아내는 아무래도 유리창에 젖은… Continue reading

누군가에게 ‘내 곁에 있어줘~’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이라면,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하는 참 행복한 당신입니다.

511 하루만큼 더 사랑하고 더 닮아가는 우리 부부 김은정 39세. 주부. 부산시 동래구 안락2동 우리는 2012년이 시작되자마자, 마치 신혼 때처럼 다정해졌다. 그래서 다행이다. 첫아이를 낳기 전 누구보다 사이좋았던 우리는, 주변의 ‘아기 낳고 나면 사이가 나빠진다더라’는 말을 믿지 않았다. 설마 우리가? 우린 아닐 거야. 우린 그러지 말자. 약속. 하지만 아이를 낳자마자 예민해진 우리는 서로에게 바라는 것과… Continue reading

누군가에게 ‘내 곁에 있어줘~’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이라면,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하는 참 행복한 당신입니다.

512 자비원 아이들아, 너희 생각하며 끝까지 달릴게 이형모 35세. 직장인, 아마추어 자전거 레이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내 곁에는 항상 내 마음을 따듯하게 만들어주는 소중한 아이들이 있다. 강릉자비원의 아이들이다. 자비원은 부모가 돌보지 못하는 어린아이나 청소년들이 자립해서 클 때까지 함께 살아가는 곳인데, 10여 년 전 자비원 출신 후배를 만나면서 이곳을 알게 되었다. 아이들을 처음 만난 건… Continue reading

주유소 \'알바\'의 미친 존재감

589       글 백일성   그의 존재를 안 건 두세 달 전이다. 담벼락 하나를 두고 주유소와 우리 사무실은 붙어 있다. 담 너머에서 들려오는 우렁찬 소리에 언제부턴가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어셔옵셔~ 얼마 넣어 드릴까요~ 5만 원 주유합니다~ 뭐 도와드릴 거 없습니까~ 감솨~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일주일에 두세 번 그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는 나로서는 그의 존재를… Continue reading

사랑하는 아내와 연리지처럼

참으로 박복하여 저는 생후 첫돌 즈음 그만 생모를 잃었습니다. 때문에 제아무리 공활하고 맑은 날의 파란 하늘일지라도 그걸 도화지 삼아 어머니의 그림은 원초적으로 그릴 수조차 없습니다. 삭막하고 모진 세월의 풍상이 휩쓸고 지나간 빈자리를 메운 건 제 나이 십 대 말에 만난 아내입니다. 첫눈에도 코스모스보다 더 곱고 잠자리처럼 연약한 몸매였지만 제 눈엔 그녀가 이몽룡이가 춘향이를 본 순간,… Continue reading

가을 남자

            가을이 석류의 계절인 이유는, 석류알 같은 선홍빛 추억이 가을 속에 송송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날 시내 다방에서 독서회 정기 모임을 마치고 우리는 근처 포장마차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미처 다 하지 못한 토론을 벌이다가 늦은 밤 헤어졌다. 나는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마음을 바꾸어 혼자 걸었다. 무심하게 스치는 차량 불빛을…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