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 온수리의 세 식구를 보며 김미소 29세. 대학원생.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강화도 온수리에는 외삼촌과 숙모님 그리고 외할머니, 이렇게 세 식구가 살고 계신다. 무엇이든 본인 손을 거쳐야 직성이 풀리는 산장 주인 삼촌, 그런 삼촌을 언제나 묵묵히 지지해주는 숙모님 그리고 자식 자랑보다 본인 자랑에 더 열심이신 외할머니. 모두 각자의 개성을 잃지 않고 한 공간에서 숨 쉬고 계신다…. Continue reading
"에세이"
면목동 최고의 오지랖, 최경자 여사
나는 우리 면목동의 아름다운 마담 한 분을 소개하고 싶다. 이 마담을 소개하자면 면목시장 내에서 미용실을 20년 넘게 운영하고 있는, 면목동에서 제일 오지랖이 넓은 분이다. 나 또한 면목동 토박이로 이 시장에서 20년 이상 사진관을 운영하며 알게 된 분으로, 이분을 앞에 놓고 인정(人情)을 얘기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이 마담(애칭)으로 말할 것 같으면, 이른 아침 출근해 양은… Continue reading
안녕, 당나귀
오랜 세월 잘 버텨온 내 차가 주저앉았다. 견인차를 불러 정비소에 갔더니 사장님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엔진을 바꾸든지 폐차를 시키든지 하란다. 일찍이 가난한 집에 와서 고락을 함께한 정든 당나귀처럼, 헤어지려니 마음이 영 좋지 않았다. 그리고 당장에 주말마다 시골 어머니 집에 가야 할 일도 난감했다. 하지만 나는 이 급작스러운 사태를 온전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마음을 비우면 편하고 궁하면 통한다…. Continue reading
따듯한 사람들이 함께 차려내는 ‘내 인생의 밥상’ 이야기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준 푹신한 부드러움, 오믈렛 이유석 셰프 33세. <맛있는 위로>의 저자. 프렌치 레스토랑 운영 유난히 비가 많이 오던 날 밤, 열한 시 반을 넘길 무렵이었다. 가게엔 손님 한 분만 남아 있었다. 오랜 단골이지만 나이도 이름도 직업도 알지 못하는 손님이었다. 대략 50대 중반으로 보이는 중년 남자였다. 가게를 찾으면 늘 와인 한 병을 혼자 조용히… Continue reading
응급실로 향하는 아내의 굳은 심지
글 백일성 일요일 오후 아내가 안방 화장실 안에서 문을 빼꼼 열고, 마치 영화 ‘링’에 나온 귀신 사다코처럼 머리를 풀어헤치고 화장실에서 기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놀래서 지켜보고 있는 저에게 힘겹게 한마디 합니다. “자기야… 아… 아… 병원… 가자… 아….” 전날 밤부터 계속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속이 안 좋다고 하더니 아침에는 일어나지도 못하고 밥도 못 먹고 죽도 겨우 한 수저… Continue reading
따듯한 사람들이 함께 차려내는 ‘내 인생의 밥상’ 이야기
엄마의 김치와 마음수련 신윤경 34세. 직장인. 경남 하동군 하동읍 하동에서 생활하는 딸에게 김해에 계시는 엄마가 김치를 담갔다며 보내주셨다. 택배를 통해 받아보니 냉장용 플라스틱 박스에 여러 개의 봉지, 봉지에 갖가지 김치를 담고, 일일이 어떤 김치인지 알아보기 쉽게 견출지 같은 것에 파김치, 새김치, 찌개용김치, 무우김치, 도라지무침 등등 밑반찬까지 종류도 다양하게 다 적었다. 제일 눈에 띄는 건 엄마의… Continue reading
마음의 카타르시스를 주던 그 선배
우리가 살면서 가장 믿을 만한 친구를 만나는 시기라는 게 있다면, 아마도 고등학교 이전이나, 대학교 이전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그런데 그 이후에도 마음을 열고 편하게 이야기할 사람을 만날 수도 있다는 것을, 나는 그 선배를 통해 알게 되었다. 15년간의 적성에 맞지 않는 직장 생활 끝에, 나는 결국 직장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대학원에 들어가 조교를… Continue reading
극락조 열여덟 마리를 팔았다
그 어떤 평가도 높고 낮음도 의미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아가는 재미에 관한 이야기들
진정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나는 ‘낭만 스타일’ 강영순 70세. 직장인. 경기도 의정부시 호원2동 나의 하루는 새벽 4시에 시작한다. 책도 보고, 운동도 하고, 새벽 5시 50분이면 집을 나선다. 그리고 집에서 지하철, 그리고 또 지하철에서 직장까지 40분을 걸어서 출근을 한다. 그렇게 매일 걷는 것만으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 노후를 대비해 자동차 운전 기능강사 자격증을 준비했는데, 두… Continue reading
그 어떤 평가도 높고 낮음도 의미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살아가는 재미에 관한 이야기들
유럽의 강남스타일 열풍 그리고 민간외교관 스타일 손수아 24세. 영국 서식스(Sussex)대 영문학과 교육학 전공 나는 얼마 전 남자 친구 마크의 어머니 헤다의 50세 생신 잔치에 초대받아 네덜란드에 다녀왔다. 남자 친구는 네덜란드 서쪽의 아주 작은 마을 오멘 출신이다. 7개월 전 한국 덴마크 대사관과 네덜란드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우리는 강남에서 처음 데이트를 했다. 한국에 있을 당시 우린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