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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교사의 살벌했던 학교생활 적응기

학생들이 너무 무서웠다는 한 여교사가 있습니다. 드세고 까칠한 요즘 ‘고딩’들을 작은 체구로는 상대하기 어려워 굳은 표정으로 잔소리 고문을 해댔다는 그녀. 방학 때마다 이직을 준비했다는 그녀가 마음 빼기를 한 후 교육의 참 보람과 기쁨을 알아가고 있다는군요. 이제 아이들 자랑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행복한 13년 차 교사. 그녀와의 유쾌한 빼기 토크입니다.

어렸을 적부터 선생님이 되고 싶었나?

아니다. 성적에 맞춰서 대학에 갔는데 어쩌다 보니 하게 되었다. 근데 막상 되고 보니까 진짜 내 길이 아닌데 싶었다. 스트레스가 심해서 면역력도 떨어지고 하루하루가 피곤했다.

잉? 다들 부러워하는 직업 아닌가?

선생은 방학도 있고 잘릴 걱정도 없다고 부러워하는데 알고 보면 17일(월급날)이 있으니까, 방학이 있으니까, 참고 견딘다. 처음엔 ‘선생님 같다’는 말도 싫었다.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가 꼼꼼하고 보수적이고 재미없고 그러니까. “직업이 선생님이세요?” 하고 누가 물어보면 “네? 제가요? 왜요? 선생님처럼 보여요?!” 하면서 정색을 했다.(웃음) 또 요즘 애들은 선생님을 친구보다 더 쉽게 생각하고 무시를 한다.

근무하는 곳은 어디인가?

농업계 고등학교에 있다. 가정에 결손이 있거나 부모님으로부터 방치된 애들이 많다. 친구들과 술 먹고 담배 피고, 그런 애들을 전혀 이해 못 했다. 도무지 인생에 대책이 없어 보이고 너무 막 사는 것 같고 솔직히 무슨 가르치는 재미가 있겠나 싶었다. 입학식 날부터 슬리퍼에 추리닝에 껌 씹고, 퇴근할 때 보면 낮술 먹고 취해 유리를 깨고 팔에 피를 철철 흘리면서 뛰어가고 있고. 아, 진짜 멘붕. 너무 암담했다. 무섭게 보이려고 인상도 팍팍 쓰고 절대 웃지 않았다. 태권도 학원도 등록했다. 근데 이걸 가지고는 애들을 제압하는 데 써먹을 수는 없겠다 싶어 그만뒀다. 나중에 애들이 얘기하더라. 하나도 안 무서웠다고.

평소 꿈꿔왔던 학급 분위기는 어땠나?

애들은 선생님 말씀을 잘 따르고, 좋아하는 선생님께 음료수도 드리는 그런 훈훈한 분위기? 선생님은 여유롭게 시험 문제 내고 감독하고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해보니까 수업보다 업무가 더 많고 생활 지도 할 것도 많고, 일이 나한테만 오는 것 같았다. 마치 몸 안에 시계가 있어서 재깍재깍거리는 것같이 잠시도 쉬지 못했다. 나름 등산 동호회 활동도 하고 자기 계발도 하면서 ‘삶을 컨트롤하는 괜찮은 사람’인 척 살았다. 하지만 주말 행복은 잠깐이고 학교에 돌아오면 여전히 스트레스였다.

마음수련 하고 학교 생활에 대한 생각이 좀 바뀌었나?

교직 생활 5년 차에 마음수련을 시작했는데, 5년이란 짧은 기간인데도 권위 의식이 대단했다는 걸 알았다. 말투나 행동이 내 기준에 맞지 않으면 거슬려 하고 ‘내가 선생인데~’ 하면서 대접받으려 하고. 그런 기준과 틀을 다 버렸다. 모범적인 척, 긍정적인 척 행동하면서 힘들었던 마음, 일하기 싫다, 학교 가기 싫다는 마음도 버렸다. 그러자 마음이 편안해졌다. 억지로 강해 보일 필요도 없었다. 내 마음이 넓어지니까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행복을 먼저 생각하고 장점을 먼저 보게 되었다. 우리 학교 애들은 자기중심적이지 않고 순수하다. 거칠게 보이지만 솔직해서 좋다. 또 자기 공부만 하는 게 아니라 집안일도 돕고 친구들한테도 잘하고 놀고 싶으면 놀고 하고 싶은 거 하면서 현재를 즐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많이 배우게 되었다.

그럼 요즘은 학교에서 인상 안 쓰나?

완전 반대다. 맨날 바보처럼 웃고 다닌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다. 만약 나한테 막말을 했던 아이가 있다면 아이에 대한 안 좋은 마음을 싹 버린다. 그러면 다음 날 깨끗하게 포맷된 마음으로 언제든지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하고 사랑을 표현할 수가 있다. 아이에 대한 감정이 남아 있으면 객관적으로 생각도 못 하고 지도도 잘 안 된다. 아이도 선생님이 미우니까 반성하기 싫을 거다. 근데 서로 감정이 없다는 걸 알면 혼을 내도 쿨하게 끝나고 아이도 빨리 제자리로 돌아온다. 애들한테 ‘학교 다니는 이유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서도, 돈을 벌기 위해서도 아니고 너희들이 행복하려고 학교에 다니는 거다.’ ‘나만 생각하다 보면 힘들어진다. 주변 사람들이 원래 다 ‘나’니까 친구들을 배려하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준다.

학생들도 선생님의 변화를 바로 알아차렸나.

2년간 담임을 맡았던 한 아이는 보호시설에 살았는데 마음이 닫혀 있고 자기표현을 전혀 안 했다. 그런데 졸업 때쯤 이런 말을 했다. “다른 선생님들이 선생님은 참 한결같다고 하던데, 진짜 그런 것 같아요. 애들이 힘들게 해도 맨날 웃고. 피곤할 텐데 왜 그래요? 나는 쌤처럼 되기 싫지만 또 쌤처럼 되고 싶어요.” 그렇게 까칠했던 아이가 눈물을 보이며 그 말을 하는데, 참 뭉클했다. 교육이란 게 2년 3년 그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고 그래야 효과가 나타나는구나, 선생님들이 얘는 안 된다고 포기해서는 안 되고 인내하고 꾸준한 사랑을 표현해야 되는구나 느낀다. 그러면 애들은 저절로 바뀌는 것 같다.

오, 좀 감동임다. 요즘은 반 분위기도 엄청 좋겠다.

솔직히 우리 반은 더 좋은 것 같다. 왜냐하면 아이들도 짬짬이 마음 버리기를 하니까. 10대에는 친구가 인생의 전부인데 왕따를 당하거나 부적응해 버리면 자퇴한다면서 곧 죽을 것같이 힘들어한다. 그때 어른들 입장에서 대수롭지 않게 시간이 가면 나아지겠거니 그대로 놔두면 애들은 어떤 돌발적인 행동을 할지 모른다. 그때 마음 빼기를 하게 하면 금방 마음이 버려지면서 그 지옥 같다,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이 온데간데없어져 다시 웃으면서 학교생활을 하는 걸 종종 본다.

이직을 고민하는 선생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물론 세상에는 정말 훌륭한 스승님도 많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왜 학교를 다니는지 애들한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모른 채 종 치니까 수업 들어가고 방학까지 참고 버티면서 사는 선생님들도 많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선생이라면, 참 스승으로서 학교와 학생에 대해서 비전을 가져야 한다. 또 나부터 행복해야 학생들도 행복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교사라는 직업이 학교에 한번 들어온 이상 멈추지 못하고 그냥 Go~ 하기 쉬운데 잠깐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것도 좋겠다. 그래서 아이들의 성장에 보람을 느끼면서 스트레스 없는 교직 생활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항아리를 채우는 방법

 
 

한 교수가 교탁 위에 항아리 하나를 올려놓더니, 주먹만 한 돌들로 가득 채웠습니다.
“이 항아리가 가득 찼습니까?”
교수가 묻자 학생들은 “네”라고 대답했습니다.
교수는 빙긋 웃더니, 모래를 한 그릇 꺼내 항아리에 쏟아부었습니다.
그는 돌 사이로 모래가 골고루 잘 들어가도록 항아리를 흔들고는 물었습니다.
“자, 이제 가득 찼습니까?”
“…….”
무슨 뜻일까? 학생들은 고개를 갸우뚱할 뿐 아무 대답도 못 했습니다.
교수는 이번에는 항아리 가득 잘 스며들게 물을 부었습니다.
“자, 이제 드디어 항아리가 다 찼습니다.
지금 내가 여러분에게 보여준 것들이 무얼 의미하는지 아나요?”
학생 중 한 명이 손을 들었습니다.
“아무리 스케줄이 꽉 찬 것 같아도, 언제든지 비어 있는 시간을 이용하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수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이 실험을 통해 배워야 할 것은,
가장 큰 돌을 먼저 넣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 돌은 넣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큰 돌이란 가장 먼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을 말합니다.
살다 보면 쉽고 사소한 일에 급급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일은 미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요?
가장 정확한 답을 알고 있는, ‘내 마음’에 물어봅니다.
그리고 실행합니다.

 
 
 
 
 
 
 
 

마음이란

인간은 원래가 세상 나면서부터 미완성인 인간의 자식으로 나서 인간의 마음이 있다. 이것을 기독교에서는 원죄가 있다고 한다. 자범죄란 자기가 세상 살면서 인간의 마음에 세상의 것들을 사진 찍어 만든 세계와 그곳의 감정인 관념 관습이 있어 자기의 마음이 된 것이다.
사람은 자기 마음속에 가진 그 마음에 자기 것만 맞다고 생각하고 산다.

그러나 이것은 실이 아닌 사진이라 다 가짜인 것이다.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이 사진의 세상에 살아서 가짜의 세상 살아도 사는 줄 모르고, 살아 있다고 생각하고 산다.
그러나 참세상에 난 자만 인간세상에 사는 자들이 허임을 알 것이다. 인간은 자기의 마음세상과 세상이 겹쳐져 있어 세상 사는 줄 아나 자기의 마음속 살아 인간이 죽어 있는 것이다.

참이고 진리인 참세상은 자기와 자기의 마음의 세상을 다 없애고 넘어간 세상이다.
이 세상은 영원히 살아 있는 세상이고 죽음이 없는 세상이라. 진리의 근원은 이 세상에 있는 일체를 다 없애면 진리인 본래가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 우주에 있는 형상을 다 없애고 나가 죽고 없는 자리가 본정신인 창조주의 자리다.

이 존재는 물질이 아니라서 인간들은 없다고들 하나 이 존재는 분명히 존재하고 없어지지 않는 살아 있는 존재다. 이 존재만이 진리인 것이다. 이 존재로 사람이 다시 나지 않고는 영원이란 단어가 붙을 수도 없고 영원히 살 수도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 있는 수많은 것은 다 이 존재의 표상인 것이다.

삼라만상의 일체는 진리인 이 존재에서 와서 이 존재로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이 세상과 인간이 구원이 되는 것은 이 나라에 다시 나지 않고는 영원히 사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진리는 이것밖에 없으니 그러한 것이다.

인간이 자기의 마음속에 살면 이것이 가짜세계인 지옥이고, 신의 세상이고 진리의 세상인 참세상에 다시 나서 살면 이것이 부활이고 영생이고 천극락인 것이다.
사람이 살아서 죽음이 없이 이 나라 나서 사는 자는 살아 부활이 되어 천극락에 난 자이다. 살아서 천극락에 간 자라야 천극락에 살 것이다.

천극락은 여기 있다 저기 있다가 아닌 자기 마음이 진리가 된 자가 진리의 재질로 다시 난 자가 사는 나라는 자기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자기 속에 부활된 자, 신인 진리의 뜻에 사는 자는 부활된 자기가 살 것이고, 인간 자기의 뜻에 사는 자는 신이 죽고 허상인 자기가 살 것이다. 모든 영광도 진리에 돌리면 진리 된 자기가 살 것이고 자기가 했다고 하면 허상인 귀신인 자기가 살 것이다.

마음수련이 위대한 것은 자기의 가짜인 마음을 다 버리는 방법이 있어서이고 참마음이 되어 참의 재질로 다시 나 영원히 살 수가 있어서이다.
미완성 시대에는 진리도 말로만 했지 진리가 되지 못했다. 진짜가 안 되면 아무리 좋은 진리도 말로 해서는 자기가 완성인 진리가 되지 않기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각 종교에서 마음을 비우라고도 하고 ‘마음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저희 것이다’라고도 했다. 이것을 할 수가 있는 곳이 마음수련이다.

이제는 미완성의 시대가 아닌 완성이 되는 완성의 시대다. 그러나 자기가 완성이 되는 방법이 있고 또 천국 가는 방법이 있어도 자기가 그 방법을 안 따르고 잘못된 자기의 상식으로 진리를 외면하면 영원히 죽고 말 것이다.
진리가 되어 진리 안에서 사는 것만이 자유고 해탈이고 말만 듣던 성인이 될 것이다.

우 명(禹明) 선생은 마음수련 창시자로서, 시인, 저술가, 강연가입니다. 2002년 인간 내면 성찰과 본성 회복, 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UN-NGO 산하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교육자협회로부터 ‘마하트마 간디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세계 평화 대사로도 활동 중입니다. 저서로 <세상 너머의 세상> <살아서 하늘사람 되는 방법> 등이 있으며 그의 저서 중 <이 세상 살지 말고 영원한 행복의 나라 가서 살자>의 영역본은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5개 국제도서상 2013 LNBA, NIEA, IBA, IPPY Awards, 2012 eLit Awards에서 영성, 정신, 철학 분야 금메달을 수상하였으며, 최근 <진짜가 되는 곳이 진짜다>의 영역본이 2014 에릭 호퍼 북 어워드에서 ‘몽테뉴 메달’을 수상하는 등 마음과 비움, 깨침에 대한 우 명 선생의 철학이 전 세계의 관심과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재밌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제 고민은요?

직장 생활 10년 차가 되어가는 30대 여성입니다. 요즘 저의 최대 고민은 재밌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겁니다. 요즘에는 남자 여자 상관없이 재밌는 사람이 인정받잖아요. 꼭 인정을 원하는 건 아닌데 재밌는 사람이 주변에 에너지를 주고 흥을 돋우는 걸 보면 부러워요. 저 같은 경우는 소심해서 사람들에게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회식 자리 같은 데 가서도 뻘쭘하게 아무 말도 못하고, 돌아와서 후회를 하곤 합니다. 코미디 프로를 보고 따라해 보려고 해도 어색하고 쉽지 않더라고요. 유머 감각도 후천적으로 키워질 수 있는 걸까요?

제 생각은요?

언젠가 MBC 무한도전 프로그램에서 유재석씨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인기가 많으려면 어떻게 하면 되나요?”라는 막 대학에 들어가는 신입생의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가 먼저 친구들을 좋아해야 친구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을까요. 잠을 많이 자면 잠이 늘잖아요. 욕을 많이 하면 욕이 늘어요. 밥을 좋아하면 밥이 늘죠. 저는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정말 친구들을 즐겁게 해주려고 많이 노력했습니다. 친구들이 웃는 게 너무 좋았기 때문에. 친구들을 웃기기 위해서 수업 시간에 아는 답도 틀리게 대답해서 친구들이 웃으면 그렇게 좋았어요. 그 사람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를 자꾸 들으려고 하면 그 사람이 어떻게 나를 안 좋아할 수 있겠어요.”

사실 사회생활하다 보면 님 같은 고민 하는 분들 많을 거예요. 저도 한창 그런 고민 하고 있을 때여서인지 이 이야기가 마음에 다가오더라고요. 정말 사람들이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 자꾸 들으려 하고, 연구하고, 시도하다 보면 어느새 재밌는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요. 마음을 쏟은 만큼 느는 법이니까요. 김수영

저도 소심한 성격인데요, 모임에서 제가 주목받게 된 건 리액션을 아주 잘해서입니다. 제가 직접은 못해도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여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거나 정말 재밌을 땐 물개박수도 치며 크게 웃는데 이런 제 모습을 아주 좋아하는 거예요. 상대방은 반응 좋은 저를 쳐다보며 말을 하게 되고, 저 역시 상대의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줄 수 있으니 같이 신이 나고요. 결혼하며 아줌마 타이틀을 달고부터 리액션 수준은 더욱 도가 텄지요. 이것이 저만의 소심하지만 주변인들에게 ‘얘기가 통하는 재밌는 사람, 모임에서 빠져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평가받게 된 방법이랍니다. 덧붙여서 제 소심한 정도를 말씀드리면, 5살 때 하도 방구석에서만 놀아서 대문 앞에 내다놓고 나중에 문 열어보면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던 아이가 저였답니다. 점점 크면서 이런 성격을 고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중학교 때부턴가 용기를 냈던 거 같아요. 제일 명랑한 아이의 행동을 잘 살펴본다던지, 친구들에게 나는 소심해서 걱정이야~라며 솔직히 말을 꺼냈지요. 그러자 친구들이 ‘그래도 너는 말을 참 잘 들어줘서 좋아’라고 하는 거였어요. 그 후 대학을 다니면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보니 남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건 참 좋은 거더라고요. 듣기만 하는 게 아니라 적절한 추임새도 넣어주는 거예요. 예를 들면 유행어 같은 것들요. 그러다 보면 분위기도 좋아지고 같이 즐거워집니다. 우선은 재밌는 사람이 하는 말을 잘 듣고 자연스런 리액션부터 시작해보세요. 요즘 유행어들도 좀 연구하면서요. 그러다 보면 조금씩 재밌는 사람이 되리라 믿습니다. 파이팅~! 서혜정

저 역시 내성적이라 나서는 것도 좋아하지 않고 특히 주목받는 걸 무척 싫어하는 성격이었어요. 어쩌다 유머를 던져 봐도 괜히 저 때문에 분위기는 더욱 썰렁해지고는 했지요. 사회생활을 하면서는 이런 성격이 저를 힘들게 하더라고요. 저를 근본적으로 바꿔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만 있다가, 우연한 계기로 마음수련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저를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어요. 제가 깜짝 놀랐던 게 세상을 향한, 주변 사람들을 향한 저의 마음이었어요. 세상은 나를 미워한다, 사람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다, 불만과 불평 같은 마음들이 너무 많았더라고요. 사람들에게 쉽게 이야기를 건네지 못하는 것도 무시당하지나 않을까, 괜히 상처받지 않을까 하는 자존심 때문이란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그런 마음들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그런 만큼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편안해져갔습니다. 이제는 제법 분위기에 어울리는 말들도 생각나고 한마디를 던져도 유머가 돼서 사람들이 웃을 때면 신기하답니다. “너 참 많이 변했다” “니가 그렇게 재밌는 사람인지 몰랐다”는 소리도 종종 듣습니다.

님께서도 한번 사람들을 대하는 마음부터 돌아보심 어떨까 싶어요. 그러면서 자신감을 가지고 남의 시선 신경 쓰지 말고 표현해보고 싶은 걸 해보는 거예요.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나를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답니다. 유머 감각, 위트, 예능감 있는 사람 되기, 그리 어렵지 않아요~~ 조금만 더 용기를 내보세요. 박희주

 

지금 고민 중이신가요.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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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엽서, 이메일 edit@ma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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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가능합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다음 고민입니다.

저희 팀의 팀장님이 이직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팀장 자리가 몇 달간 공석이었는데, 최근 근무 연수가 제일 오래되었다는 이유로 회사에서 저를 팀장으로 임명하였습니다. 같이 일하던 동료들과는 나이대도 비슷하고 항상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의논하며 허물없이 지냈습니다. 경력도 엇비슷하고요. 그런데 갑자기 팀장이 되고 보니 되게 어색합니다. 팀장입네 나서기도 애매하고…. 일은 해야 하는데 뭔가 자리가 어색하고….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지 고민입니다.

엄마 명품 가방 몇 개 사줬냐고?

온 가족이 티비를 보다 명품 가방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고1 아들 녀석이 대뜸 저에게 질문을 합니다. “아빠는 엄마 명품 가방 몇 개 사줬어?”

갑자기 훅~~ 들어오는 몇 개라는 말에 막말이 나와 버렸습니다. “죽을래?” 아들 녀석이 기죽지 않고 계속 질문을 합니다. “한 개는 사줬겠지?” 옆에 앉은 아내의 코웃음을 보며 아들 녀석에게 침착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형우야… 명품 가방이란 게 얼만지 아냐? 네가 생각하는 뭐 몇 십만 원짜리 그런 거 아니야. 그런 건 아빠도 선물해줬어. 적어도 저런 티비에 나오는 명품 가방은 몇 백은 하는 거야 알았냐! 짜식아.”

아들 녀석의 등을 토닥이며 대화를 마무리 지으려고 하는데 아들 녀석이 또 훅~~ 하고 들어옵니다. “나도 알아 몇 백 하는 거, 그래도 결혼 생활 17인가 18년인가 하면서 좀 모아서 사주지 그랬어요.”

아들 녀석이 제 눈을 똑바로 쳐다봅니다. 제 눈동자의 떨림을 보았는지 훅~~~ 들어와서 비틀기까지 합니다. “하루에 천 원씩만 모았어도 어……… 대충 한 5백은 됐잖아요.” 갑자기 목이 타서 음료수 잔을 드는데 컵 속에 음료수가 바르르 진동을 합니다. 다른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의 진동인지 알았는데 그냥 제 손의 떨림이었습니다.

여기서 잠깐! 광고 하나만 하고 가겠습니다.~~

 

전국에 계신 여성분들에게 제 아들 녀석을 사윗감이나 남편감으로 적극 추천합니다. 이 사람은 결혼을 하면 하루에 천 원씩 모아서 나중에 아내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할 아주 성실하고 로맨틱한 새낍니다. 안양 모 고등학교에 다니는 백형우라는 이름을 꼭 기억하셨다가 나중에 명품 가방 꼭 선물받으시기 바랍니다.

음료수 한 잔을 다 마시고도 목이 타서 입맛을 다시고 있는데 지금까지 아무 말 없이 옆에서 흐뭇한 미소만 짓고 있던 아내가 벌떡 일어나서 아들 녀석 손을 꼭 잡으며 말합 니다. “오메 내 새끼… 너 운동화 떨어졌다며? 내일 사러 가자. 뭐 특별히 봐둔 거 있어? 오메 내 새끼 예쁜 거… 엄마 속이 다 시원하다, 내 새끼 쪼~~옥.”

도저히 눈 뜨고는 못 볼 광경이라 그냥 몇 발자국 옆에 소파 끝에 걸터앉아 창밖만 바라봤습니다. 뭐 생각해보니 딱히 틀린 말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긴 들었습니다. 그때 아까부터 방과 거실을 오가며 학원 숙제를 하던 중학교 2학년 딸아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송이야.” 딸아이 이름을 부르고 한숨을 한번 쉬었습니다. “송이야… 넌 꼭 너희 오빠 같은 인간이랑 결혼해라. 아빠 같은 인간하고 결혼하면 명품 가방 한번 못 들어본다. 너희 오빠같이 하루에 천 원씩 모을 수 있는 인간하고 꼭 결혼해라.” 저의 촉촉한 눈망울을 느꼈는지 딸아이가 제 눈을 한 번 쳐다보고 자리에서 일어나며 아직도 아내의 손을 꼭 잡고 있는 아들 녀석에게 한마디를 합니다.

“오빠야… 오빠도 중학교 때부터 하루에 영어 단어 하나씩만 외웠어도 아빠 가슴 아프게 하는 영어 점수 안 받아오지.” 천사의 속삭임과 같은 딸아이의 목소리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딸아이는 다시 총총히 방 안으로 사라졌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는 출근길에 딸아이의 방에 들어갔습니다. 봄방학이라 침대에서 꿀잠에 빠져 있는 딸아이 귓가에 나지막이 속삭였습니다. “아빠가 베개 밑에 3만 원 넣어뒀다. 앞에 레드 미용실 모닝파마 2만 5천원이라고 써 있더라. 아침에 좀 빨리 일어나서 방학 동안에 하고 싶다던 파마 꼭 해라. 예쁜 내 새끼 쪽~~.”

백일성(44)님은 동갑내기 아내와 중딩, 고딩 남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야기 방에 ‘나야나’라는 필명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고 있으며, 수필집 <나야나 가족 만만세> <땡큐, 패밀리>를 출간했습니다.

21세기자막단

취재 문진정

일 년 동안 국내에서 개최되는 영화제가 무려 100여 개. 크고 작은 영화 축제마다 많게는 100명이 넘는 제작진들이 고군분투하며 전 세계 영화들을 알리고 있다. 그런데 이런 영화제들은 대개 열흘 남짓한 기간 안에 끝나기 때문에 영화제 제작진들은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서 흩어진다. 20대 초반부터 영화제 자막 팀에서 일해 온 김빈(38)씨 역시 이런 현실과 맞닥뜨렸다. 하지만 그녀는 안정적인 직업을 찾아가는 대신 직접 회사를 차리기로 했다. 영화제 자막을 제작하는 사회적기업 ‘21세기자막단’이다.

아무리 잘 만들어진 영화라도 자막 없이는 무용지물. 기본적인 줄거리 전달 외에도 번역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언어, 다른 문화권의 사람이 볼 때는 전혀 생뚱맞은 영화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것이 바로 자막이다. 그렇기에 자막단 멤버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고 또 보고, 관객의 수준에 딱 맞는 단어를 찾기 위해 며칠을 고민하며 1년에 350편이 넘는 영화 자막을 만든다. 이들이 본업만큼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바로 숨겨진 명작들을 발굴해 이웃과 나누는 일이다. 그냥 묻어두기에는 아까운 훌륭한 독립영화와 다큐멘터리들이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에게 힘과 위안이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매달 사무실 옥상에서, 혹은 전국 곳곳의 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며 무료 상영회를 진행해왔다.

환경 다큐멘터리에 푹 빠진 갯벌의 아이들, 갑작스런 정전에도 꼼짝 없이 앉아 영화를 기다리는 네팔 사람들까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보며 오히려 활력을 얻게 되었다는 김빈 대표. 스크린 앞에 모여 앉아 울고 웃으며 따듯한 공감의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영화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 그리고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녀의 꿈이자 자막단을 운영하는 이유이다.

지난해까지 ‘21세기자막단’ 사무실 옥상에서 매달 2번 이상 루프탑 활력상영회를, 매달 1번씩은 ‘찾아가는 활력상영회’를 열어 국내는 물론 인도, 네팔 등 해외의 관객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사회적기업을 위한 사회적 경제 관련 영화들을 자료화하여 상영하는 방안, 그리고 다문화 이주민들에게 고국의 언어로 자막을 제작할 수 있도록 교육하는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21stcentury.co.kr

김빈 대표 이야기

자막단을 만들기 전부터 팀원들과 공유해오던 생각이 사회적 활동을 하자는 거였어요. 정말 열심히 만든 영화, 의미 있고 재미있는 영화가 많은데 영화제에 가지 않으면 보기 어렵고 아예 이런 영화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사람도 많잖아요. 그런 사람들과 영화를 함께 보고 싶었죠. 그러다가 우연히 폐교될 위험에 처한 벌교 낙성초등학교 소식을 접했고 힘들어할 그 아이들을 위해 2012년 겨울, 제1회 ‘찾아가는 활력상영회’가 시작되었습니다.

문화 소외 계층이라는 것이 경제적인 개념을 넘어서 어르신들, 서울에서 먼 곳에 사는 사람들, 서울에 살더라도 부모가 너무 바빠서 문화생활을 함께할 수 없는 아이들 모두를 포함한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조차 없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과 의미 있는 영화를 나누면서 문화 편차를 좁히는 역할을 하고 싶어요.

감사하게도 저희의 취지에 공감해주시고 무료로 영화를 지원해주시는 영화감독님들도 많이 계세요. 어렵게 연락이 닿은 외국 감독님의 경우에는 오히려 관객과 만나는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하십니다. 그래서인지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싶고, 좋은 문화 콘텐츠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아요. 자막단을 하는 동안 이런 저희의 진심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저의 목표이자 다짐입니다.

‘여보, 앞으로 잘할게’ 아내에게 바치는 편지

여보, 그동안 나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

처음 만날 때부터 나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인(?) 습성 때문에 당황하던 당신 모습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재미있구먼. 헐렁헐렁한 청바지에 꽉 끼는 빨간 티셔츠를 입고 빗질도 하지 않은 채 당신을 처음 만났지. 당신을 처음 만나자마자 차 한 잔을 꿀꺽 들이마시고는 다짜고짜 커피숍은 답답하니까 스릴 있는 좋은 장소가 있다며 나가자고 했지.

“야호!” 소리를 지르며 신나게 바이킹을 타면서 당신이 무서워할라치면 보호해준다는 미명하에 얼른 손도 잡았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결혼까지 골인을 하게 되었지. 참, 지금 생각해봐도 내가 너무 불도저같이 밀어붙였던 것 같아.

같이 살면서 참 마음고생을 많이 시켰지. “저, 아주머니, 104호 문 앞에 어떤 분이 누워서 자고 있는데 아저씨 같아요.” 경비 아저씨와 함께 축 늘어진 나를 집까지 끌고 오느라 동네 망신당하게 하질 않나.

최근에는 술 취한 내게 증거를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음주 동영상 촬영하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어. 눈을 비비면서 투덜대고 있는 내게 “자, 이것 보여. 눈 있으면 똑바로 봐. 지금부터 당신의 어젯밤 만행을 공개하겠어”라며 내 술버릇을 고치겠다고 윽박지르기도 하고 각서도 쓰게 하고 동영상 촬영까지 하는 당신에게 입이 열 개라도 정말 할 말이 없어.

지난번에는 궁금해서 잠깐 동영상을 보고 있노라니 내 자신이 얼마나 한심한지 부끄러워서 부리나케 동영상을 꺼버렸어. 잔뜩 술에 취해 속옷만 입은 채 소리를 버럭버럭 지르는 내 모습이 무슨 괴물을 보는 것 같았기 때문이야.

“당신, 이리 앉아봐. 이 동영상 어떻게 할까? 당신이 제일 좋아하는 형님께 보내드릴까?”

당신의 협박에 속으로는 간이 콩알만 해졌지만 당당한 것처럼 연기하느라 너무 힘들었어. 그동안의 전과(?)가 너무 화려했기에 당신이 제시한 용돈 중지와 40일 새벽기도를 따를 수밖에 없었지. 40일 동안 고난의 행군을 하고 나니 그래도 당신에게 속죄했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마음이 편했어.

여보, 구제 불능 남편을 만나 지금까지 고생만 한 당신에게 너무 미안하고, 이혼 안 하고 살아준 것 정말 고마워. 더구나 천사 같은 장인 장모님까지 만났으니 나는 복이 터진 놈 같아. 두 손자 녀석 키워주느라 고생하시고, 당뇨에 고혈압, 갑상선으로 편찮으신 장모님, 식도암으로 항암 치료를 받으시면서도 “우리 손주, 보고 싶다”며 손주 바보를 자처하신 장인어른까지 늘 든든한 우리의 후원자이시지.

여보, 남자가 나이 먹고 힘이 빠지면 믿을 게 아내밖에 없다는 말을 요즈음 실감하고 있어. 지난번 교통사고와 신종플루로 고생했을 때 어깨 허리 주물러주고 찜질해주는 등 온갖 지극정성을 다했던 당신에게 감동 먹었어. 남자가 몸이 아프면 가장 먼저 의지하고 싶은 편안한 상대가 마누라밖에 없다는 것을 이번 병원 치료를 통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어.

젊었을 때 젊음 하나 믿고 방탕했던 나 때문에 마음고생했을 당신에게 ‘에구, 그때 좀 더 잘할 걸…’ 하는 후회도 정말 많이 들어. 사람이 죽을 때 “~껄, ~껄” 하며 후회한다는데 나도 예외는 아닐 성싶어. 역시 내 곁에는 당신밖에 없어. 앞으로는 프로포즈했던 날과 같은 설레는 마음으로 당신에게 잘할게. 한 번 기대해 봐.

– 2014년 3월 당신의 영원한 반쪽으로부터

조원표 50세. 부천시 원미구 역곡2동

‘사랑하는 나의 아내 최윤정에게’

남편 조원표님의 마음을 담은

글귀와 함께 아내분께

난 화분을 보내드립니다.

‘나에게 꽃보다 아름다운

그 사람’을 소개해주세요.

미처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담은 편지도 좋습니다.

소개된 분께는 꽃바구니 혹은

난 화분을 보내드립니다.

실전의 식물 정보 얻기

여성지나 인테리어 잡지를 보면, 침이 꼴깍 넘어가도록 멋지게 찍은 화초 사진을 실어놓고 관리 방법에 대해서도 몇 마디 덧붙여놓고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그냥 사진만 보여주면 좋겠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덧붙인 설명이 잘못된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저도 화초 키우기를 시작할 때 무조건 유명한 사람이 쓴 책을 보며 관리 방법을 익히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번번이 실패만 거듭하는 게 이상했지요. 많은 원예 서적이 외국의 것을 그대로 번역하거나 다른 나라의 기후에 맞는 관리 방법을 소개한 것이어서 우리나라 기후나 토양 조건과는 맞지 않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었습니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정보 중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답니다.

화초를 제대로 잘 키우고 싶다면 실제로 예쁘게 잘 키워본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그런 사람이 주변에 없다면 인터넷에서 식물 키우기 카페나 블로그를 방문해 정보를 얻으세요. 인터넷 검색창에 ‘식물 키우기’라고 치면 많은 사이트가 뜨는데, 그중 서너 군데에 가입해서 궁금한 질문을 올려놓으면 금세 모범 답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외국어를 사용한 유명한 사람이 썼다는 책보다, 말투는 다소 투박하고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실제 내 손으로 식물을 키우면서 울고 웃어본 경험자들이 필요한 알짜배기 정보들을 왕창 줄 수 있답니다.

책이든 프로필이든 남들이 내민 명함 앞에서 주눅 들고 그 사람의 직함에 추호의 검증도 없이 은근 맹종하며, 오히려 내 주변 곳곳에 숨어 있는 생활의 달인들을 무시해왔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는 사람이냐가 더욱 중요한 것을 식물을 키우며 배워가고 있습니다.

글 & 사진 성금미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의 저자

밀푀유 나베

저에게 잊을 수 없는 맛은 20년 지기 친구가 생일선물로 만들어준 ‘밀푀유 나베’입니다.
지난 제 생일 주부 7년 차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밥 한 끼 해주겠다고, 출근 전 먹고 가라고요. 친구 집에 들어서자 구수한 육수 냄새가 솔솔~ 무슨 음식인가 궁금했는데요. 식탁에 차려진 음식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고급 음식점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운 비주얼! 눈으로도 음식을 먹는다는 말이 이런 거구나 싶었어요.

이 요리의 이름은 ‘밀푀유 나베’였습니다.

휴대용 레인지에 올려놓고 보글보글 끓여가며 학창 시절 이야기도 하고 사는 이야기도 하고. 고기와 야채를 먹고 남은 국물에 칼국수도 끓이고, 찬밥으로 죽도 만들어 먹고 정말 푸짐하고 배부르게 먹었습니다. 화려한 비주얼만큼 맛도 일품이었던 밀푀유 나베! 아마도 20년 지기 친구의 정성과 사랑이 밀푀유처럼 겹겹이 쌓여 더 맛있었던 것 같아요. 학교 끝나고 함께 떡볶이 먹으러 다니던 친구가 어느새 주부가 되어 있고, 그 친구가 저만을 위해 준비한 음식을 먹고 있자니 살짝 뭉클하기도 하고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그런 기분이었어요~^^

그 친구에게 배운 레시피 공개하겠습니다.

요리 박지현 & 그림 최정여

육수 만들기

멸치, 다시마, 건새우, 무, 양파, 파 등등을 넣고 30분 정도 끓인다. 국간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가츠오부시를 넣으면 더 구수한 육수를 만들 수 있다. 없으면 생략!)

밀푀유 만들기

재료 : 배추, 깻잎, 샤브샤브용 소고기

배추 한 잎 위에 깻잎을 올리고 그 위에 소고기를 얹는다. 소고기에 소금을 살짝 뿌려 간을 한다. 쌓아 올린 재료를 냄비 높이에 맞춰 4등분~5등분으로 자른 후 잘린 면을 위로 향하도록(그래야 모양이 예쁘다) 냄비 바깥쪽부터 차곡차곡 세워서 넣는다. 냄비 중앙 부분은 각종 버섯과 단호박, 두부, 어묵 등으로 장식한다. 바깥쪽 재료부터 익기 때문에 끓이면서 익는 순서대로 느긋하게 먹는다. 소스는 시중에서 파는 샤브샤브 소스나, 월남쌈 소스를 활용하면 간편하다.

엘리베이터 체스

만든 사람 덩페이즈, 쉬쿼펑
국립타이베이과학기술대학교 / 번역 한서은

● 이름은? 엘리베이터 체스. 손 대신 발로 엘리베이터 바닥에 나타난 층을 선택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다.
● 어떻게 이런 생각을? 내가 다니는 ‘국립타이베이과학기술대학’에는 고층 건물이 많아서, 학생들이 자주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을 한다. 따라서 매 수업 쉬는 시간, 식사 시간 때마다 엘리베이터 홀에 학생들이 너무 몰려서 문제가 된다. 엘리베이터 안에 몇 명이나 타고 있는지 모르니까 무턱대고 여러 차례 기다리게 되고, 만원인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거나 용케 탑승해도 층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문이 열려도 못 내릴 정도로 붐비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친구와 함께 해결 방안을 토론하게 되었다.

● 기본 원리는? 엘리베이터를 건물 꼭대기에서 1층까지 운행하는 고속철도로 가정하고, 사람들은 각기 다른 층에서 승하차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속철도에서 사용하는 ‘자동으로 위치를 배열하는 시스템’을 엘리베이터에 적용시켰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승객들을 정해진 위치로 데려다 줄 수 있을까’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유리 제조 회사에서 선보인 유리 터치스크린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아 바닥과 엘리베이터 안에 터치스크린을 설치했다. 우선 사람이 엘리베이터 홀에 진입하면, ‘엘리베이터 체스’는 자동적으로 발밑에 나타난다. 발을 이용해 가고자 하는 층을 상, 하로 선택하면 개인 체형, 가려는 층에 따라, 사람들마다 모두 다른 색의 블록을 준다. 블록 앞의 화살표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앞으로 가라고 일러준다. 어느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을 서야 하는지,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어느 위치에 서 있어야 하는지도 ‘엘리베이터 체스’가 알아서 모두 배치를 해줄 것이다. 이 기술은 하쏘 플래트너 연구소(Hasso Plattner Institute)의 상호 작용 디자인 프로젝트인 ‘멀티 토우(Multitoe)’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것은 발가락, 또는 신발, 우산, 지팡이를 이용해 터치스크린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를 모이게 하고, 내릴 이용자는 앞쪽으로 오게 해서 출입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임산부나 노약자 승객도 탑승하기 전에 모두 자리 배치를 완료해서 내릴 때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고 누구나 사이좋게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또 ‘엘리베이터 체스’의 큰 장점은 탑승자들이 몇 층에 가는지만 알려주면 나머지는 ‘엘리베이터 체스’의 기술이 완성해서 책임지고 데려다준다는 것이다. 아울러 발로 작동하므로 두 손에 짐을 들고 있어도 이용할 수 있고, 접촉으로 인해 발생되는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병원이나 학교, 사무실 등에서 활용하면 더 큰 효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하고 싶은 말은?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바꿔놓을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물론 디자이너들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디자인은 인종, 연령과 계층의 차이를 넘어서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디자이너가 공익을 위해 디자인하고 그것을 실현한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동안 노력해왔던 방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