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 자신을 용서할까 합니다 이한라 27세. 직장인.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 지난 1월, 나는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고등학교 때 대학에 들어가면 꼭 하겠노라고 공언했던 그 유럽 배낭여행을 스물일곱이 되어서야 떠났다. 그리고 45일간의 여행 일정에 프랑스 니스와 모나코를 넣었다. 이유는 지금 생각해도 확실하지 않다. 아마도 그저 탁 트인 산호빛 에메랄드 지중해를 보면서 ‘힐링’을 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Continue reading
"에세이"
나의 스승 박선생님
박선생님과 나는 부천시의 한 중학교에 근무하며 같은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하였다. 하지만 박선생님은 나보다 십 년은 어려 서로 어울리는 선생님들은 달랐다. 그리고 10년 후 우리는 같은 학교에서 다시 만났다. 마침 앞뒤로 아파트도 가까이 있어서 자주 접하게 되었다. 우리는 퇴근 후면 동네 공원에서 만나 학교에서 있었던 일과 잡다한 가정사를 논하곤 하였다. 하지만 이듬해 내가 교감 발령을… Continue reading
엄마를 잊는 법
시현이는 미술 시간에 수채화를 반도 못 그렸다.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교실을 빠져나가고, 숙제 일기 안 해온 친구들도 남아서 숙제 일기를 하고 벌 청소까지 다 마쳤는데, 시현이는 아직도 수채화 작업 중이다. 이제 교실에는 우리 둘뿐. 녀석은 속도를 좀 내려는지 양손에 붓 하나씩 들고 채색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은 내 눈총을 의식한 동작이 아니라 그렇게 하면 더… Continue reading
얼마 전 결혼한 후배 화니에게
글 백일성 조금 전에 새색시와 포장마차에서 대합탕에 소주 한잔 한다며 전화했었지. 그렇게 한참 깨 볶을 신혼인 너한테 결혼 17년 차 인생 선배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 하나 해줄게…. 그냥 며칠 전 있었던 내 하룻밤 사이의 평범한 일상이야. 언뜻 들으면 뭐가 슬퍼? 하겠지만, 너도 세월이 흐르고 잘 곱씹어 보면 너무 슬픈 이야기니까 들어둬. 우리 부부 며칠… Continue reading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나만의 보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여행책 장혜진 31세. 은행원. 부산시 해운대구 우동 대학 졸업반 때 취업에 성공해 24살부터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아무도 나를 구속한 사람은 없었으나 취직과 동시에 묘한 해방감(?)에 사로잡혀 여행 적금을 만들어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다. 국내외 가릴 것 없이 열심히도 다녔다. 주로 시간이 맞는 친구들과 함께였다. 하지만 왠지 허전했다. 그제야 가족 생각이 났다. 40여 년간… Continue reading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소중한 나만의 보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엄마의 유물 놋대접과 인두 김동진 시인, 수필가. 중국 길림성 훈춘시 우리 집의 놋대접과 인두는 엄마가 이 세상을 떠나시면서 남겨놓은 유품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엄마가 보물처럼 아끼시던 물건인데 내가 엄마의 유물로 남겨놓은 것이다. 엄마의 놋대접은 간장 종지처럼 앙증스럽게 생긴 작고 깜찍한 것으로서 나의 유년 시절의 지정 밥그릇이었다. 엄마의 말씀에 의하면 지금으로부터 70년 전, 돌이 방금… Continue reading
시아버지께 배우는 느림의 미학
늘 신경이 쓰이던 돌무더기가 있었다. 보고 다니면서 눈에 영 거슬렸다. ‘이걸 어떻게 정리 좀 했으면 좋겠는데’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았다. 당연히 포크레인 같은 기계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돈을 들여가며 포크레인을 부르기엔 그리 아쉬운 게 아니어서 그냥 두고 보기만 했다. 목에 걸린 가시처럼 답답해하면서…. 그런데 시아버지께서 그곳을… Continue reading
어느 날
휴대폰으로 문자가 왔다. 애들아, 선생님, 동생들, 사정이 있어서 휴대폰을 이제 안 쓸 거야!!! 헤어지려니까 눈물이 나오네 ㅠㅠㅠㅠ 이제 문자는 못 하지만 연락처는 삭제하지 마라죠. 나도 전화번호 다 적어 노을 테니까!! 답은 안 해죠도 되…. 이제….ㅠㅠ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내게 저장되지 않는 번호였다. 우리 반 아이 같은데 대체 무슨 상황일까. 나는 갑자기 당황했다. 답을 보내려… Continue reading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평범한 대한민국 고3이 되기까지 한나경 고등학교 3학년. 대구시 달서구 진천동 나는 이제 수능을 바라보는 고3이 되었다. 때론 동정심, 때론 존경심으로 바라보던, 평생 오지 않을 것만 같던 고3이 내게도 다가온 것이다. 10대의 끄트머리에서 나의 공부 인생을 돌이켜보니 참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겹기도 했고 잠깐 놓다가 부여잡기도 했고 후딱 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막상 이렇게 코앞에 다가오니… Continue reading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수많은 사람들…. 그들의 이야기를 모아봤습니다.
강화도 온수리의 세 식구를 보며 김미소 29세. 대학원생. 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강화도 온수리에는 외삼촌과 숙모님 그리고 외할머니, 이렇게 세 식구가 살고 계신다. 무엇이든 본인 손을 거쳐야 직성이 풀리는 산장 주인 삼촌, 그런 삼촌을 언제나 묵묵히 지지해주는 숙모님 그리고 자식 자랑보다 본인 자랑에 더 열심이신 외할머니. 모두 각자의 개성을 잃지 않고 한 공간에서 숨 쉬고 계신다….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