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꽤 인생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 취미 하나 쯤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버려진 껌딱지 위에 그림을 그리며 김형철 33세. 직장인, 껌 그림 캠페이너 www.facebook.com/gumpainting, cafe.naver.com/gumpainting 남들과는 조금은 다르게 특별했던 유년 시절을 보낸 내게 있어 그림은 잠시라도 슬픈 생각을 멈추게 해주는 도구였다. 줄곧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나는 미술대학에 진학했다. 그 후 군대를 다녀와 복학했고, 그때 마침 듣게 된 강의가 있었는데 오늘까지도 나의 가치관과 생각들에 많은 영향을… Continue reading

우리 학교 최고의 안전 요원,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

우리 학교에는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할 정도로 훌륭한 인품을 지닌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이 계시다. ‘배움터 지킴이’는 2006년 학교 폭력의 예방을 위해 처음 생겨난 제도로, 현재 많은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주로 공직 생활을 오랫동안 하고 정년 퇴임을 하신 분들이 하고 있다. 모든 직책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사회봉사 개념을 곁들인 ‘배움터 지킴이’는 하는 분에 따라서 역할이나 기능이 천차만별이다…. Continue reading

아내가 저를 바람둥이 취급합니다

저녁밥을 먹고 소파에 누워서 빈둥대고 있는데 아내가 쌀이 떨어졌다며 마트 쇼핑을 원합니다. 내일로 미뤄 보지만 당장 내일 아침쌀도 없다며 차 키를 던져 줍니다. 차로 20분 정도 거리의 대형 마트에 도착했습니다. 이것저것 생활용품을 고르고 있는 아내의 뒤를 카트를 끌고 무심히 걸어가고 있는데 아이들 먹을 시리얼 코너 앞에서 아내가 무엇을 고를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때 마침 20대 후반… Continue reading

가슴 펴고 크게 웃던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빛났던 내 인생의 전성기입니다.

절망의 순간에 나를 울린 할머니와의 밥상 이정숙 57세. 전북 군산시 조촌동 21통 통장 “이통장! 이통장! 이통장 있어?!” 여느 동네와 달리 우리 동네는 이런 소리와 함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오늘도 어김없이 할머니 한 분이 오셔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고 가신다. 사소한 문제부터 중대한 문제까지 할머니들은 나를 찾아와 이야기를 해주신다. 그러면 나는 당연지사 내가 할 수 있는 데까지는… Continue reading

가슴 펴고 크게 웃던 가장 아름다웠던 순간,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가장 빛났던 내 인생의 전성기입니다.

화려하고 아름다웠던 늦깎이 학창 시절, 주부학교 장미숙 50세. 주부.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 며칠 전 걸려온 한 통의 전화는 날 오래전 추억 속으로 데려갔다. 전화를 한 사람은 중학교 3학년 때 짝꿍이었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전혀 연락을 못 하고 살았으니 35년 만에 처음으로 들어보는 목소리였다. 나도 그 친구의 소식이 궁금하던 차에 먼저 소식을 전해온 친구가 반갑기 그지없었다…. Continue reading

내 친구 뚱땡이

따르릉 따르릉~ 아침이면 휴대 전화가 울린다. 안부를 묻는 내 친구 뚱땡이의 전화다. 꼭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 나에게 전화를 해야 하루가 돌아간다고 한다. 그 친구는 얼마나 뚱뚱한지 별명이 뚱땡이다. 뚱땡이는 마음이 바다처럼 넓고 깊다. 시골에서 살기 때문에 풍족하지는 못해도 남에게 베풀면서 살아간다. 봄이면 산에 올라가서 고사리, 취나물 뜯어서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다. 고사리 꺾으면서 손도 얼굴도… Continue reading

누굴 진짜 돼지로 아나

18년 전 결혼할 때 몸무게가 57kg. 날렵한 몸매라고 생각했는데 가끔 그 당시 사진을 보면 정말 피골이 상접해 있다는 말이 딱 맞는 거 같습니다. 살 한번 쪄 보는 게 소원일 만큼 체질상 살과는 거리가 먼 줄 알고 살았습니다. 17년이 지난 현재… 80kg이 넘습니다. 밥 한 끼 거하게 먹으면 80이 훌쩍 넘습니다. 4년 전 20년 넘게 피워… Continue reading

여행이라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나와 만나고, 새로운 사람과 만났던 소중한 순간의 이야기

엄마랑 여행하길 정말 잘했다 김윤호 27세. blog.naver.com/kimyuenho 울 엄마는 충청남도 시골 땅에서 7남매의 맏딸로 태어났다. ‘맏딸은 살림 밑천’이라는 옛말에 매우 충실하게도, 어려서부터 살림 밑천 노릇을 톡톡히 하셨단다. “예쁨받아도 모자랄 국민학생의 손으로 동생들의 기저귀를 갈거나 산속에서 땔감을 주워 와야 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그렇게 아버지가 원망스러울 수가 없더라.” 울 엄마의 아버지는 젊고 건장했지만, 가정적이지는 못했다…. Continue reading

여행이라는 과정 속에서 새로운 나와 만나고, 새로운 사람과 만났던 소중한 순간의 이야기

뚜벅이 가족 여행 도와준 고마운 제주 아저씨 변창기 51세. 직장인. 울산시 동구 남목15길 2010년 4월 중순, 정리 해고가 되었다. 10년을 다닌 일자리를 하루아침에 잃고 나니 황당했다. 어떻게 먹고살아야 하나 걱정이 떠나지 않아 3개월 동안 골머리만 썩고 있는 나에게 아내는 제주도 여행이나 한번 다녀오자고 했다. 훌훌 털어버리고 가족과 여행을 하고 나면 나도 뭔가 새로운 돌파구가 생길… Continue reading

학교를 탈바꿈시킨 진정한 스승, 청소 도우미 선생님

내가 근무하는 학교엔 청소를 담당하시는 초로의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신다. 학생들은 이분을 봉사 담당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복도나 화장실에서 마주칠 때마다 환한 미소로 인사를 하신다. 이 학교에 처음 왔을 때가 생각난다. 새로 지어진 이전 학교에 비해 대도시 근교에 자리 잡은 이 학교는 어두컴컴한 복도에 출입문조차 덜컹거렸다. 복도 곳곳엔 학생들이 뱉어 놓은 침이 얼룩져 있었고 버려놓은 휴지는…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