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웅~ 종소리가 울린다. 세상만물을 향해 깊게, 넓게, 크게 울린다. 불교에서 말하는 범종(梵鐘)의 범(梵)자는 우주 만물, 진리란 뜻을 지닌다 한다. 또한 고대 인도 신화의 브라흐마Brahma신을 뜻하는 대범천(大梵天)의 범으로 하늘이라는 의미가 있다. 결국 범종이란 ‘하늘의 종’으로서 ‘진리의 소리’로 세상을 일깨운다는 뜻이다. 하기에, 우리는 33번의 엄숙한 타종과 함께 새해를 맞는다.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 무엇을 향해 나아갈 것인지,… Continue reading
"문화"
돋보기 역할해주는 ‘줌 인 테이프’
이름은? ‘줌 인 테이프(Zoom in Tape)’ 글씨를 크게 확대해서 볼 수 있는 테이프이다. 누구나 쉽게 뜯어서 바로 쓸 수 있는 시력 보조 기구인 셈인데, 작은 프린트가 되어 있는 곳 위에 붙이면 돋보기 같은 역할을 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시력이 나빠진 노인들은 작은 글씨를 읽는 데 어려움을 넘어 두려움까지 생긴다고 말한다. 나이가 젊은 사람들도 난시 등의… Continue reading
종 만드는 사람 50년, 주철장 원광식
중요무형문화재 제112호 주철장 원광식(70) 선생. 21살 때부터 종을 만들기 시작하여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종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50년간 한길을 걸어온 그는, 그동안 2만여 개에 이르는 종을 만든 우리 종의 산 역사다. 그가 본격적으로 종과 인연을 맺은 건 1963년이었다. 8촌 형님은 종 만드는 회사 대표로, 마침 사찰과 교회가 급증하면서 종 만드는 일손이 부족해져 함께하게 된 것. 하지만 종을… Continue reading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어느 한때 참으로 고요한 찰나를 만났습니다. 잠시 숨 고르기라도 하는 걸까 참으로 고요한 새벽이었습니다. 안개 사이로 비쳐지는 시리디시린 하얀 풍경…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우리 함께 있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일산 호수공원. 2010년 1월 사진, 글 김선규 눈보라 몰아치는 추운 겨울. 농가를 기웃거리는 작은 새를 위해 농부는 호두 부스러기를 소쿠리에 담아 내어줍니다. 그리고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Continue reading
한국의 이웃들과 53년, 독일인 하 안토니오 몬시뇰 신부
취재 문진정 사진 홍성훈 부산항이 내려다보이는 야트막한 산동네에는 50년이 넘게 그곳을 지키고 있는 동항성당이 있습니다. 그리고 성당의 나이만큼이나 오래도록 이곳의 역사를 함께 일구어온 한 독일인이 계시지요. 파티마의 세계사도직 한국본부장을 맡고 있는 하 안토니오(90) 몬시뇰 신부입니다. 여전히 크고 강인해 보이는 체격, 호호백발의 하신부는 그곳에 오는 누구든지 손을 맞잡으며 온화한 미소로 반겨줍니다. 하신부가 한국에 온 것은 1958년…. Continue reading
‘울랄라 세션’과 ‘임윤택’에게 경의를…
글 지현정 문화칼럼니스트 ‘울랄라 세션’은 <슈퍼스타 K3>에 출연해 까칠한 심사 위원 이승철로부터 “너무 프로라서 이런 오디션 프로그램과는 잘 맞지 않는 것 같다”는 극찬을 들을 만큼 실력파 그룹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32세의 리더 임윤택은 위암 4기의 환자로, 나날이 파리해지는 그의 얼굴은 보는 이의 마음마저 옥죄게 합니다. 10월 28일 방송에선 심사 위원의 노래를 부르는 것이 미션이었는데, 울랄라 세션은… Continue reading
부산 “오이소~ 보이소~ 또 오이소~”
산이 솥 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 부산(釜山). 부산의 명소 중 하나인 용두산공원에 오르면 말 그대로 무쇠 솥 같은 산들이 바다와 접하며 구불구불한 해안선을 만들고 있다. 가파른 산비탈에는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있고 앞바다는 어선, 여객선, 무역선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자갈치시장, 깡통시장 등 길게 늘어진 삶의 터전에서 울려 퍼지는 아지매, 아저씨들의 진한 외침. 불과 60년 전의 전쟁의 아픔도… Continue reading
백두산에서
백두산에 갔습니다. 천지의 축소판인 소천지에 이르자 수피가 하얀 나무들이 파란 연못에 발을 담그고 있었습니다. 자작나무 사촌 격인 사스레나무였습니다. 사스레나무는 지상에서 가장 높은 곳에서만 자라는 낙엽활엽수입니다. 거친 바람에 밀려 한쪽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던 사스레나무. 흰 껍질은 거칠게 벗겨져 있고 굽은 가지는 아무렇게나 뻗어 있을지언정, 백두산만은 내가 지키겠노라는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졌습니다. 백두산. 2006년 11월 “저 낭구레 연인… Continue reading
남자의 자격 청춘 합창단, 소년원 방문의 커다란 의미
‘남자의 자격-청춘합창단’의 첫 공연은 바로 서울소년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청중은 물론 서울소년원(고봉중고등학교)의 남학생들이었고, 더불어 국내 유일의 여자 소년원이라는 정심여자정보산업학교의 여학생들도 함께 자리하였습니다. ‘청춘합창단’의 대부분의 어르신들에게 이 아이들은 거의 손주뻘일 것이고, 50대의 젊은 분들께도 막내뻘의 어린 자식 같겠지요. 아무리 큰 죄를 저질렀다 해도 자식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고, 그런 뜻에서 ‘청춘합창단’의 소년원 방문은 매우 큰 의미가… Continue reading
가을 풍경
고궁의 가을도 깊어만 갑니다 우리의 사랑도, 우리의 만남도, 우리의 기쁨도, 그렇게 깊어만 가면 좋겠습니다. 아름다운 역사로 남을 수 있게…. 창덕궁에서. 2005년 11월 가을 들녘에 서서 눈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마음 버리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네 시 홍해리 한라산에서 단풍을…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