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by "월간마음수련"

자기가 완성이 되는 시대

세상에 물질이 나타나 이 물질이 온 곳이 본바닥이요 갈 곳도 본바닥이라.
우리나라 말에 천지에 못난 사람, 천지에 못 쓸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사람은 천지에 나 살지 못하여 천지에는 쓰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 물질이 세상에 진리로 다시 나 사는 것이 구원이고 인간 완성이 되는 때다.
인간의 완성은 자기 마음속에 하나님 부처님이,
하나님 나라와 극락이 인간마음 속에 있을 때
인간이 죽지 않는 참세상 나 사는 것이 완성인 것이라.
모든 종교의 경은 이때가 온다고 다 예언하였다.
허가 참이 되는 때가 그때이고
가짜가 진짜가 되는 때가 그때이고
인간의 마음을 신의 마음으로 바꾸어 신의 나라인 참세상 나는 때가 그때이라.

이때까지의 미완성의 시대에는 자기의 마음속에 더하기만 하던 시대에서
완성의 시대에는 자기의 마음속에 빼기를 하여 빼기를 한 것만큼 알아지는 것이 깨침이고
가짜를 빼면 진짜가 자기의 마음이 되어 진짜가 아는 것이 깨침이라.
또 이렇게 하면 완성이 되는 것이라.
인간이 경을 참으로 이해 못 하고 세상의 이치를 모르는 것은
자기의 허상이고 없는 사진인 자기의 마음속에 살아서
세상 나 있지 않아 아는 것이 없는 것이라.
세상인 주인을 등지고 자기의 마음세계인 세상을 복사한 마음에는 생명이 없기에
여기에 사는 사람은 죽어 있고 또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고 그 허상세계에서 죽고 말 것이라.
그러나 사람이 허상인 자기 마음세계를 버리고
참인 세상에 나 사는 자는 살아서 천극락에 나 살 것이니
이것은 거짓인 자기의 마음을 빼기하는 길만이 완성이 될 수가 있을 것이나,
거짓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은 자기가 죽어 있어도 죽은 줄 모르나,
산 세상 사는 사람은 죽어 있음을 안타까워할 것이다.
 
하나님 부처님이란 참이고 진리라.
하나님 부처님이고 진리인 이 자체의 몸 마음으로 다시 난 자만이
영원히 이 땅 이곳에서 사는 것이
모든 종교에서 이야기한 궁극적인 목적이고
이것이 이루어지는 곳이 있다면 가서 우리는
죽어 있는 나를 살려야 하지 않겠는가.
빼기를 하면 완성인 진리로 이루어지는 이때에
우리는 거짓된 나를 버리고 참이 되어 영생불멸의 불사신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말로만 진리를 말하던 시대는 끝이 나고 이제는 자기가 완성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우리 모두는 기쁘게 환영하고 또 거짓인 자기를 버리고 빼야만 하지 않겠는가.

우 명(禹明) 선생은 마음수련 창시자로서, 시인, 저술가, 강연가입니다. 2002년 인간 내면 성찰과 본성 회복, 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UN-NGO 산하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교육자협회로부터 ‘마하트마 간디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세계 평화 대사로도 활동 중입니다. 저서로 <세상 너머의 세상> <살아서 하늘사람 되는 방법> 등이 있으며 그의 저서 중 <이 세상 살지 말고 영원한 행복의 나라 가서 살자>의 영역본은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5개 국제도서상 2013 LNBA, NIEA, IBA, IPPY Awards, 2012 eLit Awards에서 영성, 정신, 철학 분야 금메달을 수상하였으며, 최근 <진짜가 되는 곳이 진짜다>의 영역본이 2014 에릭 호퍼 북 어워드에서 ‘몽테뉴 메달’을 수상하는 등 마음과 비움, 깨침에 대한 우 명 선생의 철학이 전 세계의 관심과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다육식물의 수경재배

“에구구~~ 너무 더워요~” 제가 살고 있는 춘천은 지형이 분지라서 다른 곳보다 겨울엔 더 춥고 여름엔 훨씬 더 덥답니다. 제가 더위를 피하는 방법 중 하나는 집 안 여기저기 늘어져 있는 소품들을 다 걷어치우고 거실 한가운데 수경재배 코너를 마련하는 것입니다. 시각적으로 시원함을 줄 뿐만 아니라, 실제 체감 온도가 내려간다고 하네요.

수경재배란, 물로 키우는 방법을 말하는데 용기에 물이 줄어드는 만큼만 가끔씩 보충만 해주면 되는 아주 쉬운 방법이에요. 오늘 제가 소개할 수경재배 아이템은, 우리가 흔하게 보는 관엽식물이 아닌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다육식물(선인장 포함)입니다. “뭣이라? 물을 싫어하는 다육식물을 수경재배한다고라?” 걱정 마세요. 이거 분명히 ‘되는’ 이야깁니다요!

다육식물만이 가진 특유의 조형미와 색감 때문에 아주 재밌고도 이국적인 그린 인테리어를 연출할 수가 있어요. 단, 이때 조심할 점은 흙에서 기를 때와 물에서 기를 때의 관리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식물의 뿌리에 묻은 흙을 모두 다 깨끗이 제거한 후 물에 담가 키워야 한다는 거예요. 여기다가 일조량만 충분하면 문제될 게 전혀 없답니다.

다육식물의 매력에 빠져 수십 개를 키우고 있는 제 친구도 이 말을 처음엔 믿지 않았어요. 이 방법을 블로그에 올렸을 때도 많은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지요. 다육식물은 물을 싫어해서 아주 건조하게 관리해야 하는 게 포인트인데 수경재배를 하면 물러 썩어버릴 게 확실하다면서 말이지요. 이렇듯 우리는 자신이 알고 있는 삶의 방식 이외에도 훨씬 더 많은 삶의 방식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또 인정하지도 않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 내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소리 같고 무모해 보이기만 하니까요. 하지만 분명히 나의 상식과 내가 고집하는 방법 말고도,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다양한 방식으로 답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알아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사진 성금미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의 저자

일본식 사누끼 우동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은 우동이다. 보통 사람들은 배가 고프면 김치찌개, 부대찌개 같은 밥집을 찾겠지만 나는 언제나 뜨끈한 우동과 김밥이 생각난다. 꼭 전문 일식집 우동이 아니더라도 고향에 다녀오는 길, 역전의 허름한 우동 가게만 들러도 지친 마음이 다 녹는 것 같다. 몸이 아플 때 다른 보양식이 아니라 우동을 먹고 벌떡 일어난 적도 여러 번 있었다.
한번은 우동을 제대로 만들어보고 싶어서 아는 언니에게 일식집 비법을 전수받았다. 그리고는 큰 들통에다 7~8가지 재료를 넣고 밤새 불 옆을 지키면서 국물을 우려냈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그 특유의 맛은 나오지 않았다. 그 후로는 우동 만들기를 포기하고 근처의 우동 가게에서 마음을 달랬다. 그러다가 몇 년 전, 회사에 일본인 친구가 들어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 일본에 관심이 많은 나와 그 친구는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우동’이라는 일본 영화를 함께 보면서 우리는 정통 일본식 우동에 도전하기로 했다.

그 친구는 어렵게 정통 레시피를 구한 후, 일본인 특유의 성실함과 섬세한 손길로 아주 정성스럽게 요리를 했다. 몇 시간 후 우리는 우동 한 그릇을 맛볼 수 있었다. 몸도 마음도 풍성해지는 이 맛! 딱 내가 원하는 깊고 담백한 맛이었다. 그날부터 그 우동은 내 인생 최고의 소울푸드가 되었다. 언젠가는 꼭 일본에 직접 가서 영화 ‘우동’에서 보았던 대대손손 이어 내려오는 정통 우동 맛집을 탐방해보고 싶다.

김세민 & 그림 최정여

재료

멸치, 다시마, 가다랑어포, 우동 면, 파, 튀김, 어묵, 미역 등

국물 만들기

① 냄비에 물 1리터, 국물용 멸치와 다시마를 적당량을 넣고 30분~1시간 담가뒀다가 강불로 끓인다.
② 국물이 끓어오르면, 가다랑어포를 넣고, 중불에서부터 불을 서서히 줄여가면서 1~2분 더 우려낸다. 이때 찌꺼기가 떠오르면 바로바로 떠내는 것이 포인트!
③ 끓인 육수를 잘 걸러서 간장으로 간을 하고 취향에 따라 맛술을 넣고 한 번 더 끓여 준비한다.

우동 만들기

① 끓는 물에 우동 면을 넣고 가볍게 풀어주면서 삶는다. 몇 가닥을 꺼내 찬물에 담가 식감을 확인하면서 삶기 정도를 조절한다.
② 다 삶아진 면은 찬물로 잘 헹궈 탄력을 준다.
③ 면을 그릇에 담고 우동 국물을 뜨겁게 데워 부은 다음, 입맛에 따라 파, 튀김, 물에 불린 미역, 아부라아게(튀김 반죽을 뜨거운 기름에 튀겨낸 것), 어묵 등을 얹으면 완성!

스냅 더 스틱, 워터 웨이

● 이름은? 스냅 더 스틱Snap the stick. 구부려서 자를 수 있는 아이스크림용 나무 막대다.

● 어떻게 이런 생각을? 평소 아이스크림을 좋아한 덕분이다. 하드바 형태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느꼈던 불편함에서 출발해 “작은 구조 변화로 불편함을 해결해 보자”는 의도로 디자인했다.

● 기본 원리는? 반 이상 먹은 후 남은 하드바를 먹을 때 무리해서 먹다가 입천장에 스틱이 닿기도 하고, 아이스크림을 밀어 올리다 손에 잔뜩 묻기도 한다. 이런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일정량 이상을 먹은 후에는 나무 막대를 쉽게 부러뜨릴 수 있게 만든 구조로, 아이스크림 스틱을 찍는 판형의 작은 변화로 구현이 가능하도록 했다.

●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직관성과 쉬운 제작이다. 많은 변형을 가한 디자인은, 제작 과정에서 또 다른 불편함을 초래하거나 제작 투자가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기존 아이스크림 소비자들이 Snap the Stick의 디자인만 보고도 사용 방법을 쉽게 알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콘셉트 디자인이 콘셉트에만 그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고 많은 고민을 하였다.

● 하고 싶은 말은?
좋은 디자인이란,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화려함보다는 심플함, 많은 기능보다는 꼭 필요한 기능을 생각하려고 노력 중이다. 평소 꿈은 ‘불편한 것, 보기 싫은 것, 쓸모없는 것을 재창조하여 세상을 바꾸는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지금도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세상에 관심 많은 디자이너가 되고자 한다.

만든 사람 강승관, 방지혜 디자이너

● 이름은? 워터 웨이Water Way. 물이 흐르도록 구멍을 뚫은 얼음 얼리는 트레이다.

● 어떻게 이런 생각을? 평소에도 우리 셋이 모여 작업하는 경우가 많다. 그날도 함께 작업을 하다가 얼음물을 마시는데 문득 ‘얼음 트레이에 얼음 얼릴 때 불편하지 않아? 물이 새잖아’라는 이야기가 나왔고, 그 자리에서 직접 종이로 얼음 트레이를 만들어 봤다. 그리고는 얼음 트레이 칸의 벽에 작은 구멍들을 뚫어 흐르는 길을 만들게 되었다.

● 기본 원리는? 얼음 트레이 칸의 벽마다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어서 한 칸에만 물을 붓고 있어도 물이 그 구멍을 따라 쉽게 차게 되는 원리다.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면 트레이 벽에 있는 구멍도 함께 얼어 빠지기가 힘들다고 생각해서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 잘 구부러지면서 얼음이 더 잘 빠질 수 있도록 하였다.

●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 사용자들의 불편을 덜어주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사용자에게 쉽게 와 닿을 수 있는 디자인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했다.

● 하고 싶은 말은? 사소한 곳에서 디자인을 시작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불편함이 있더라도 사람들은 거의 느끼지 못하거나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을 문제점이라고 인식하고, 화두를 던지고, 고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 아닌가 생각한다.

만든 사람 황유진, 윤지연, 전계진

5주년 기념 ‘유희열의 스케치북’

<유희열의 스케치북> 호청자라면 누구나 가지는 불만은 바로 이 프로그램의 방영 시간이다. 불금 아니 불금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늦은 시간, 12시 하고도 20분에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시작된다. 아니 그것도 운이 ‘좋으면’이다. 요즘처럼 월드컵이라도 하면, 그야말로 함흥차사이다. <유희열의 스케치북> 5주년 방송이 방영될 수 있었던 것은 5주년이기 때문이 아니라, 브라질 월드컵이 16강전에 앞서 하루를 쉬는 날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정작 MC인 유희열은, 그것이 바로 ‘가늘고 길게’ 5주년까지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저력(?) 중 하나라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밤 11시대에 공중파, 케이블을 막론하고, 야심차게 편성되었던 모든 음악 프로그램들이, 지금은 흔적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을 보면, 어쩌면 정말 그 애매한 시간대는, 제약이 아니라, 생존의 조건일 수도 있겠단 ‘웃픈’ 결론에 이르게 된다.

그렇게 무려 5년이나 지속해온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야무지게도, 내친김에, 유희열이 송해 할아버지 나이가 될 때까지 해보겠단 포부를 펼친다. 그리고 그 포부의 ‘현현’으로, 5주년 특집으로 마련한 것이, 바로 장수 프로그램 특집이다. 이른바 KBS의 장수 프로그램인 <전국노래자랑> <뮤직 뱅크> 그리고 <열린 음악회>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방문한 것이다.

<전국노래자랑>의 시그널이 울리고, 송해 할아버지의 우렁찬 ‘전국 노래 자랑~!’이라는 멘트가 울려 퍼지는 <유희열의 스케치북>, <전국노래자랑>의 단골 초청 가수 박구윤의 트로트 ‘뿐이고’가 화려한 무대를 펼친다. 오래도록 <열린 음악회>를 지켜왔던 황수경 아나운서가 그 내공의 한 자락을 펼치고, <열린 음악회> 하면  떠오르는 가수 인순이가, 그 무대에서 즐겨 불렀던 <거위의 꿈>을 수화와 함께 열창한다.

5주년 특집으로, <전국노래자랑>과 <열린 음악회>의 무대를 고스란히 퍼 나른,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보고 있노라면,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라는, 자부심과 정의를 확인하게 된다.

‘고품격 음악 방송’으로써, 음악이 자리한 그곳의 모든 것을 눈여겨보고, 그것의 가치와 존재를 제대로 확인시켜 주는, 우리 시대의 어쩌면 유일한 방송,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존재론을, 5주년 특집으로 다시 한 번 스스로 증명해낸다.

덕분에, 이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는 가수들의 절창은 물론, 가수들의 절창을 가능케 해준 음악인으로서의 연주자들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제 5주년을 맞이하여, 그 가수와 음악인들에게 오래도록 무대를 제공해 왔던 ‘장수 무대’들의 존재를 새삼 되새길 수 있게 되었다.

어려서 <뮤직 뱅크>를 즐기다, 철들어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맛들이고, 나이가 지긋해져 가면서 <열린 음악회>가 편해지고, <전국노래자랑>이 흥겨워지는, KBS의 음악 프로그램만으로, 마치 누군가의 일생을 조망하게 되는 듯한 시간이었던 것이다.

또한 ‘아이유’라는 가수를 발견해 주고, ‘십센치’의 붐을 선도했으며, ‘장미여관’을 발굴했던, 음악 프로그램 본연의 몫 역시 게을리하지 않았음을,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5주년에 즈음하여, 스스로에게 개근상을 수여하듯, 되돌아본다.

이것이 또 하나의 이 프로그램의 존재 이유이다. ‘인기 가수’가 된 많은 가수들이, 일찍이 유희열의 극찬을 받으며 떨리는 모습으로 이 무대에 섰었다. 많은 사람들의 시선이 가기 전에, 그들과 조우했던 ‘선견지명’의 맛은 <유희열의 스케치북>의 호청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몫이었다.

그렇게, <유희열의 스케치북>만이 할 수 있는 각종 특집들과, <유희열의 스케치북>만의 매의 눈으로, 오늘의 5주년을 만들었다. 늦은 밤의 기다림도, 변심한 애인처럼 가뭄에 콩 나듯 하는 만남도 마다치 않을 터이니, 부디 오래오래 해먹기 바란다.

이정희

왜 여름엔 삼계탕인가?

안녕, 나 삼계탕이야.
내가 역사가 좀 있으니 일단 말은 놓을게. 요즘 많이 덥지? 한여름 뙤약볕 아래에서 일을 하다가 갑자기 답답하고 열이 나면서, 맥을 못 추고 어지럽다가, 심한 경우 쓰러지는 경험도 해봤을 거야. ‘더위’를 먹어서 생기는 증상이지. 날씨가 무더워지면 체온이 지나치게 올라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 평소보다도 30% 정도 많은 혈액이 피부 근처로 몰리게 되거든.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위장과 근육들이 혈액 순환이 잘 안돼서 그래. 때문에 소화도 쉽게 되고 열이 많은 음식을 먹어 냉~해진 위장과 간을 보호해줘야 해. 즉 나 삼계탕이 답인 거지. 왜 나인지 지금부터 설명해줄게, 잘 들어봐.
이계승

닭과 인삼이 처음 만난 게 언제냐 하면

사실 삼계탕 한두 번 안 먹고 여름 나는 사람은 없을 거야. 삼계탕의 인기가 이 정도로 된 데는 사연이 좀 있어. 여름엔 소화 잘되고 열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위에서 얘기했지. 그래서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여름 보양식으로 개고기 보신탕을 많이 먹었어. 근데 1988년 서울올림픽 때 국제동물보호단체 등이 한국인의 ‘개고기 문화’를 비하하고 혐오 식품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바람에 보신탕집이 된서리를 맞고 뒷골목으로 숨게 됐잖아. 그 덕에 삼계탕이 여름 보양식의 으뜸으로 자리를 잡게 된 거지.

알고 보면 우리 삼계탕이 아주 대단히 오래된 음식은 아니야. 신라 천마총(A.D 5세기)에서 달걀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닭은 꽤 오래전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했어. 그런데 인삼이 이 땅에서 만들어진 것은 16세기부터야. 당시에도 세계적인 영약으로 알려진 산삼을 공납하기 위해 백성들이 산속을 헤매느라 농사에 전념할 수 없었다고 해. 이런 폐단을 안타깝게 여긴 주세붕 선생이 풍기군수로 재직 중이던 1541년에서 1545년 사이에 산삼 씨앗을 구해서 인삼 재배법을 개발해내신 거야! 그러니까 나 삼계탕은 그 이후에 만들어졌다고 봐야지.

영계백숙? 연계백숙?

‘백숙(白熟)’은 간을 하지 않고 맹물에 마늘과 닭을 넣고 끓인 음식을 말하는 거야. 근데 보통 새끼를 낳지 않은 닭 혹은 병아리보다는 크지만 아직 살이 무른 햇닭을 연계라고 불렀어. 또 한편으로는 어린 닭의 살이라 야들야들하고 연해서 ‘연계(軟鷄)’라고 부른 것 같아. 이 연계가 나중에 젊은 닭을 뜻하는 young+계(鷄)=영계란 말로 변형된 거야.

아무튼 이 백숙이 주세붕 선생이 재배한 인삼을 만난 이후부터 찹쌀, 밤, 대추와 함께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푹 끓여 먹는 음식으로 발전했어. 근데 처음부터 삼계탕이란 이름으로 불린 건 아닌 것 같아. 일제 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월간지 <조선>에 보면 “더위가 오면 부자들은 거의 매일 계삼탕을 복용한다”는 기사가 나오거든. 계삼탕이 삼계탕이란 이름을 얻은 것은 인삼이 대중화되고 외국인들이 인삼의 가치를 인정하게 된 1960년대 이후 음식점 주인들이 삼계탕으로 간판을 고쳐 걸게 된 이후부터로 보고 있어.

영양 면에서도 화려하기가 특급이지

삼계탕의 주연급인 닭고기는 소화·흡수가 잘되고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의 비율이 높아서 소고기보다 건강에 좋은 재료야. 특히 메티오닌을 비롯한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새살을 돋게 하는 데 효과가 있고, 닭 날개 부위에 많은 뮤신은 성장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하고 성기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 그리고 인삼 좋은 건 세상 사람이 다 알잖아. 진세노사이드라고 불리는 사포닌 성분이 원기 회복과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데 큰 도움을 줘. 조연들도 무시할 수 없어. 황기는 머리를 맑게 해주고, 마늘은 항암 효과가 있고, 밤과 대추는 위를 보하면서 빈혈을 예방해주고….

요즘은 맛으로 즐겨 먹는 맛객들로 인해 사시사철 삼계탕집이 붐비고 있기도 하지. 삼계탕 국물을 보면 어느 가게는 말간 국물인가 하면 또 어떤 집은 뽀얗고 걸쭉한 국물이기도 해. 작은 영계로 국물을 내면 말간 국물이 나오지. 그런데 이것이 심심하다 생각했는지 곡물이나 견과류를 갈아 넣어서 국물을 낸 거라는군. 점점 이런 고소하고 걸쭉한 국물의 삼계탕을 만드는 집이 늘어나는 추세야.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음식 문화인지라 얼마 후에는 이것이 삼계탕의 일반적인 레시피가 될지도 모르지. 그러면 또 어디선가는 ‘옛맛’ 삼계탕이라고 간판을 걸고 맑은 국물로 마케팅할지도.

소음인에 특히 좋은 삼계탕, 체질 가려서 미안해

한편에서는 평소 몸에 열이 많은 사람, 고혈압이나 뇌졸중을 주의해야 할 사람에게는 삼계탕을 권하지 말라는 얘기도 있어. 한의학에서 보면 삼계탕은 대표적인 소음인 음식이래. 추위도 많이 타지만 특히 여름에 기운이 없고 땀을 많이 흘리는 소음인들은 허열(가짜 열)을 갖고 있는데, 삼계탕이 바로 이런 허열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거야. 하지만 태음인이나 태양인에겐 맞지 않는 음식이란 말도 맞대. 그렇지만 예전의 한국 토종닭들은 사납고 심지어 하늘을 날았다니까 요즘의 비실비실한 양계장 닭들은 조상들보다 약성도 떨어질 거야. 삼계탕이 약은 아니지만 효력 면에서 본다면 예전만은 못하겠지.

모처럼 회식하러 삼계탕집 갔는데, “나는 체질에 안 맞아서…” 하고 빼면 눈총받을지 모르니까 미리 친한 친구랑 삼계탕집 가서 한 그릇 가지고 임상 실험이라도 해보는 건 어떨까?

홀로 계신 아버지가 걱정이에요

제 고민은요?

혼자 계신 아버지가 걱정입니다. 2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80대 아버지 혼자 시골에서 지내십니다. 처음엔 논일 밭일도 조금씩 하시더니, 얼마 전부터는 통 다니시지도 않고 누워만 계시고, 작년 한 해만 폐렴 등으로 입원을 두 번이나 하셨습니다. 아무래도 보살펴주는 사람이 없어 하루가 다르게 기력이 쇠하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고, 결혼한 언니는 시부모님을 모시고 있습니다. 요양병원에라도 모실까 했는데 선입견이 있으신지 내키지 않아 하십니다. 어떻게 하는 게 아버지께 가장 좋은 선택일까요?


제 생각은요!

요양병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은 입원하신 어르신들과 보호자 사이에서 서로 마음 놓고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안심서비스’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들이 병원에 오고 싶어도 자주 못 오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 가족분들을 대신해 어르신들이 외롭지 않도록 신경을 더 써드리고 있지요. 같은 방 친구분들과 잘 어울리게 도와드린다든지 대화 상대도 해드리고, 보호자분들이 궁금해할 경우 의사 선생님 혹은 간호 팀과 직접 전화를 연결해드리기도 합니다.
사실 아직 많은 분들이 요양병원에 대한 선입견이 많으신데요, 요즘은 기존 요양병원을 탈피한 새로운 요양병원이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실제로 저희 병원만 해도 직접 방문해보고는 만족해하는 분들이 많으세요. 우선 병원을 선택할 때 자식 입장에서 편한 곳보다는 부모님이 좋아하고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선택하면 좋겠습니다. 처음엔 내키지 않아 하시겠지만 좋은 요양병원을 알아보신 후, 아버님을 모시고 방문해보시면 어떨까요. 직접 그곳에서 지내시는 어르신들의 편안한 모습도 보고 하면 아버님의 마음도 바뀌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선선

저 역시 14년간 몸이 편찮으신 어머니를 모셔왔습니다. 사연을 들으니 자식으로서 고민이 많이 되실 것 같습니다. 우선 아버지께서 집에 계시는 게 편하다고 하시는 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젊은 저희도 그렇듯 내 집만한 곳이 어디 있겠습니까. 따라서 아버지 혼자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요.
시군에서 운영하는 노인 돌봄 시스템 같은 걸 활용해 보는 겁니다. 가령 가스 불 잠그는 걸 깜박하시는 등 사고의 위험이 있다면 요양병원이나 실버타운에 가시는 걸 고려해 보겠지만, 약간의 거동만 불편한 경우라면, 가까운 동네 분들에게 일주일에 한두 번이라도 방문해서 말동무해주십사 부탁을 드리고 따로 고마움을 표시하는 것도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사실 자식들 입장에서는 부모님을 편하게 모셔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병원에 입원하신 후 활동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더 아프신 경우도 많이 보아왔거든요. 특히나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분이시라면 오히려 가만히 있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움직이시는 게 아버지를 위해서도 더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신자은

님의 고민을 보고 안쓰럽고 답답했습니다. 정말 사면초가에 빠지신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고요. 하지만 정말 방법이 없을까요. 제 생각엔 더 이상 마음만 졸이지 말고, 결단을 내리면 어떠실까 합니다.
홀로 계신 아버지가 그렇게 외로워하시는데, 몸도 아프신데, 꼭 직장에 다녀야 하는지요? 언니분과 상의하신 후, 님께서 아버지를 모시는 쪽으로 하면 어떨까요? 상황도 자세히 모르면서 너무 쉽게 말한다 하실지 모르지만, 지금 중요한 건 무엇을 우선순위에 두느냐인 것 같습니다.
두 달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습니다. 저는 너무나 후회를 했습니다. 아버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게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처럼 한이 남지 않으시길 바라며 감히 말씀드립니다. 이지수

아내가 저를 바람둥이 취급합니다

저녁밥을 먹고 소파에 누워서 빈둥대고 있는데 아내가 쌀이 떨어졌다며 마트 쇼핑을 원합니다. 내일로 미뤄 보지만 당장 내일 아침쌀도 없다며 차 키를 던져 줍니다. 차로 20분 정도 거리의 대형 마트에 도착했습니다.

이것저것 생활용품을 고르고 있는 아내의 뒤를 카트를 끌고 무심히 걸어가고 있는데 아이들 먹을 시리얼 코너 앞에서 아내가 무엇을 고를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때 마침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아가씨 둘이서 아내 옆에서 같이 시리얼을 고르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셋이서 자리를 조금씩 이동하며 고르고 있는데 두 아가씨 중 한 명이 맨 위 칸의 시리얼을 빼서 보고 다시 넣어 두는데 약간 위태롭게 올려놓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아래 칸의 시리얼을 꺼내는 순간, 그 위태롭던 시리얼이 마침 아래 앉아 있던 다른 아가씨의 머리 위로 떨어졌습니다. 순간 저는 동물적인 감각으로 튕겨 나가 시리얼을 낚아챘습니다. 그리고 곧 이어지는 아가씨의 놀란 비명, 제 손에 쥐어진 시리얼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쉬며 연신 감사하다는 두 아가씨의 인사를 받으며 저는 별말 없이 괜찮다는 손 인사를 하며 시리얼을 제자리에 올려놓았습니다.

잠시 후 아내가 건넨 시리얼을 카트에 담고 라면 코너로 향하는데 관자놀이에 따가운 시선이 느껴집니다. 곁눈질로 보니 아내가 노려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군데가 더 따갑게 느껴지는 곳이 있었습니다. 바로 엄지손가락이었습니다. 좀 전에 시리얼을 낚아채다 선반에 엄지손가락을 부딪치면서 금방 멍이 들고 까진 자국이 눈에 띄었습니다. 엄지손가락을 본 아내가 한마디 합니다.

“아주 영웅 나셨네. 30분 전에 소파에서 일어날 때는 열대우림의 나무늘보 같더니 좀 전에 시리얼 낚아채는데, 당신은 아주 거 뭐냐 색깔 변하는 도마뱀… 어?” “카… 멜레온?”

“그래, 맞아. 카멜레온이 혓바닥으로 파리 낚아채듯 눈 깜짝할 새 아가씨를 구하셨네. 그것도 부상 투혼까지 당하면서. 어디서 갑자기 그런 스피드가 나오디? 어? 고르라는 애들 시리얼은 안 보고 아주 첨부터 아가씨들 동선을 쫓아갔으니 그런 찰나의 위험에서 어린양들을 구하셨겠죠?”

이때 라면 코너에서 좀 전의 두 아가씨를 다시 만났습니다. 아가씨들은 다시 눈인사를 하고 지나쳤습니다. 저도 짧게 인사를 받았습니다. 이 모습에 아내가 제 옆에 붙더니 나지막이 속삭입니다. “바람둥이 아저씨. 잘 봐… 혹시 저 위에 라면 박스라도 떨어질지 알아?” 깐죽이는 아내에게 꿀밤 시늉을 했습니다. 아내가 머리를 더 들이밀며 말합니다. “젊은 것들은 구해주고 늙은 건 줘 패냐?”

집에 와서 아내가 제 엄지손가락에 약을 발라주며 한마디 합니다. “이거 봐, 아무리 젊은 애들이 눈앞에 왔다 갔다 해도 결국 약 발라주는 건 마누라지? 그러니까 한눈팔지 마세요. 바람둥이 아저씨~” 저도 아내에게 한마디 했습니다. “형우 엄마. 그 아가씨 머리 위에 떨어졌으니까 내가 손으로 낚아챘지. 만약에 당신 머리 위에 떨어졌으면 낚아챌 여유가 어디 있겠어. 내 몸을 날려 당신 덮었겠지….” 아내가 물끄러미 절 쳐다봅니다. 그리고 딱 한마디 하네요. “공구통이라든지, 통짜로 된 바둑판 같은 게 떨어져도?” 통짜 바둑판 세 변이 모이는 꼭짓점 생각에 대답이 약간 늦었습니다. 바로 엄지손가락이 꺾였습니다.ㅠㅠ

백일성(44)님은 동갑내기 아내와 중딩, 고딩 남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야기 방에 ‘나야나’라는 필명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고 있으며, 수필집 <나야나 가족 만만세> <땡큐, 패밀리>를 출간했습니다.

동물과 인간이 서로를 치유하는 세상 ‘폴랑폴랑’

취재 문진정

반려동물 보유 인구 1천만 명. 늘어난 반려동물만큼이나 휴가철이면 버려지고, 길을 잃는 동물들도 많아진 시대에 반려동물과 사람의 평화로운 공존을 꿈꾸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동물의 발을 뜻하는 포(Paw)에 ‘~함께’라는 의미의 ‘랑’을 합쳐 이름 붙인 ‘폴랑폴랑’이다.

어릴 적부터 반려동물과 가족처럼 지내왔다는 김윤정 대표는 청소년기에 우연히 유기견을 입양하게 되면서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국내 반려견 훈련소를 찾아가 동물의 언어와 행동, 훈련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전공이나 직업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었지만 20년 넘게 반려동물들과의 소통은 계속되었다. 덕분에 동물행동심리전문가, 국제동물행동심리협회 회원, 국제반려견훈련사협회 회원, 공인 반려동물 응급처치 강사 등의 남다른 이력들도 따라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국내 최초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교육 전문 기업인 동물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을 만들게 되었다. 주로 하는 활동은 반려동물을 위한 교육, 유기동물 입양, 치유동물을 통한 인간 치유 프로그램 등이다. 치유 프로그램에는 특별한 훈련을 받은 강아지들이 함께 참여한다.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놀며, 아이들은 자신감을 되찾고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책임감, 욕구 표현 방법들을 터득하게 되면서 친구들을 대하는 태도 또한 눈에 띄게 달라지고,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작년부터는 ‘워터 페스티벌’과 ‘할로윈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반려인, 비반려인 모두가 도심에서 동물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맛본다면 유기동물은 서서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사회 문제 해결은 물론 인간 심리 치유까지, 동물과 인간이 손에 손잡고 서로를 치유하고 함께 성숙해가는 세상. 폴랑폴랑을 통해 기대해 본다.

2013년, 수개월의 논의 끝에 서울시 야외 수영장의 반려견 출입 허가를 얻어 개최된 반려견 워터 페스티벌 ‘개리비안 베이’는 오는 8월 말에 다시 열릴 예정이다. 10월에는 반려견과 함께하는 할로윈 페스티벌. 3월부터 연말까지 매달 마지막 토요일에는 ‘아름다운가게’와 함께 하는 독서치유프로그램 ‘강아지와 책읽기’가 진행된다. 그 밖에도 국제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는 ‘도그워커 아카데미’, 40세 이상의 시니어로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분을 위해 폴랑폴랑의 치유 동물 팀도 운영 중이다.

www.polangpolang.com

김윤정 대표 이야기

동물의 행복과 인간의 행복은 이어져 있습니다. 동물의 일방적인 희생을 통해 행복을 얻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요. 아동기 동물 학대의 70%가 어떤 형태로는 성인이 되어서의 사회적 범죄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따돌림, 아동 학대,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결국 삶을 살아가는 자세라고도 볼 수 있는 거죠.

그렇기에 반려동물에 대한 특별한 기술을 배우기 이전에 한 생명으로서 ‘존중’하는 마음을 배우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도 한집에 산다고 해서 무조건 가족이 아니듯이 반려동물을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거죠. 저희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 또한, 유기동물은 ‘불쌍한 존재’가 아니라 ‘근사한 친구’라는 인식을 심어줘서 함께 살고 싶은 진짜 가족으로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유기하지 마라’ 또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라’는 지시나 교육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그 즐거움을 알고, 동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생력을 되찾고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마음을 열고 반려동물을 받아들이면서 얼굴이 어둡고 딱딱하게 굳었던 분들이 금세 화사하게 바뀌는 걸 봅니다. 그런 매 순간이 저에게는 보람이고 또 모든 반려동물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선생님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도 폴랑폴랑이 ‘생명을 대하는 시각이나 태도’에 기존과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하나의 등대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

우리 학교 최고의 안전 요원,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

우리 학교에는 자랑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할 정도로 훌륭한 인품을 지닌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이 계시다. ‘배움터 지킴이’는 2006년 학교 폭력의 예방을 위해 처음 생겨난 제도로, 현재 많은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는데, 주로 공직 생활을 오랫동안 하고 정년 퇴임을 하신 분들이 하고 있다. 모든 직책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사회봉사 개념을 곁들인 ‘배움터 지킴이’는 하는 분에 따라서 역할이나 기능이 천차만별이다. 지킴이 교사에 대해 이웃 학교에서 전해 오는 소문이 별로 좋지 않을 때도 더러 있다. 퇴직 관리자 출신인 경우, 상전 아닌 상전으로 교사들 위에 군림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우리 학교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은 누구보다도 일찍 출근하신다. 학교에 오신 지 만 3년이 되셨는데 늘 한결같다. 많은 학교가 학생들이 등교하는 길과 차도의 구분이 명확지 않다. 모 학교에서는 복잡한 등교 와중, 교사의 차에 학생이 다쳤다는 얘기를 들은 적도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학부형님들이 교대로 교통 지도를 해주시기도 하지만 좀 더 전문적인 담당자가 필요한 현실이다.

출근할 때 교문 앞에서 처음 마주치는 분이 학교 지킴이 선생님이시다. 교통 지도 봉을 들고 호루라기를 불며 아주 숙련된 솜씨로 교통 지도를 하신다. 등교 학생과 출근 차량의 위험한 접촉이 없는지 좌우를 살피며, 교통경찰 못지않은 카리스마를 뿜으신다.

등교 지도가 끝난 다음엔 교실 복도와 교문 입구 초소를 순간 이동하시며 하루를 보내신다. 교실에 담임 선생님이 임장해 계시는 초등학교와 달리, 선생님이 안 계시는 중학교의 쉬는 시간은 가히 무법천지다. 좁은 복도에서 수많은 아이들이 큰 소리로 떠들며 몸을 부대낀다. 소리 지르는 아이, 장난치는 아이, 창문턱에 앉아 바깥쪽으로 위험하게 몸을 기울이며 ‘묘기대행진’을 펼치는 아이 등 교사들이 철수한 빈 공간을 아이들이 순식간에 점령해 버린다.

‘이출이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
언제나 한결같으신 모습에 존경을 보냅니다.’
이출이 선생님께는 박영숙 교사의 마음을
담아 난 화분을 보내드립니다.

‘나에게 꽃보다 아름다운 그 사람’을 소개해주세요.
미처 표현하지 못한 마음을 담은 편지도 좋습니다.
소개된 분께는 꽃바구니 혹은 난 화분을 보내드립니다.

장난꾸러기 악동들의 정글 속에서 지킴이 선생님은 마치 어린 타잔을 다스리는 어른 타잔처럼 종횡무진 복도를 누비신다. 과한 장난을 말리고, 혹시 싸우는 아이들이 있는가를 살피신다. 종이 쳐도 망아지처럼 쏘다니는 아이들을 교실로 들어가게 하는 푸시맨 역할도 하신다. 학교 폭력이나 사고가 일어나는 시각이 주로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인데, 교사들이 없는 위험한 시간대를 지킴이 선생님이 잘 지켜주시는 것이다. 수업이 시작되면 재빨리 교문으로 이동하셔서 방문객을 살피신다. 잡상인이나 이상한 방문객으로 고초를 겪는 일이 가끔 있기 때문에 교문 역시 비워둘 수 없는 지킴이 선생님의 주요 근무 영역인 것이다.

한 사람의 훌륭한 교사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한 분의 성실한 지킴이 선생님은 학교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교사들이 존경하고 고마워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직 철부지 같은 우리 학생들도 그것을 안다.

어쩌다 봉급 이야기가 나와서 지킴이 선생님의 적은 보수를 미안해하면 손사래를 치신다. “제 나이에 다른 데 일자리가 쉽습니까? 봉사한다고 생각해요. 연금도 있으니까 월급 작아도 괜찮아요.”

아이들과 부대끼는 게 힘들 때 늘 아이들의 파도 속을 넘나드는 지킴이 선생님을 생각한다. 지킴이 선생님은 학생들이 교내에서 만나면 웃으면서 반갑게 인사할 때, 3년 동안 무사히 잘 마치고 영광스러운 졸업장을 들고 정문을 나설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고 하신다.

학교에 관한 암담한 일들이 꼬리를 물고 잇따르면서 하루 종일 학교에서 생활하는 교직원과 학생들은 바윗돌에 눌리는 듯, 엄청난 무게감에 힘들어하고 있다. 하지만 드센 바람과 거센 비에도 피어나는 풀과 자라는 나무처럼 성실히 학교 공간을 지키는 이런 분들에게서 다시 희망을 본다.

박영숙 교사.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