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이렇게 펜을 들게 된 것은, 고마운 한의사 한 분을 소개해드리고 싶어서입니다. 그 한의사를 만난 건 논산에 있는 마음수련 메인센터에 명상을 하러 가서입니다. 2년 전, 상처를 하고 홀로 된 제가 안쓰러웠던지 딸이 권해서 마음수련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음 비우니 좋고, 공기 좋고, 풍경 좋은 곳이었지만, 허리와 왼쪽 엉덩이, 다리까지 저리고 아파서 앉아 있어도 서 있어도 불편하고 힘들었습니다. 욱신욱신 저리는 게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이 아파, 자다가도 일어나 제 손으로 꼬집어가며 뒤척거리기를 몇 년이었습니다.
그러다 올봄, 수련원 가까이에 병원이 하나 생겼는데 한방과도 있다고 해서, 침이나 맞아볼까 하고 갔습니다. 사실 그 사이 물리치료도 받고 한의원에도 다녀보고 했지만 며칠 괜찮다가 다시 아프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그리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진료를 받으러 들어갔는데, 30대로 보이는 젊은 여자 한의사가 활짝 웃으며 맞아주었습니다. 저는 평소처럼 여기가 아프고 저기가 아프고 한참 하소연을 했는데, 어찌나 잘 들어주던지, 얘기를 하는 동안 벌써 마음이 좋았습니다. 그리고는 진료를 하며 여기 아프시죠? 여기도? 여기도? 하며 꼭꼭 누르는데, 어찌나 아픈 데를 정확하게 짚으며 침을 놓던지, 안심이 확 되면서, 순간 ‘아이고, 내가 이제야 제대로 의사를 만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2주 정도 치료를 받고 나자 씻은 듯이 다 나았지 뭡니까. 몇 년 동안 아파서 고생하던 것이 2주 만에 다 나으니, 하도 신기해서 왼쪽 어깨 통증도 얘기를 해보았습니다.
사실 어깨가 아픈 것은 50년이 되었습니다.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지게를 졌고, 군 제대 후부터는 쌀가게 일하느라 쌀가마를 어깨에 짊어지고 살아야 했습니다. 이후에는 중동으로 나가 기능공으로 지냈는데, 30대가 되면서 통증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나이 들수록 심해졌고 점점 통증 때문에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랜 세월 여러 병원에서도 못 고쳤고, 온갖 것을 다 해보아도 낫지를 않아 포기한 상태였기 때문에 처음에는 아예 말도 안 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