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비우는 웰빙라이프의 지혜 (14)

“제가 다음 생에서 사람으로 태어날까요?”

할머니는 쌀을 한 움큼 쥐어, 꽂아놓은 바늘 끝에 쏟는다.

“쌀알이 바늘 끝에 서면 얘기해.”

“어떻게 그렇게 돼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나기가 그렇게 어려운 거란다.

그래서 한 사람의 인생이 그렇게 값진 것이야.”

영화 ‘황구의 동굴’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사람으로 오기까지는 3,00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도 하지요.

그리고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는 게 가장 축복받은 삶이라고 합니다.

그 축복받은 삶을 충분히 누릴 수 있으려면,

먼저 자신이 태어난 이유와 목적을 명확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가을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내 인생에 오직 한 번뿐인 이 순간, 나의 내면과 깊숙이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부디 내가 태어난 이유와 목적을 찾으시기를….

 

 

빼기가 나를 바꾼다

부끄럼쟁이 ‘홍당무’

반장 선거에 출마하다

 

어릴 적 나는 울보에다가 고집도 세고, 언니가 가진 건 나도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은 무조건 해야 되는 욕심쟁이였다. 게다가 낯가림은 둘째가라면 서러워서 제일 두려운 게 명절 때 친지들이 모두 모이는 것일 정도였다. 학교에서 발표라도 하려면 목소리가 떨리고 얼굴부터 빨개져 ‘홍당무’라는 놀림도 받았다. 남 앞에 잘 나서는 친구들이 너무 부럽고 그런 애들을 볼 때마다 나 자신은 싫어졌다.

그러다 초등학교 4학년 여름 방학 때, 엄마의 권유로 마음수련 청소년 캠프에 가게 되었다. 소심함과 부끄러움이 제발 없어졌으면… 항상 바랐는데 마음을 버릴 수 있다니!

수련을 하면서, 그동안 여러 번 전학을 다니다 보니 스트레스가 많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기적이고 정 없는 친구들, 남을 의식하는 마음, 소심한 자신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마음도 있었다.

‘남들한테 잘 보이고 싶은데…’ ‘애들이 왜 이렇게 쌀쌀맞지?’ 그런 생각들 때문에 항상 머뭇거리고 뒤로 숨게 되었던 거였다. 이 사람은 이래, 저 사람은 저래, 내 멋대로 쌓아둔 변덕스러운 마음들이 길가의 쓰레기보다 더 더럽고 쓸모없게 느껴졌다.

그런 가짜마음들을 다 버리고 2학기를 시작했다. 나는 반장 선거에 출마했다. 선생님과 친구들은 물론이고 가족들까지 방학 동안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다.

“저의 튼튼한 다리가 반쪽이 될 때까지 우리 반 50명과 선생님의 다리가 되겠습니다.”

선거 연설을 하는데 하나도 떨리지가 않았다. 친구들은 나를 뽑아주었고 그 후로 매년 학급 임원을 맡고 있다. 고1 때부터는 사물놀이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는데 부장을 맡아 북도 가르치고 봉사 활동도 한다. 잘 보여야겠다는 생각은 버리고 따듯한 마음으로 먼저 다가가 챙겨주니 후배들도 나를 ‘아빠(^^)’라고 부르며 잘 따른다.

화장실 청소를 할 때도 ‘더러운 거? 씻으면 되잖아. 내 마음이 더 더러운데’ 무대에서 춤을 출 때도 ‘부끄러움? 원래 없는 거잖아’ 생각하니 뭐든 할 수가 있었다.

친구들이랑 얘기를 하다 보면 학교생활에 대한 스트레스나 부모님과의 관계 때문에 고민을 많이 한다. 그럴 때마다 그런 마음을 버리면 된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잡생각도 스트레스도 버리면 없는 거라고 하면 친구들도 금방 이해를 하는 것 같다.

내 인생에서 마음수련을 만난 것은 말로는 다 표현 못 할 만큼의 설렘과 감사함을 합쳐놓은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친구들이 함께 마음을 버려서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고 자유롭게 생활했으면 좋겠다. 마음수련 FOREVER!

김소선 고등학교 2학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빼기의 건강법

마음을 비워요,

공황장애 따위는

미미해지리니…

 

학교를 졸업하고 금융권에서 일하게 되었다. 월급은 많았지만 그만큼 혹독한 환경이었다. 여직원의 근무 태도와 성과를 매달 평가해서 공개적으로 등급을 매겼다. 나는 시제 금액의 1원까지 맞춰가며 매번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엄격하기로 유명한 금융계 감사에게 칭찬받을 정도로 완벽을 추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거칠게 몰아쉬어지고 팔다리가 경직되는 것이었다. 손가락과 팔목이 마구 돌아가고 혀도 마비가 되어서 꼼짝할 수 없었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 와중에도 정신은 또렷했다. 어쩌면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고 그 생각이 강해질수록 호흡도 가빠졌다. 응급실에 실려가 위기는 모면했지만 그 이후로도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으면 호흡 곤란이 왔다. 오감이 예민해지면서 말초신경이 경직되고 내가 이러다 잘못되는 건 아닐까 부정적인 생각들이 겹치면서 불안감이 가중됐다.

그러던 중 착하고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다. 누가 보아도 행복한 생활이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피곤해지고 몸살을 앓았다. 일년에 반 이상 감기를 달고 살 정도로 면역력이 떨어졌고, 몸을 사려야 한다는 생각에 내 몸을 더 금덩이처럼 보살폈다. 많이 힘들고 지치면 어김없이 과호흡 증상이 나타났고 또 과호흡을 하게 될까 두려워 나를 더 아꼈다. 그럴수록 체력은 더 떨어지는 바보 같은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이삼 년간 고생을 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마음수련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어릴 적 풍족하지 못한 가정의 장녀로 태어나 무언의 책임감을 항상 마음에 지고 살아왔다. 완벽주의 때문에 나는 물론이고 세상 어떤 사람도 내 기준으로 바라보고 내 틀에 맞추려고 했었다. 열등감이 너무 많아서 그걸 감추려고 모든 걸 다 잘해야겠단 그 마음이 나를 더 구속했었다는 것도 알았다. 당연히 스트레스가 심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수련을 하면서 그 모든 것이 나의 좁은 마음그릇 탓임을 알게 되었다. 속 좁은 내 틀과 욕심, 세상을 향한 원망을 버린 만큼 마음은 여유가 생겼고 스트레스는 내가 만드는 거지, 이 세상에는 원래 없는 것이구나, 모두 다가 내 욕심 때문에 그랬구나라고 마음으로 진정 깨치면서 어느 순간부터 이상하게 과호흡 증상이 없어졌다.

지금은 새벽 6시부터 밤 10시까지 쉬지 않고 움직여도 다음 날 거뜬히 일어날 만큼 체력도 좋아졌다. 정말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는 말을 확실히 안 것 같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인터넷을 보면 연예인들도 종종 공황장애를 겪는다고 한다. 마음수련 몇 달만 하면 깨끗이 없어질 수 있을 텐데 하는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공황장애는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자신의 내면을 알고 근본적인 마음의 두려움과 불안을 없애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어느새 난 힘들 줄만 알았던 임신도 하고 지금은 17개월 된 사랑스런 아들과, 수련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신랑과 함께 세상에 고맙고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다. 이런 벅찬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자체가 세상의 기적인 것 같다.

민정현 35세. 경남 창원시 진해구 석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