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그림 우명
산천은 푸르고 산골짝에는 옥수가 흐르구나
산골짝에 다람쥐가 놀라 달아나고 꿩이 날아가구나
이름 모를 새가 날아가고
진달래와 철쭉과 나무에는 흰 꽃이 피어 있고
다래나무에는 다래나물이 한량이 없구나
또 취나물이 있구나
산불이 날까 봐 불 끄기 위하여 뚫어놓은 도로가 있구나
많은 사람들은 이 길을 따라
산나물을 하러 봉고차로 가는 길은
한 번도 보지 못한 절경이구나
겨우 차가 갈 정도의 길 따라
굽이굽이 돌아 산 정상에 이르면
봄기운에 산천의 아름다움은 간 자만 보기가 안타깝구나
도회지에 찌든 사람들은 그저 자연과 함께
마음이 없이 산나물을 하구나
모두가 사악한 인간마음이 사라지고
그저 그 마음이 밝기만 하구나
골짜기에는 너무 가팔라서 가지 못하나
물길 따라 가고픈 생각이 나누나
누가 살았는지 집이 허물어져 있고
그 연유를 알 수가 없는 가운데
내 마음은 살았던 이의 이유를 이렇게 저렇게 생각을 해본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봄기운에
이 시간만은 오래 가지고 싶구나
아랫동리에는 골짝 골짝마다 마을이 있고
오랜 세월 동안 이곳에 살았던 이야기가 전해오고
임진왜란 때 산속으로 도피하여 와서
너무나 산속이라 아직까지도 자동차도 가지 못하니
지금은 도회지로 거의 다가 나갔다고 하구나
골짝 골짝마다 흐르는 물은 너무너무 깨끗하고
오랜 세월 동안 물길 따라 생긴 바위와 돌들은
깨끗하기가 그지없구나
옛 신선이 살았다는 가야산 뒤쪽 산의 아름다움이었다
신선은 마음을 닦아야 신선이 되고
인간이 사악한 죄업의 마음을 사해야 된다는 것도
닦은 자만 알 것이고 신선 된 자만 알 것이다
수많은 세월 속에 인간사의 이야기가 곳곳에 많지만
옛인이 있었던 것은 후세가 있어서이고
간 이는 말이 없고 세상에 없구나
다 덧없는 인생사였구나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세월이 없이 그냥 사는 것은
인간이 세상에 나 있었으면 아직도 살아 있었을 걸
인간이 세상에 살지 않아
세상 나이만큼 그 영혼이 살지를 못하구나
주막집 막걸리집에서 한 잔의 막걸리를 마시며
신선 만드는 신선은 세상에 없었고
부처 만드는 부처가 세상에 없었고
또 성인 만드는 성인도 학교도 없었다는 걸
혼자 생각하여 본다
사람들은 가짜인 인간의 한세상에 살려고 발버둥치지만
현자는 세상의 한세상에서
세상 나이만큼 살려고 자기를 버리누나
그것도 고마운 일이구나
그것도 기특한 일이구나
인간의 삶이 부질이 없지만
진짜로 난 자는 진짜나라에 영원히 사니
인간이 이것 하러 인간으로 나서
갈 곳이 여기고 살 곳이 여기임을 인간이기에 모르구나
허상의 삶만 살고 있구나
안타까움에 막걸리만 한 잔 더 청하여 마시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