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글 김선규
나 는 가 장 家 長 이 다
외줄 타듯
하루하루
힘겹게 살아도
식구 생각에
잠시도
멈출 수 없는
저 분주한 발걸음.
어 디 일 자 리 좀 없 나
내가 빨리 취직해야
부모님이 덜 고생하실 텐데
동생들도 돌봐줄 텐데
취직만 되면 성실하게
월급의 열 배로 일할 텐데
정말 잘할 자신 있는데
일자리만 생기면….
서 울 에 서 내 집 마 련 하 기 란
새들이 둥지를 트는 계절,
집 장만에 여념이 없는 까치는,
주차장 좁은 틈에서 제 몸집의 두세 배나 되는
나뭇가지를 물어 나릅니다.
까치집을 지으려면 나뭇가지가 적어도 천 개는 필요하다던데,
도심에 사는 까치에게는
마음에 드는 자리를 정하는 것도,
집 지을 재료를 구하는 것도 여의치 않아 보입니다.
소중한 새끼들을 길러낸다는 생각에
오늘도 까치는
시멘트로 뒤덮인 도심을 부지런히 누비고 다닙니다.
이 게 웬 떡 이 냐
금강산 구룡대, 가쁜 숨을 몰아쉬며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르자
마침내 비경이 펼쳐졌습니다.
푸르고 맑은 물줄기와 계곡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에
머릿속의 번잡함도 함께 날아가는 기분이었지요.
발밑 바위 위에서 조그만 다람쥐 한 마리를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온통 바위투성이에 소나무만 듬성듬성 있는 이곳에는
다람쥐가 먹을 것이 별로 없을 것 같았습니다.
비상식량으로 챙겨두었던 떡 한 조각을 던져주었습니다.
다람쥐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한입에 물고 달아났습니다.
험준한 산, 척박한 땅에서도 꿋꿋하게 금강산을 지키는 다람쥐야,
떡으로 맺은 우리 인연 금강산처럼 아름답게 지켜나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