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비우는 웰빙라이프의 지혜 (24)

“제가 언제 깨닫게 될까요?”

“보게 될 때 깨닫게 된다.”

스승이 말했습니다.

“무엇을 보게 될 때요?”

“나무와 꽃과 달과 별.”

“네? 그런 것들은 매일 보는 걸요.”

“아니지. 네가 보는 것은 종이 나무와 종이 꽃과

종이 달과 종이 별이다.

너는 실재 속에 사는 게 아니라

네 말과 네 생각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승은 덧붙였습니다.

“너는 종이 삶을 살고 있다. 그러다 종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종이 삶이란 생명이 없음을 뜻합니다. 실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저 나무와 꽃인들, 내 개체의 마음세계에서 바라보는 한 그것은 실재가 아니라 내 관념과 틀 속에 가둬놓은 복사물에 다름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지금 우리도 종이 부모, 종이 남편, 종이 아내, 종이 자식, 종이 이웃, 종이 친구들을 보며, 그렇게 종이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닌지요. 내 생각 속, 그 개체의 마음세계에서 벗어날 때, 더 이상 허망하지 않은, 실제 살아 있는 진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빼기가 대안이다

학교가 즐겁고 공부도 스스로 잘하게 되었어요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키워주다

강윤숙 상인천중학교 교사

지금까지 공교육에서는 ‘자기 주도적 학습 방안’을 끊임없이 만들어냈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는 없었다. 그 이유는 대다수가 가치관보다 행동의 변화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사람이란 가치관이 변하지 않고는 행동을 변화시키기 어렵다. 따라서 아이들의 실천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가치관을 객관적으로 보고, 반성하고, 변화시킬 수 있는 경험이 필요하다.

나는 마음수련 교원연수를 받으며 느꼈던 가치관의 변화 경험을 학생들에게 적용시킨다면 학생들도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에 2009년 4월부터 8개월간 인천 지역 초·중학교 4개 반 140여 명을 대상으로, 마음수련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은 ‘학습 방해 요인 버리기’였다. 예를 들면 작심삼일 했던 경험, 열등감, 타인의 평가, 싫어하는 과목 등을 집중적으로 버리도록 했고, 학생 스스로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반성해 가치관을 바꿀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프로그램을 실행한 교사들의 관찰에 의하면 학급 전체의 성적은 3월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고 학생들의 수업 태도도 월등히 좋아졌으며, 협동학습이 잘되고, ‘왕따’가 없는 반이 되었다고 했다.

즉 마음수련 실행은 생활 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가치관부터 변화시켜 자연스럽게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내므로 스스로 공부하는, 진정한 자기 주도적 학습력을 키우는 대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어려웠던 과목이 쉬워졌고 숙제도 안 밀려요 한 초등학생의 자기 평가

마음 버리기를 하기 전에는 부모님께 많이 혼나고 공부도 스스로 못 하고 학교 오기 싫었다. 그리고 언니한테 대들었다. 또 친구도 별로 없었다. 그리고 마음이 무거웠다.

요즘은 부모님께 별로 혼나지 않고 공부도 스스로 잘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학교 오기 즐거워졌고, 친구도 좀 많아지고 언니한테 대들지도 않게 되었다. 마음수련 하나로 모든 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내가 달라지니까 상대방도 달라진다. 이젠 생활이 재미있고 즐겁다. 그리고 마음이 가벼워졌고 어려웠던 과목이 쉬워졌다. 또 마음 버리기를 하기 전에는 숙제가 많이 밀렸는데 이젠 숙제가 안 밀려졌다.

자기표현력, 상대에 대한 이해력이 늘었어요 한 학부모의 자녀 관찰 평가지

① 아침에 깨우면 쉽게 일어나지 못하고, 깨우고 일어나고 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에게는 짜증과 화가 쌓이게 되었다. ② 아침밥을 먹지 않고 학교에 가는 일이 잦았다. ③ 공부하기를 싫어했다. ④ 손톱과 손가락의 피부를 뜯었다. ⑤ 머리가 자주 아프고, 눈이 잘 안 보인다는 말을 가끔 했다. ⑥ 전혀 대화가 되지 않았다.마음 버리기를 하기 전에는 부모님께 많이 혼나고 공부도 스스로 못 하고 학교 오기 싫었다.

① 아침에 깨우면 쉽게 일어난다. ② 아침밥은 왜 먹어야 하는지 알고 정말 먹기 싫을 때를 제외하고는 꼭 먹고 간다. ③ 학교, 학원 후 자신이 해야 할 과제는 꼭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꼭 실행한다. 가끔 공부 양이 너무 많다고 줄여 달라고 타협을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완수한다. ④ 손톱과 손가락의 피부를 뜯는 습관이 줄었다. ⑤ 머리 아프다는 말을 가끔 하기는 하지만 예전처럼 많이 하지 않는다. ⑥ 이야기를 유도하면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고 엄마의 말을 이해하고 알겠다고 한다.

※이 내용은 2010년 ‘전인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 때 발표된 바 있습니다.

 

빼기가 나를 바꾼다

답은 마음 안에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내가 누구인지, 왜 태어났고 뭘 해야 되는지 너무 궁금했다. 그래서 종교 생활도 해보고 꿈을 통해 자아를 찾는다는 프로그램도 해보고 성경 불경 등 책도 많이 읽었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그때 나이 스무 살, 나는 절망스러웠다.

컴퓨터, 피아노, 미술 등 안 가본 학원이 없을 정도로 이것저것 조기 교육을 받았는데 뭐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없었다.

‘너만 왜 못 따라가냐’는 엄마의 꾸중과 잔소리 때문에 뭔가 새로운 걸 시작할 때마다 엄청나게 두려워졌다. 어떤 만족도 재미도 없고 발전도 없었다.

내가 누군지, 왜 사는지도 모르니, 게임을 하든, 공부를 하든, 언제 죽든, 나에게는 어차피 다 똑같았다.

그때부터 하루에 12시간씩 게임만 했다. 내가 하는 일이라고는 잠깐의 운동과 게임, 그리고 밥 먹는 것이 전부였다. 이런 생활이 인생에 별 도움이 안 된다는 건 이미 알고도 남을 나이였지만, 딱히 하고 싶은 게 없었다. 그저 게임을 하는 순간에는 현실을 잊어버릴 수 있었기에 나에겐 가장 편안했던 시간인 셈이다.

그렇게 1~2년을 폐인처럼 보내다가 군대를 갔다. 그런데 전역 후 집에 왔더니 엄마가 악마에서 천사로 보일 정도로 많이 바뀌어 있었다.

온화해진 엄마는 그동안 마음수련을 하셨다고 했다. 엄마의 변화에 놀라, 나도 그해 여름, 마음수련 대학생 캠프를 시작하게 되었다.

일주일 동안 마음을 버리자 평생 궁금했던 인생의 질문들이 하나씩 해결이 되었다. 희망의 빛이 보였다. 내가 누구인지,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왜 태어났는지 그 답을 찾다니, 너무나 감격스러웠다.

내가 힘들었던 이유도 나 하나만을 위해 살았기 때문이었다. 내가 세상으로부터 왔고 세상 모두의 도움으로 여러 번 죽을 뻔했던 고비도 넘기며 여태까지 살아왔는데 그 고마움도 모르고 ‘부모님은 왜 나를 낳았을까’ ‘집을 뛰쳐나갈까’ 등 부정적인 생각만 많았다.

수련을 할수록 그런 마음이 버려지면서 매사에 긍정적인 면을 보게 되었다. 건강하게 낳아주고 키워주신 것에 대해 부모님께 감사했고 이렇게 멀쩡하게 살아 있는 것에 대한 감사함도 처음으로 느꼈다.

혼란했던 머릿속이 깔끔하게 정리가 되면서 앞으로 나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 모두를 위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의 목표가 명확해지니 자신감도 붙었다.

지금 우리 집은 너무나 평화롭다. 부모님은 화내실 일이 없고 나는 게임할 일이 없다. 예전에는 게임을 하면서 힘든 현실을 잊었는데, 이젠 버리면 되니까 현실에서 도망칠 필요가 없다. 항상 혼자 있고 싶었는데 이제 사람들과 어울리는 게 좋다.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으니 사람들을 대하는 것도 너무나 편안하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뭘 해야 될지 그것은 누가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비워진 마음 안에 답이 있다. 마음을 버리는 방법을 알게 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

허현식 25세. 영남대학교 무역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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