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생명체가 공존하는 아름다운 지구를 꿈꾸며

전 세계 오지를 돌며 전 세계 사진가들이 사진을 찍는다. 거대한 자연, 밀림 속의 사람들, 숲과 사막과 바다에 사는 동물들. 그것은 생생한 기록이자 자연과의 대화이다. 실제로 몇 장의 사진만 넘겨봐도, 대자연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하늘, 땅, 바다의 각 생명체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보르네오 섬 열대우림의 코뿔새들

인도네시아 보르네오 섬의 열대우림에서 코뿔새들이 투구처럼 생긴 부리를 가지고 갈맷빛 숲의 아름다움에 방점을 찍는다. 주로 과일을 먹고 살아가는 녀석들은 수컷이 암컷과 새끼를 나무 구멍 속에 숨겨놓는 습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Tim Laman / National Geographic

지구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 숨 쉰다. 하지만 이렇게 각각의 생명체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이들은 큰 위험에 처해 있고, 매일 수십 종 아니 수백 종의 동물들이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한 침팬지. 고아로 자랐지만 형제보다 더 가까운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새끼 펭귄 등에 머리를 기댄 어른 황제펭귄의 모습은 새끼들보다 더 천진난만해 보인다. 큰 덩치의 서부로랜드고릴라가 작은 풀잎을 정성스럽게 손질하는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하지만 이런 모습 뒤엔 숲의 무분별한 경작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무분별한 포획으로 고아가 된 침팬지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펭귄 등의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촬영 과정에서 사진가들에게 친근감을 느낀 얼룩무늬바다표범은 자신이 사냥한 펭귄을 선물하고, 서부로랜드고릴라는 서슴없이 사진가의 등에 업힌다. 이런 모습들은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비록 말은 못 하지만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동물들이 건네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사진 제공 내셔널 지오그래픽

▲▲ 어른 황제펭귄의 추위 이기기

어른 황제펭귄 한 마리가 새끼들을 돌보고 있다. 추위를 이기려는 듯 자신의 가슴과 새끼의 등 사이에 머리를 밀어 넣는 녀석의 모습이 새끼들보다 더 천진난만하다.

Dafna Ben Nun / National Geographic

▲ 수컷 서부로랜드고릴라의 식사 시간

콩고민주공화국과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접경의 서부로랜드고릴라 보호구역. 수컷 서부로랜드고릴라 한 마리가 늪에 몸을 담근 채 풀뿌리 껍질을 벗겨내 흙을 씻어내고 있다. 암컷을 유혹할 장식품이라도 만드는 것 같지만, 녀석은 지금 스스로의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해 먹잇감을 다듬는 것일 뿐이다. 가장인 녀석에게 필요한 것은, 표범과 같은 사냥꾼으로부터 새끼들을 보호하고 경쟁자 수컷으로부터 암컷을 지킬 힘과 에너지다.

Ian Nichols / National Geographic

◀ 침포웅가 보호구역의 고아 침팬지들

귀여워 보이기 경쟁이라도 하는 것일까? 콩고의 침포웅가 침팬지 보호구역에서 금세 친구가 된 고아 침팬지 한 쌍이 어깨동무를 하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Michael Nichols / National Geographic

◀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의 자이언트판다

자이언트판다를 사랑하는 중국인들의 노력 덕분에, 개체 수가 종 유지가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다. 사진은 미국의 스미소니언 국립동물원에서 태어나 살아남은 최초의 자이언트판다인 ‘타이샨’의 모습이다.

Michael Nichols / National Geographic

◀ 북극해 연안의 벨루가들

북극해 연안의 벨루가(흰돌고래)들이 공중으로 물방울을 내뿜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벨루가들은 품격 있는 머리 모양과 순백의 피부색, 그리고 친화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바다의 귀족’으로 불린다. 일반적인 고래들과는 달리, 목을 모든 방향으로 회전시킬 수 있다.

Dafna Ben Nun / National Geographic

▼ 동물 세계의 높이뛰기 선수, 임팔라

보츠와나의 오카방고 초원에서, 동물 세계의 높이뛰기 선수인 임팔라가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아프리카의 임팔라들은 단번에 10미터 거리까지 뛰어넘고, 3미터 높이까지 솟구쳐 오를 수 있다. 하프처럼 멋진 뿔을 가진 녀석은 수컷이다.

Chris Johns / National Geographic

지구와 환경,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담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이 오는 10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