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오지를 돌며 전 세계 사진가들이 사진을 찍는다. 거대한 자연, 밀림 속의 사람들, 숲과 사막과 바다에 사는 동물들. 그것은 생생한 기록이자 자연과의 대화이다. 실제로 몇 장의 사진만 넘겨봐도, 대자연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들리는 듯하다. ‘지구는 인간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하늘, 땅, 바다의 각 생명체가 공존하는 공간입니다.’
지구에는 수많은 생명체가 살아 숨 쉰다. 하지만 이렇게 각각의 생명체가 빚어내는 아름다운 모습들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 불행하게도 이들은 큰 위험에 처해 있고, 매일 수십 종 아니 수백 종의 동물들이 지구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
사이좋게 어깨동무를 한 침팬지. 고아로 자랐지만 형제보다 더 가까운 친구가 있어 외롭지 않다. 추위를 이기기 위해 새끼 펭귄 등에 머리를 기댄 어른 황제펭귄의 모습은 새끼들보다 더 천진난만해 보인다. 큰 덩치의 서부로랜드고릴라가 작은 풀잎을 정성스럽게 손질하는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하지만 이런 모습 뒤엔 숲의 무분별한 경작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가고, 무분별한 포획으로 고아가 된 침팬지와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개체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펭귄 등의 가슴 아픈 사연이 담겨 있다.
촬영 과정에서 사진가들에게 친근감을 느낀 얼룩무늬바다표범은 자신이 사냥한 펭귄을 선물하고, 서부로랜드고릴라는 서슴없이 사진가의 등에 업힌다. 이런 모습들은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돌아보게 한다. 비록 말은 못 하지만 순진무구한 눈빛으로 동물들이 건네는 이야기를 주의 깊게 들어봐야 하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지구와 환경,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담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사진전 ‘아름다운 날들의 기록’이 오는 10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