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노는 아저씨의 친절한 고민 상담소

 

고3 남자 수험생입니다.

저는 의사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공부합니다.

다들 주위에서도 너같이 공부하면 어디든 못 가겠냐고 해요.

그런데 정작 성적은 형편없어요. 한 전교에서 중간 정도?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은 오르지 않고. 그런데 정말 의사가 되고 싶거든요.

절망스럽습니다. 저는 어떡해야 할까요?

토요일 저녁 식구들과 TV 채널을 돌리다 로또 방송을 봤습니다.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로또 되면 뭐할 거야?” 아내는 젤 먼저 쇼핑 가방 양손에 가득 들고 쇼핑 한번 맘껏 해본답니다. 저도 공기 좋고 물 좋은 시골에 잔디 넓은 별장 하나 짓고 텃밭 가꾸며 살자고 했습니다. 아내도 저도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데 중3 아들 녀석이 묻습니다.

“로또는 샀어요?”… 눈만 껌뻑이는 저희 부부를 보더니 아들 녀석이 피식~합니다.

꿈은 의산데 생각보다 성적이 안 나오는 게 고민이시군요. 일단 참 좋은 꿈을 가지고 있습니다. 드라마에 나오는 멋진 의사들의 모습, 다큐에 나오는 봉사하고 헌신하는 의사의 모습 어느 쪽이든 참 매력 있는 직업입니다. 그럼 현실적인 얘기부터 하겠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개그 한 토막 빌리자면… ‘의사 되는 거 어렵지~~~않아요’ 일단 초중고 전교 상위 5% 이내에 들고, 근데 첫 조건부터 안 되네요. 앞으로 열댓 가지의 조건이 더 남아 있는데 말이죠. 전문의가 되기까지 참고 견딘 그 어렵고 힘든 과정에 대한 보상이 부와 명예일까요? 아닐 겁니다. 그건 앞으로 다가올 더 많은 책임과 힘든 일에 대한 대가입니다. 평생 공부를 하면서 살아야 되는 게 의사입니다. 그래서 지식에 대한 습득을 가늠하는 성적은 중요합니다.

지금 수험생님의 고민은 의사가 될 수 없다는 절망보다는 일단은 좀 더 효율적인 학습 방법을 찾는 게 우선입니다. 의사가 되고 싶다는 절실함으로 학습 방법에 대한 조언이나 충고 새겨듣고 꼭 실천하시기 바랍니다. 목표의식이 뚜렷하고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으로 봐서 주위의 도움만 조금 받으시면 분명히 지금보다 훨씬 좋은 결과 있으리라고 믿습니다.

세상에는 가지고만 있어도 행복한 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복권하고 꿈입니다. 복권도 없이 1등 꿈만 꾸는 저 같은 넋 빠진 동네 아저씨 되지 말고 지금 간직한 의사라는 꿈 이룰 수 있게 현명한 학습 습관 꼭 찾기 바랍니다.^^

동네 노는 아저씨 백일성. 올해 나이 41세, 동갑내기 아내와 중딩 초딩 남매 그리고 1930년대생 부모님과 함께 한집에서 박 터지게 살고 있음. 3년 전 우연히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야기 방에 ‘나야나’라는 필명으로 박 터지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글로 남기게 됨. 2년 전에는 <나야나 가족 만만세>라는 수필집도 발간했음. 좌우명이라고 할 거는 없지만 어려서부터 어머니에게 자주 들었던 말, “지랄도 많이 하면 는다~”를 한 가지 일에 꾸준히 하라는 말로 새기고 살아오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