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구담마을에서

폴짝폴짝 개구쟁이 3형제가 바삐 바삐 징검다리를 건넙니다. 맑고 깨끗한 강물 아래로 자기들 모습 비치는 줄도 모르고 말이지요. 섬진강 오백 리 상류가 끝나는 즈음에 자리한 아름다운 구담마을, 이곳에 할머니 댁이 있어 놀러왔답니다. 무슨 일이 있기에 찬 바람도 아랑곳 않고 저리도 급히 가는지 아이들 뒤를 쫓아가 보았습니다.

사진, 글 김선규

맨손으로 얼음 잡기, 배꼽이 빠져라 웃기

바쁠 만했습니다. 개울물에 작은 돌멩이 날려 물수제비도 떠야 하고, 피라미도 잡아야 하고, 얼음장 들고 박치기도 해야 하는데, 겨울 해는 짧기만 하니까요. “감기 든다, 어여 들어와~!” 할머니의 손자 걱정 메아리치건만, 뭐가 그리 우스운지 배꼽 빠지는 겨울 아이들. 그 웃음소리, 섬진강 물결 따라 굽이굽이 퍼져갑니다.

전북 임실군 덕치면 구담마을. 2007년 1월

사진가 김선규님은 1962년 경기도 화성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습니다. 1987년 한겨레신문에 입사하여 시사주간지 한겨레21 초대 사진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문화일보 사진부 부장으로 재직중입니다. 보도사진전 금상, 한국언론대상, 한국 기자상 등을 수상했으며, 생명의 숲 운영위원과 서울그린트러스트 이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서로는 <우리고향산책> <까만 산의 꿈> <살아있음이 행복해지는 편지93통> <희망편지>등이 있으며 <6시내고향>(KBS-1TV)에서 ‘강산별곡’을 진행했습니다. http://www.ufok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