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갈림길에 섰을 때

오늘날 젊은이들이 겪는 고충은 전 세대와는 상반된 성격을 띠고 있다. 과거 우리 어머니 아버지 세대들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던 속박의 상황이었다면 반대로 지금 세대들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뀐 것이다.

선택의 자유가 늘어난 만큼 책임의 몫도 커졌다. 어떠한 성공을 하든, 실수를 하든 책임은 선택한 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선택의 결과가 성공적이지 못하면 단순히 만족감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죄책감까지 느껴야 하는 심리적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젊은 청춘들을 위로하는 힐링 책이 각광을 받는 것도 이러한 선택 과잉 상황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뭔지 몰라서, 부모가 기대하는 삶, 세상이 기대하는 삶, 친구들과 비교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시대 아픈 청춘들. 현재 다니고 있는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지만, 다른 삶을 위해 딱히 노력도 하지 않는 직장인들, 퇴직 후에 맞이할 노년이 두렵지만 새로운 길을 개척할 엄두를 내지 못하는 중년들 역시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인생의 수많은 갈림길에서 후회 없는 선택을 하며 살 수는 없을까. 행복한 삶을 위한 선택에 대해 생각해본다.

정리 문진정  참조 도서 <선택의 조건>(바스 카스트 | 한국경제신문)

선택할 게
많은데도
기쁘지 않은
이유

우리는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많으면 많을수록 골머리를 앓게 된다. 우리가 한 번에 기억할 수 있는 숫자는 7~9개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선택할 게 많다는 것은 아쉬워하며 포기해야 할 것도 많다는 것.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처럼 남과 비교하느라 자신의 선택에 좀처럼 확신을 갖지 못하고 계속 미련이 남는다. 교환할 수 없는 물건은 장점을 찾고 물건에 만족하는 반면 교환 가능한 물건은 어디에 하자가 없는지부터 찾게 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택한 후에도 선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비슷한 30종류의 물건 중 하나를 샀다면 자신도 모르게 “너 때문에 내가 29개의 다른 훌륭한 것들을 포기했어. 네가 그 값어치를 충분히 하길 바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선택이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을 경우 죄책감과 후회도 커진다. 그것이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인생에서 아주 중요한 결정이었다면 우리는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며 죄책감으로 괴로워하게 된다.

만족한
선택을 위한
제안

거꾸로 생각하자

내가 죽어 하늘나라에 있다고 가정하고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자. 나는 무슨 일을 더 하고 싶고 덜 하고 싶은가? 내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은, 또는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은 무엇인가? 선택을 할 때 죽음, 이별, 무소유 등 거꾸로 생각해보면 의외로 판단이 쉬워진다.

생각만 하지 말고 실천하자

‘귀농을 하면…’ ‘이직을 하면…’ ‘직장을 그만두고 소설을 쓰면…’ 실천하지 않고 막연하게 생각만 하는 것은 제한된 우리 상상 속에서 예쁘게 포장되기 때문에 현실과 괴리감이 크다. 1개월이든, 3개월이든 실천을 해보는 순간 나에게 맞는 일인지, 기쁨을 주는 일인지, 정말 할 수 있는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의도적인 싱글태스킹(한 번에 한 가지만)

금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행복을 위한 빼기 습관을 길러보자.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대로 보는 것이 아니고 몇 가지 프로그램을 정해서 보고, 이메일 체크는 하루에 두 번만, 온라인은 3시간만 이용하기 등 기준을 정한다. 친구와 대화를 나누거나 낭만적인 주말을 보낼 때는 잠시 휴대폰을 꺼두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