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은 긍정을, 부정은 부정을 부른다 -긍정을 부르는 말 ‘감사합니다’

 ‘말의 힘’에 대한 밥 실험

긍정은 긍정을, 부정은 부정을 부른다

권정은 서울 성수고등학교 교사

지난 5월, 우리 반에서 흥미로운 실험 하나를 했다. 두 개의 유리병을 준비해, 밥 두 숟갈 정도를 담아 밀봉한 후 한 병에는 ‘감사합니다’, 다른 한 병에는 ‘짜증 나’라고 써놓았다. 교실 뒤에 놓고 지나다닐 때마다 ‘감사합니다’ 병에는 “고마워, 사랑해” 등의 긍정적인 말을, ‘짜증 나’ 병에는 “미워, 싫어” 등의 부정적인 말을 하도록 했다.

3주 만에 결과가 확연히 나타났다. ‘감사합니다’ 병에는 아주 예쁜 흰 곰팡이가 피었고, 발효된 향긋한 냄새가 났다. 반면 ‘짜증 나’ 병에는 검푸른 곰팡이가 보기 흉하게 피었다. 개봉을 하니 숨이 턱 막힐 정도로 지독한 냄새가 났다.

그 결과에 나도, 우리 반 아이들도 모두 놀라워했다. 교사로서 최근 오륙 년 사이 아이들의 변화가 정말 급격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무한 경쟁의 사회 분위기 속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아이들의 몸부림은 안쓰러워 보일 정도였다. 이렇게 어깨의 짐이 무겁다 보니 거친 행동들을 하기도 하고 때론 무기력증에 빠져 ‘짜증 나’ ‘귀찮아’ 등의 말을 달고 사는 것 같다. 긍정적인 생각과 언어가 중요하다 강조해도 아이들은 귀담아들으려 하지 않았다.

아이들은 백번의 설명보다 직접 확인한 실험 결과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보이지 않지만 부정적인 에너지가 얼마나 나쁜 영향을 미치는지, 내가 부정적인 마음을 품으면 상대한테 얼마나 안 좋은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되었다고도 했다.

아이들이 부정적이거나 험한 말을 할 때, “그렇게 말하다가 네 몸에 검푸른 곰팡이가 피면 어떡하니? 그걸 상상해 봐” 하면 금세 표정이 변하며 긍정적인 모습으로 바뀐다.

긍정을 부르는 말 ‘감사합니다’

구효식 47세. 울산시 남구 달동

10년 넘게 가족과 떨어져 주말부부로 지내면서 언제부턴가 몸과 마음이 지쳐갔다. 더욱이 내가 하는 일은 울산화학단지 내 노후 시설물 해체라는 다소 위험하고 육체적으로 힘든 작업. 매일 수십 미터 높이의 공장 지붕 위에서 안전 로프 하나에 몸을 맡긴 채 노후 배관을 교체하는가 하면 낡은 슬레이트 제거 작업을 해왔다. 항상 긴장감 속에 있다 보니 갈수록 신경이 날카로워져갔다. 집에 가면 가족을 위해 희생한다는 생각에 가장으로서의 대우만 받으려고 했다. 내 생각과 맞지 않으면 무조건 ‘잘못됐다’ ‘아니다’라는 부정적인 말만 해왔다.

이런 날들에 힘들어하던 중 아내의 권유로 마음수련을 하게 되었다. 마음수련은 한마디로 ‘감사함’을 알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항상 모든 면에 부정적이던 내가 ‘감사합니다’의 참뜻을 깨칠 수 있었고, 내 중심적인 사고도 우주처럼 넓은 마음으로 변해간 것이다.

덕분에 예전에는 작업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이 있으면 무턱대고 꾸짖기만 했지만, 요즘은 이렇게 함께해주는 동료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의 마음으로 그 직원이 하는 작업을 대신해 보면서 문제점을 찾아 해결해주는 것을 우선으로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작업 능률이 떨어지는 데는 다 원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예를 들면, 작업 공간이 협소하다든지 아니면 작업 위치가 불안전한 곳에 있든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작업자를 꾸짖기에 앞서 작업자를 이해할 수 있는 선배가 된 것이 기뻤다.

이제 가정에서도 ‘당신이 있어 정말 감사합니다’의 마음으로 대한다. 그런 마음가짐은, 나비의 날갯짓이 폭풍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나비 효과 이론처럼 내 주변을 밝은 에너지로 바꿔줄 것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