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어느 여름

사진, 글 김선규

새1 : “덥다 더워, 물 좀 마셔야지.”
새2 : “나두, 나두.”
새3 : “야, 새치기는 안 돼. 줄 서.”
새2 : “칫! 난 그럼 샤워부터 할래.”

아마도 이런 대화가… ^^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 2008년 7월
뜨거운 어느 여름, 새들의 대화

참새들이 비를 피하고 있습니다

평소엔 조그만 먹을 것 가지고도 아등바등 싸우던 녀석들이 온몸이 젖어들자 서로에게 기대며 추위를 달래고 있습니다. 하루 종일 비 내리는 날 누군가의 따뜻한 온기가 그리워지는 건 비단 참새만은 아니겠지요.

서울숲. 2006년 7월

한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어느 날

공원에는 뭐하러 가냐며 시큰둥하던 아들 녀석이 분수대에서 뿜어 나오는 시원한 물줄기를 맞으며 비로소 얼굴이 환해집니다. 어느덧 아빠 키만큼 훌쩍 커버린 아들을 덥석 안는 아빠의 모습이 물줄기보다 더욱 싱그럽고 벅차 보입니다. 저 수많은 물방울들처럼 행복은 늘 그렇게 우리 옆에 있나 봅니다.

서울숲. 2006년 8월

더위를 피하는 방법

법정 스님은 더위를 피하는 방법은 “내가 더위가 되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더우니까 곡식이 익고 여름이 있으니 가을이 있는 법. 가을만 돼도 쓸모가 없어지는 선풍기, 에어컨은 한때의 더위만을 피하려는 인간의 집착에서 나온 것이라고도 하셨지요.

전북 순창 강천산 계곡. 2006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