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부터 아내와 함께 등산을 합니다. 멀리 가는 건 아니고 인근 산들을 다닙니다. 새벽에 간단한 도시락을 준비해서 쉬엄쉬엄 산을 오릅니다. 그러다 경치 좋은 곳이 나오면 자그마한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나눠 먹습니다. 그리고 자그마한 바위에 기대 보온병에 담아온 따스한 커피 한잔을 먹습니다. 정상까지 갈 때도 있고 굳이 힘들면 중간에서 그냥 쉬엄쉬엄 내려올 때도 있습니다. 내년이면… Continue reading
"나야나의 가족이야기"
아내가 저를 바람둥이 취급합니다
저녁밥을 먹고 소파에 누워서 빈둥대고 있는데 아내가 쌀이 떨어졌다며 마트 쇼핑을 원합니다. 내일로 미뤄 보지만 당장 내일 아침쌀도 없다며 차 키를 던져 줍니다. 차로 20분 정도 거리의 대형 마트에 도착했습니다. 이것저것 생활용품을 고르고 있는 아내의 뒤를 카트를 끌고 무심히 걸어가고 있는데 아이들 먹을 시리얼 코너 앞에서 아내가 무엇을 고를까 망설이고 있습니다. 그때 마침 20대 후반… Continue reading
누굴 진짜 돼지로 아나
18년 전 결혼할 때 몸무게가 57kg. 날렵한 몸매라고 생각했는데 가끔 그 당시 사진을 보면 정말 피골이 상접해 있다는 말이 딱 맞는 거 같습니다. 살 한번 쪄 보는 게 소원일 만큼 체질상 살과는 거리가 먼 줄 알고 살았습니다. 17년이 지난 현재… 80kg이 넘습니다. 밥 한 끼 거하게 먹으면 80이 훌쩍 넘습니다. 4년 전 20년 넘게 피워… Continue reading
이런 시험 과목이 있었다면
시험 기간인 중3 딸아이가 공부하면서도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를 않습니다. 야단을 치고 압수도 해봤지만 그때뿐이고 시간이 지나면 어느새 또 들려 있습니다. 한 손에는 프린트물 정리해 놓은 걸 보고 다른 한 손으로는 연신 문자를 하고 있습니다. 시험 기간만이라도 휴대폰을 압수할까 생각했지만 그랬다가는 시름시름 앓다가 파르스름한 입술과 창백한 얼굴로 하직 인사할까 봐 놔뒀습니다. 내일 시험 과목이 뭐냐고 물었더니… Continue reading
남자들은 죽어도 모르는 여자들 이야기
퇴근길에 동네 형님을 만나 간단하게 술 한 잔을 하게 됐습니다. 집에 있던 형수도 부르고 오늘 일찍 퇴근해서 미장원에 들른다던 아내에게 전화했는데 받지를 않았습니다. 형수님이 도착하고, 나오는 길에 아내와 통화를 했다며 이제 미장원에서 출발한다는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오후 3시에 퇴근해서 미장원에 들른다는 아내가 7시가 다 되어서 끝이 났나 봅니다. 저에게는 분명 앞머리만 살짝 다듬는다고 했는데 마음이 변해서… Continue reading
엄마 명품 가방 몇 개 사줬냐고?
온 가족이 티비를 보다 명품 가방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고1 아들 녀석이 대뜸 저에게 질문을 합니다. “아빠는 엄마 명품 가방 몇 개 사줬어?” 갑자기 훅~~ 들어오는 몇 개라는 말에 막말이 나와 버렸습니다. “죽을래?” 아들 녀석이 기죽지 않고 계속 질문을 합니다. “한 개는 사줬겠지?” 옆에 앉은 아내의 코웃음을 보며 아들 녀석에게 침착하게 한마디 했습니다. “형우야… 명품… Continue reading
할머니의 잔인한 복수
며칠 전 지인으로부터 중학교 2학년 딸아이에게 전해주면 좋을 거라며 아이돌 그룹의 화보집을 선물받았습니다. 반갑게 화보집을 들춰보는 딸아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얘들이 엑스오냐?” 저의 물음에 딸아이가 피식 웃었습니다. “엑스오가 뭐예요, 엑소지.” 딸아이의 썩소에 발끈해 한마디 더 했습니다. “엑스오나 엑소나 그게 그거지, 가시나야.” 그러자 딸아이도 발끈합니다. “엑소를 엑~~스오라 그러면 안 되죠. 아빠가 좋아하는 씨스타를 ‘씨소타’ 뭐 ‘그네타’ 이러면… Continue reading
‘개딸’이라 불리는 우리 집 딸아이
아침 7시 중학교 2학년 딸아이를 깨우려고 방에 들어갑니다. 방문이 안 밀립니다. 안에서 잠가놓은 건 아닌데 잘 안 밀립니다. 좀 더 힘을 줘서 밀어보니 제 몸 하나 겨우 비집고 들어갈 공간이 확보됩니다. 문 앞에 딸아이의 책가방이 놓여 있습니다. 어깨끈이 문 밑에 끼어서 잘 안 열렸습니다. 책가방뿐만 아니라 문 앞에 널브러진 물건들이 많습니다. 문 앞에서 딸아이가 누워… Continue reading
우리 식구 도대체 왜 이러는 걸까요?
고1 아들 녀석이 휴대폰을 잃어버려 요 며칠 밤마다 제 스마트폰으로 친구들과 카톡을 합니다. 그 녀석이 한번 쓰고 나면 아들 녀석 친구들이 한두 명씩 친추가 돼 있습니다. 그리고 대화 내용도 다 안 지우고 그대로 있습니다. 한번 들여다봤습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유치원 2년,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1년 한글을 배웠다는 놈들이 왜 이러는 걸까요? 도대체 둘이… Continue reading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792 모처럼 마감 회의가 빨리 끝나고 차도 안 막혀서 평소 퇴근 시간보다 집에 40여 분 빨리 도착했습니다. 현관문을 들어서기 전 아내에게 문자가 옵니다. “오늘도 많이 늦을 거 같다.” 요즘 아내 회사의 기계 교체 작업으로 업무가 많이 늦어지는 바람에 며칠 계속 아내가 늦었습니다. “송이랑 밥 챙겨 먹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집이 조용합니다. 누님 집에 다니러 간…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