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s by "월간마음수련"

제약연구소 소장 이남규씨

소아마비라는 장애에도 불구하고 미국 위스콘신대학교(University of Wisconsin – Madison)에서 유기화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국내 대기업 제약 회사에서 일해 온 이남규(53) 소장. 인정받는 커리어에 남부러울 것 없는 직장을 다니면서도 그의 머릿속은 24시간 스트레스로 가득 찼다. 신약 연구, 사람들과의 부딪침, 정치 경제 사회 무엇 하나 마음에 들지 않아 세상을 탓하기 바빴던 것. 하지만 마음을 버리면서 걱정도, 원수도, 허무함도 날려버렸다고 한다. 색깔도 냄새도 없지만 모든 것을 포용하고 정화하는 ‘물’처럼 비로소 세상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알게 되었다는 이남규 소장, 그의 마음 빼기 이야기.

정리 문진정 & 사진 김혜진

두 살 때 소아마비를 앓게 되었습니다. 부모님은 저의 치료를 위해 전남 나주의 시골집을 정리하고 서울로 올라오셨지요. 다행히 증상이 아주 심하지는 않았습니다. 다리는 조금 불편했지만 생활에는 별문제가 없었고 공부도 곧잘 했기에 늘 상장을 타오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스스로 만족하기 전까지는 책상에서 몇 시간이고 일어나지 않을 정도였지요.

서울에서 대학 졸업 후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습니다. 8년간의 박사 과정을 마치고 한국의 대기업 제약 회사에 순조롭게 입사했습니다. “유명한 대학에서 박사를 했다”는 동료들의 칭찬 앞에 겉으로는 겸손한 척했지만 속으로는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하지만 원하는 직장과, 결혼 생활, 화려한 커리어를 가지고도 저의 머릿속은 언제나 스트레스로 가득 찼습니다. 신약 연구를 위해서 밤을 새고, 논문을 파헤치고, 앉으나 서나 24시간 골똘히 생각해야 하는 연구직 생활. 게다가 직장 상사와는 사사건건 부딪쳤습니다. 명색이 박사인 저를 수족 부리듯 하는 태도에 자존심이 많이 상했지요.

인격에 대한 기준이 굉장히 높았던 저는 주변 사람들에게 높은 잣대를 들이댔습니다. 사사로운 욕심이 없어야 한다, 언행이 일치해야 한다….

그 틀에 벗어나는 사람은 다 부족해 보였습니다. 회사를 옮기고 또 옮겨도 상사와의 갈등은 마찬가지였습니다.

어느 순간부터는 한국 사회 전체가 심각한 걱정거리로 다가왔습니다. GNP는 높아졌는데 서민들은 더 어려워지고, 환경오염, 화석연료, 핵 발전, 유전자 조작, 높은 자살률 등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닌 겁니다. 정치, 경제, 사회, 하나같이 다 마음에 안 들고 세상이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머리가 터질 듯이 답답했습니다. 그런 불안과 걱정, 화가 가득 차 있으니 사람을 만나면 늘 부정적인 이야기뿐이고 운전 중에도 쉽게 흥분하며 욕설을 퍼붓곤 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저러다 뇌 질환에 걸리지는 않을까 걱정을 할 정도였지요.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던 삶. 명색이 박사이지만 많이 아는 것과 행복한 인생을 살아가는 것에는 너무나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세상은 바뀌어야 했지만 정작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힘든 마음을 달래보려고 방법을 찾던 중 마음수련에 대한 책을 읽게 되었고 1주일의 휴가를 내어 마음수련을 시작했습니다.

머리에 집어넣기만 했던 인생에서 처음으로 버리는 걸 시작했습니다. 40년이 넘도록 보고 배운 알음알이가 어마어마하더군요. 초등학교 교과서부터 박사 때 읽었던 수백 권의 책과 논문들, 보고 배운 모든 지식들이 머릿속에 사진처럼 떠올랐습니다. 그 모든 것을 버리다 보니 내가 아닌 우주의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그 거대한 우주에 비해 내 머릿속의 지식은 눈꼽만큼도 안 되더라고요. 세상이 불공평하다, 바뀌어야 한다는 것도 오직 나의 생각이었습니다. 이런 편협한 기준들을 세상에 들이대면서 옳다 그르다 주변 사람을 괴롭히고 있었다니…. 내 마음조차 마음대로 하지 못하면서 세상이 내 뜻대로 돌아가길 바라고 있었다는 사실이 부끄러웠습니다.

틈나는 대로 영농 수련도 열심히 했습니다. 영농 수련이란 수련생들이 먹을 채소와 과일을 함께 가꾸며 자연 속에서 마음을 버리는 수련입니다.

신체적인 결함이 있다 보니 군대도 가지 못했고, 몸 쓰는 일이라고는 거의 해본 적이 없는 제가, 휘청거리며 퇴비를 나르고 한 발로 삽을 밟고 모종을 심었습니다. 비록 몸짓은 서툴렀지만 이런 일들을 즐겁게 하고 있는 제가 너무나 신기하고 감사했습니다. ‘안 해봤으니 못 해’라는 두려움도 한계도 넘어서게 되었을 뿐 아니라 ‘몸 쓰는 일’을 볼품없이 여겼던 저의 관념도 무너졌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평생 한 번도 쉬어본 적이 없었던 머리가 푹 쉬게 되었다는 겁니다. 몸을 열심히 움직이는 것이 이렇게 마음 편한 일인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박사다, 연구다, 그게 최고인 줄 알았던 삶. 나를 내려놓고 보니 자연이 주는 지혜와 세상 이치에 대해서 하나씩 알아지면서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세상은 이미 만물이 살아갈 수 있는 조건을 다 주고 있구나, 잡초도 작은 벌레도. 도무지 제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었던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도 깨달았습니다. 제 안에 가득 차 있던 화와 미움도 다 사라졌지요.

물처럼 바람처럼, 말없이 포용하는 우주의 마음을 닮아 모두가 ‘너 나 없이’ 사는 것. 그 이상적인 삶은 내 마음을 우주의 마음으로 바꾸는 것에 있었고, 그 방법은 바로 ‘자기를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우주마음이 되어 스트레스 없이 살 수 있다니, 평생 머리만 쓰고 살았던 저로서는 정말 꿈만 같은 일입니다. 머릿속이 편안하니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고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적인 아이디어도 더 잘 떠올랐습니다. 원수 같던 옛 직장 상사들과도 스스럼없이 저녁 한 끼 할 수 있는 사이가 되었고, 더 나아가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부소장과 많은 연구원들에게 감사의 마음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사람들이 저를 ‘맹물’ 같다고 합니다.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고 색깔도 냄새도 없는 맹물을 닮았다고요. 물이라는 게 정말 신비로운 것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고,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 분자이면서도 가장 낮은 데로만 흘러가지 않습니까. 또 인간이 만든 모든 오염 물질을 포용하고 오랜 세월에 걸쳐 정화시켜주지요.

지금 어렵고 힘든 것은 누구의 탓이 아니라 내 마음세상 속에서 나밖에 모르고 살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직 스트레스덩어리인 그 마음세상은 없애고, 낮은 곳으로 흐르고 끝없이 포용하는 물의 마음이 된다면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사회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2014년은 대인배 되는 해

우리나라 민담입니다.
한 나무꾼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습니다.
칡덩굴을 거두려고 붙들었는데,
그것이 하필 그늘에서 자고 있던 호랑이 꼬리였지 뭡니까.
잠자는 호랑이를 건드린 나무꾼은 깜짝 놀라 나무 위로 올라갔습니다.
화가 난 호랑이는 나무를 마구 흔들었습니다.
나무꾼은 놀라서 그만 손을 놓아 나무에서 추락했는데,
하필 떨어진 곳이 호랑이 등이었습니다.

이번에는 호랑이가 놀라 몸을 흔들었고,
나무꾼은 호랑이 등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호랑이는 나무꾼을 떨어뜨리기 위하여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나무꾼은 살기 위해서 사력을 다해 호랑이 등을 더 꽉 껴안았습니다.
무더운 뙤약볕 아래 밭에서 일을 하고 있던 한 농부가
멀리서 이 광경을 보고는 불평합니다.
“나는 평생 땀 흘려 일하면서 사는데, 어떤 놈은 팔자가 좋아서,
빈둥빈둥 놀면서 호랑이 등이나 타고 다니는가?”
농부는 죽기 아니면 살기로 호랑이 등을 붙들고 있는
나무꾼을 하염없이 부러워했습니다.
때로 남들은 다 행복해 보이고 나만 힘든 것 같을 때가 있습니다.
나는 죽어라 일하는데, 남들은 호랑이 등을 타고 신선놀음을 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실상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의 삶이라는 것이 다 비슷합니다.
포인트는 비교하는 마음에 있는 것 같습니다.
비교하는 마음은 끊임없이 세상의 등급을 나누게 하고 나를 불행하게 할 뿐입니다.
비교하지 않는 마음은 나만의 행복 찾기에 집중하게 해줍니다.
더 나아가 긴 노고를 마치고 마침내 신선놀음의 위치에 오른 그를 향해
기꺼이 박수쳐줄 줄 아는 큰 마음그릇을 갖게 해줄 것입니다.
고로, 비교하는 마음만 없애면 되겠습니다.
‘대인배 되기’ 2014년 새해 목표로 제안합니다.

새 시대

천지가 새 천지가 되고 천인지가 사는 때
세계의 정신의 으뜸이 되고
모든 종교를 넘어간 초종교가 되고
인간이 최고가 되는 인존시대
인간의 뜻에 인간 속에 천지가 있어
인간이 주인이라 자기의 복을 쌓고 그 복 속 사는 때
자기가 자기 속서 주인이 되고 부처가 되고 왕이 되고
자기가 세상의 주인이 되어
죽음이 없고 인간사의 무거운 고통 짐이 없고
또 좋다 나쁘다 싫다 좋다가 없다
인간이 가진 관념 관습은
자기의 마음인 허상의 자기일 뿐
세상에는 없는 것이다
말만 듣던 천국을 살아서 가고
말만 듣던 성인 신선 부처님이 부지기수로 나오고
 
자기의 마음의 틀 속서 죽어 있는 자가 산 자가 되고
말만 듣던 거듭나고 다시 나고 부활됨이 인간이 되고
수많은 이가 자기를 찾는다 아우성쳐도 찾지 못하다가
누구나가 찾아 다 성인이 되는 시대
인간이 꿈속에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다가
세상의 이치를 아는 시대
말씀하신 모든 것들이 이루어지는 시대
말만 듣던 영생천극락이 실현되는 시대가
지금의 시대이고
인간이 자기의 열등의식을 채우려 날뛰는 부조리가 없고
세상에 사는 사람이 하나가 되는 시대
너의 나라 나의 나라가 없고
모두가 하나가 되는 시대
종교 사상 철학이 하나가 되고
성인들이 살아 남이 잘되게 하는 시대
하늘이 낮아 하늘 살고
열등의식이 없어 부족함이 없는 시대
다시 말하면 인간의 관념 관습을 다 넘어간 시대
죽어도 죽지 않고 영원히 살고
말만 듣던 인간 완성이 되어
이 세상 저 세상이 둘이 아닌 시대라
웃음이 끊이지 않는 시대
죽어도 곡을 하지 않는 시대
인간이 지혜가 있어 번뇌망상이 없고
어리석지 않고 열심히 일하여 살기 좋은 시대
불국토의 시대
칠정오욕으로부터 벗어나고 생로병사가 없는 시대
이 자체를 벗어나 나고 늙고 병들고 죽음이 없는 시대
이 땅 이곳이 천극락인 시대
홍익인간 이화세계가 이루어지는 시대
 
모두가 하나가 되어 영원히 사는 시대
신이 되어 사는 시대
부처님이 되어 사는 시대
순리로 사는 시대
욕심이 없어 도둑이 없고 강도가 없고
남을 해치지 않는 시대
법이 없어도 사는 시대는
사악한 이기적인 인간의 마음을 버리고
신의 마음으로 바꾸는 것이다
신의 나라 다시 나 사는 것이다
우 명(禹明) 선생은 마음수련 창시자로서, 시인, 저술가, 강연가입니다. 2002년 인간 내면 성찰과 본성 회복, 화해와 평화에 기여한 공로로 UN-NGO 산하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교육자협회로부터 ‘마하트마 간디 평화상’을 수상했으며 세계 평화 대사로도 활동 중입니다. 저서로 <세상 너머의 세상> <살아서 하늘사람 되는 방법> 등이 있으며 그의 저서 중 <이 세상 살지 말고 영원한 행복의 나라 가서 살자>의 영역본은 세계 최대 인터넷 서점 ‘아마존닷컴’에서 주간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데 이어, 5개 국제도서상 2013 LNBA, NIEA, IBA, IPPY Awards, 2012 eLit Awards에서 영성, 정신, 철학 분야 금메달을 수상하였으며, 최근 <진짜가 되는 곳이 진짜다>의 영역본이 2014 에릭 호퍼 북 어워드에서 ‘몽테뉴 메달’을 수상하는 등 마음과 비움, 깨침에 대한 우 명 선생의 철학이 전 세계의 관심과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열린 고민 상담소

제 고민은요?

엄마가 20년 넘게 스트레스를 받아오셔서 온몸에 근육 통증이 있으시고 불면증에 소화 장애 불안증 우울증까지 있습니다. 병원에선 아무 병명이 없다고 하여 신경과 약을 복용 중입니다. 몇 년 동안 해오던 일도 접으시고, 계속 누워만 계십니다. 과거에 있었던 일들만 생각나는지 죽고 싶다며 눈물만 흘리십니다. 아빠는 따로 살고, 저도 취업 준비 중이라 옆에 있어 드릴 수만도 없습니다. 엄마를 어떻게 도와드려야 할지 정말 답답해 도움을 요청합니다.

제 생각은요!

저희 엄마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셨던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해가 안 돼서, 왜 그러냐고 화도 내고 이렇게 해봐, 저렇게 해봐 엄마를 바꾸려고 시도를 하곤 했어요. 그런데 돌아보니 오히려 그 시간들이 서로에게 참 힘들고 상처를 주었던 시간이었더라고요. 어느 날부터는 엄마를 어떻게 바꿔야겠다는 마음을 놓고 이야기를 들어드렸어요. 그냥 엄마 이야기를 듣다 보니까, 엄마가 제 생각보다 훨씬 더 힘든 시간이 많았구나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더라고요. 엄마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주니까, 오히려 엄마 마음도 풀리시는 거 같았어요. 내 기준에서 엄마를 어떻게 바꿔보겠다고 애쓰지 마세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엄마의 모습을 바라봐주고 따뜻하게 손잡아주면 그 진심이 훨씬 더 잘 전달될 거예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엄마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그 아픈 기억 속에서 나오실 수 있을 거예요. 취업 준비하랴~ 엄마 걱정하랴~ 많이 힘드실 텐데 중요한 건 본인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란 거 잊지 마시고 파이팅하세요. 아자 아자~! 김연지

혼자만 고민하지 마시고 주위 분들의 도움을 청하셔야 할 듯합니다. 아버지, 그리고 형제분들, 친인척분들에게 함께 엄마를 도와보자고 호소해보면 어떨까요? 가족들은 대부분 말할 필요도 없이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단정 지어버리며, 서로 입도 떼기 싫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사람 또한 가족일 겁니다. 특히 아버지를 밖에서라도 만나서 따님의 고민을 진솔하게 말씀드리시고 같이 돕도록 호소해 보세요.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지려고 하지 마시고 오늘 현재 당장 엄마를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그리고 결국 나 자신을 위해서 무얼 하는 게 좋을지 우선순위를 정하시고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보셨으면 싶네요. 박완선

우리 3남매가 한창 돌아가면서 엄마 속을 썩였을 때가 생각나네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갱년기로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져 있던 엄마가 친구분들과 여행을 다녀오시더니 얼굴에 생기가 돋으시더라고요. 엄마와 친한 분들을 섭외하셔서 함께 여행을 떠나시게 해보세요. 엄마라는 옷을 잠시 벗어던질 수 있게요. 그렇게 잠깐 거리를 두되 난 엄마의 모래 같은 마음도, 자갈 같은 마음도 다 품어드리겠다는 믿음을 드리는 것도 잊지 마세요. 마음이란 건 공짜로 배달되는 우편 같은 거라서 마음먹은 즉시 전달이 되더라고요. 명명정

어머니가 앓고 계신 증세가 제가 과거에 앓았던 증세랑 똑같네요. 무기력하고, 우울증에 빠져 일도 못 하고 계속 눈물만 나고. 그때는 설거지도 며칠에 한 번씩 하고, 자도 자도 몸이 무거워서 못 일어나고. 별로 살고 싶지 않은데 그래도 애들이 있으니까 살아야지 하면서도 못 일어나겠더라고요. 무기력증에 빠지면 게을러서가 아니라, 정말 몸이 무거워서 움직일 수가 없습니다. 남편하고도 사이가 안 좋고, 대화할 상대도 없어서 더 그런 증세가 심화되었던 거 같아요. 그때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시작한 게 마음수련이었습니다. 수련을 하면서 보니까 그동안 살아오면서 충격받은 거, 힘들었던 것들이 내 마음이 감당하지 못할 만큼 쌓여버려서 그런 증세를 갖게 된 거였더라고요. 아마 엄마도 과거의 상처들이 본인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여 있을 겁니다. 따님이랑 같이 그렇게 마음을 비울 수 있는 프로그램에 참가해보기를 권하고 싶네요. 저도 그랬듯 꼭 벗어나실 수 있을 겁니다. 장주란

지금 고민 중이신가요. 혼자
힘들어하지 마시고 함께 나눠보아요.
고민과 의견이 실리신 분께는
소정의 선물을 드립니다.
엽서, 이메일 edit@maum.org
SNS 관련 게시글의 댓글로도
참여 가능합니다.

함께 나누고 싶은 다음 고민입니다.

음악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친 지 10개월쯤 됐습니다. 주로 초등학교 저학년들이 일주일에 5일 정도 와서 배웁니다. 아직 애들이 어려 놀이방 같은 분위기의 학원인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난감한 아이들이 많아요. 항상 산만한 아이, 거친 욕설과 행동이 몸에 배어 있는 아이, 무조건 싫다고만 하는 아이. 말로 하다가 너무 화가 나면 학부모에게 말씀드리기도 했는데 아직 어려서 그렇다며 방치하는 분위기입니다. 가만 보면 아이들 중엔 이혼한 가정, 한부모 가정에서 크는 아이들도 많더라고요. 학원 강사가 주제넘나 싶으면서도, 그래도 선생님인데, 수업 외에도 인성적인 부분도 잘 가르쳐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도와주세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모처럼 마감 회의가 빨리 끝나고 차도 안 막혀서 평소 퇴근 시간보다 집에 40여 분 빨리 도착했습니다. 현관문을 들어서기 전 아내에게 문자가 옵니다. “오늘도 많이 늦을 거 같다.” 요즘 아내 회사의 기계 교체 작업으로 업무가 많이 늦어지는 바람에 며칠 계속 아내가 늦었습니다. “송이랑 밥 챙겨 먹어.”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니 집이 조용합니다. 누님 집에 다니러 간 부모님 방은 일주일째 굳게 닫혀 있습니다. 고1 아들 녀석은 학원에 가 있을 시간이고 중2 딸아이도 이웃에 사는 이모 집에서 저녁 먹고 오겠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아버지 어머니가 안 계십니다… 아내가 저보다 늦게 퇴근한 적은 몇 년 만에 이번 주 이틀이 처음입니다… 학원 시간대가 틀린 남매가 함께 집에 없는 적도 참 오랜만입니다… 항상 여섯 식구가 북적이던 집이……. 그리고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혼자 집에 있어본 적이 언제였던가를 떠올려 봅니다. 백만 년은 된 거 같습니다. 그래서 조용히 외쳤습니다… 앗~ 싸~~~

옷을 벗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반바지로 갈아입고 속옷을 챙겨서 화장실로 갔지만, 그냥 아무것도 안 챙기고 아무것도 안 입고 거실을 가로질러 화장실로 갔습니다. 화장실 문도 열어 놓고 샤워를 했습니다. 콧노래도 한번 흥얼거렸습니다. 그리고 실오라기 하나 안 걸치고 거실로 나왔습니다. 몇 분을 그냥 그렇게 서성였습니다. 환기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옷을 입고 창문을 열었습니다. 저녁 공기가 상쾌합니다.

밥 생각도 없이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군것질거리를 주섬주섬 챙겨 컴퓨터 전원을 켰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노출 수위가 어쨌느니 저쨌느니 했던 영화 한 편을 다운받기 시작했습니다. 10분 걸린답니다.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감자칩 하나를 입에 넣었습니다. 바삭~ 하고 씹히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습니다. 정말 정말 아무도 없었습니다…….

다운로드가 5분여를 지날 쯤 갑자기 작은 방 문이 열립니다. 무슨 공포 영화에서처럼 삐거덕거리며 조금씩 열린 것도 아니고 그냥 퍽~ 열리더니 시커먼 물체 하나가 나왔습니다. 그리고 10여 년 가까이 들었던 말을 그 시커먼 물체가 합니다.
“다녀오셨습니까.”
아들 녀석에게 인사받고 욕한 건 첨입니다.
“깜짝이야, 썅.”
정말 놀래 죽는 줄 알았습니다.

백일성(43)님은 동갑내기 아내와 중딩, 고딩 남매 그리고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입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다음 아고라 이야기 방에 ‘나야나’라는 필명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남기고 있으며, 수필집 <나야나 가족 만만세>, 최근 <땡큐, 패밀리>를 출간했습니다.

아침부터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 학교 갔다 와서 약 먹고 쭉 자는 바람에 학원은 못 갔다고 합니다.
“노크하고 나와야지, 놀랬잖아 시끼야~”

말도 안 되는 말에 아들 녀석이 대꾸도 안 합니다.
사춘기 아들 녀석 방을 열고 아들 녀석이 깜짝 놀라는 그림은 많이 봤어도 방에서 나오는 아들 녀석 때문에 43살 먹은 아빠가 놀래서 욕하기는 쉽지 않은 일일 겁니다.

군것질거리를 다시 집어넣고 아들 녀석과 같이 먹을 저녁상을 차렸습니다. 계란 프라이를 하려는데 아들 녀석이 안방에서 나오며 한마디 합니다.
“아빠… 바탕화면에 영화 같은 거 받지 말라니까요… D 드라이브에 받으라니까요.”
계란 깨다 말고 슬쩍 안방으로 갔습니다. 컴퓨터 모니터에 서류철이 날아갑니다.

[두여자.avi 파일이 바탕화면 폴더에서 D: 영화 폴더로 15초 남았습니다] 아들 녀석이 친절하게 옮겨 줬습니다. 이런…….

그래도… 밤에 피곤한 아내랑 봤습니다. 두 여자 사이에서 바람피우던 남자가… 추운 겨울에 객사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내가 제 머리를 한번 쓰다듬으며 한마디하고 잠듭니다. “영화 참 교훈적이네… 그치?”

미리내가게

취재 문진정

앗, 이런 곳이?

모르는 사람을 위해 커피 값을 내고, 또 누군가가 미리 계산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가게가 있다. 햄버거 가게면 햄버거를, 빵집이면 빵을 미리 계산하고 또 무료로 먹는 것이다. 동서울대학교 김준호 교수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커피 값을 미리 계산해놓는 유럽의 나눔 문화 ‘서스펜디드 커피suspended coffee’ 운동을 알게 된 후, 한국에도 이런 운동을 전파해야겠다 결심하고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그리고 그 이름을 ‘미리내가게’라 붙였다.

처음에는 커피 10잔을 마시면 한 잔을 무료로 주는 음료 쿠폰에서 착안해 손님들이 한두 개 찍고 버리는 쿠폰의 도장을 모아 생기는 무료 커피를 기부하는 아이디어로 시작했다. 그러다 점차 손님들이 원하는 메뉴를 미리 계산하거나 특정 누군가를 지정해 미리 계산을 하는 등의 가게마다 운영 방식을 다양화했다.

지난 5월 처음으로 시작한 경남 산청의 커피숍 이후 7개월 만에 전국은 물론 스리랑카와 일본까지 모두 100여 곳의 미리내가게가 생겼을 만큼 빠르게 전파되고 있는 미리내 네트워크. 최근에는 이화여대 내 학생 식당도 미리내가게가 되었다고 한다.

누군가를 위한 따듯한 밥 한 끼 살 수 있고, 또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건 모두에게 고마운 일이다. 받는 사람은 기분 좋고, 미리 내는 사람은 더 기쁜, 생활 속 나눔 운동이다.

미리내가게 현판에는 미리내(은하수)를 뜻하는 파란 별이 그려져 있다. 사회적기업 인쇄피아에서 모든 가게의 현판, 쿠폰함 등을 무료로 제작해주고 있다.

‘미리내맨’ 김준호 교수 이야기

문의 전화가 하루에도 100통이 넘게 올 정도로 바빠진 미리내맨 김준호 교수. 아무리 바쁘더라도 시간을 쪼개고 사비를 털어 전국 어디든지 사장님을 직접 만나러 간다.
홈페이지 mirinae.so

제가 어릴 적만 해도 미리내가게와 비슷한 것들이 많았어요. 학교 앞 식당에 선배들이 미리 밥값도 내주고, 동네 구멍가게에서도 엄마가 미리 맡겨둔 돈으로 군것질을 하고요. 그런데 요즘은 사람들 간에 신뢰가 많이 깨져 기부 단체조차도 믿지 못하게 되었죠. 그런 사회 분위기에서 돈을 미리 내고 또 누군가 그 돈으로 먹을 수 있는 가게가 생겨난다는 것은 기본적인 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가게 사장님들이 처음에는 이게 될까, 걱정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하시지만 점점 생각이 바뀌세요. 적든 크든 손님들은 사장님을 믿고 돈을 내는 것이기에 자부심을 가지게 되고 가게 운영도 더 열심히 하시고요.

기부라고 하면 뭔가 큰 결심을 해야 할 수 있는 거지만, 나눔은 ‘지금 있는 데서 조금 떼어주는 거’잖아요. 누구나, 지금 상태에서 할 수 있는 게 나눔이라고 생각해요. 기부라고 하면 어려운 사람과 아닌 사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을 나누게 되는데요, 그냥 너도나도 편하게 먹고 또 내주기도 하는 새로운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특히 요즘 청소년들과 어른들은 세대가 단절되다시피 했는데 어른들이 아이들을 위해 미리 빵 값이라도 내주면서 서로에 대한 신뢰도 쌓고 그러다 보면 아이들도 나누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동네 가게들이 새로운 가치를 나눌 수 있는 매개 공간으로 바뀌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미리내가게 서울 합정 1호점 <노PD네 콩볶는집> 노희정 사장님

서스펜디드 커피 이야기를 SNS를 통해 접했어요. 너무 좋은 아이디어 같아서 나 혼자라도 할까 했는데 미리내가게라는 게 생긴 걸 알고 너무 기뻤어요. 와~ 나 같은 사람 또 있네! 바로 김준호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지요. 다들 걱정하시는 부분이 ‘아무나 먹으면 어쩌지?’예요.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공짜로 먹는 사람보다 미리 내는 사람이 더 많더라고요. 그래서 오시는 분들께 편하게 드시라고도 권하고 여름철 고생하시는 택배 기사님께 시원한 커피 한 잔 드리기도 해요.

한 번 미리 내보신 손님들은 “이렇게 기분 좋은 거”였냐며 굉장히 좋아하세요. 올 때마다 미리 내주시는 단골손님도 있고요. 따로 시간 낼 필요 없이 생업 속에서 할 수 있는 나눔 운동이라 저로서도 더 뿌듯하고 자신 있게 손님들께 권하고 있습니다.

또 ‘우리는 이런 착한 가게다’가 아니라 동네 사람들과 인사하면서 따듯한 마음을 나누는 공간을 만드시고 싶은 사장님들께 추천합니다.

포항 신도여관 주인 할머니의 러브스토리

2010년 7월, 드디어 오랫동안 벼르던 국내 일주를 시작했다. 부에서 출발해 김해 봉하, 경남 창원…. 그 여행길에서 만난 한 분을 소개한다.

9월 초, 나는 경북 포항으로 향했다. 이름난 명소인 간절곶을 보고 나오는 길, 구룡포 마을 앞에서 왠지 모르게 발길이 멈췄다. 그리고는 무려 한 주를 머물렀다.

내가 묵었던 곳은 구룡포의 ‘신도여관’. 오랫동안 그곳에서 여관을 운영해온 할머니는 푸근하게 나를 맞아주었다. 공짜 밥도 여러 번. 밥 사먹으러 나갈라 치면 찬이 없다 걱정하면서도 두 번 묻지 않고 얼른 밥을 퍼다 주셨다. 식사 중에 찾아오는 이웃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구룡포에서 머물던 마지막 그날도 역시 세수를 하고 방 안에 들어서는데 박할머니가 ‘밥 먹자’고 불렀다. 그리고 식사를 하며 할머니는 돌아가신 남편 이야기를 해주셨다.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부부 연을 맺었던 할아버지는 지난 5월 돌아가셨다 했다. 할아버지는 성품이 매우 온화하고 성실한 분이었단다. 평생 뱃사람으로 살면서 술 한번 입에 대지 않고 언제나 할머니 기분에 맞추려 노력했다고 한다. 할아버지와 달리 화통하고 직설적이었던 할머니가 어쩌다 맘이 언짢을 때면 할아버지는 아들 셋을 데리고 나가 자장면을 사 먹이고는 “오늘은 엄마가 힘든 날이니 조용히 놀거라” 하고 타일렀다 한다.

그런 할아버지가 큰 병을 얻은 건 5년 전이었다. 할아버지가 병상에서 지낸 몇 년간은 할머니에게도 힘든 시간이었다. 매일같이 할아버지의 대소변을 치우며 행여나 욕창이 생길까 80킬로그램이 넘는 몸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쉴 새 없이 닦아줘야 했다. 당신 몸과 같이 귀한 남편이 너무 아파할 때면 ‘이리 아플 거면 차라리 죽었으면…’ 하는 생각도 들더란다.

그러던 지난 5월 어느 아침, 그날도 할아버지는 옷 안 가득 대변을 봤다. 할머니는 여느 때처럼 싫은 내색 없이 “똥도 어찌 이리 예쁘게 쌌노” 하며 할아버지 엉덩이를 톡톡 두드렸다고 한다. 그리고 말끔히 주변을 정리하고 돌아와 앉으니 할아버지가 대뜸 할머니 손을 잡고 볼에 비비시며 “고맙다, 고맙다” 하더란다. 할머니가 별소릴 다 한다며 손을 뿌리치니 다시금 손을 잡아당겨선 “이리 고마운 거 나아서 갚고 가야 하는데…, 대신에 내 갈 때 당신 몸 아픈 거 다 갖고 갈게” 하시곤 잠이 들었단다. 그런 할아버지를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는데 문득 이불 밖으로 나온 할아버지 두 발이 그리도 안쓰러워, 남편 곁에 반대로 누워 그 발을 안고 살포시 잠이 들었단다.

잠시 후 누군가가 자신을 깨우고 있음을 느꼈다. 지나가다 문병 온 이웃이었다. 놀라서 일어나 보니 조금 전까지 멀쩡해 보였던 할아버지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 와중에도 할머니만 바라보던 할아버지가 서서히 들고 있던 팔을 떨어뜨리려 할 때, 할머니가 그 팔을 받쳐 들며 “여보, 왜 이래요?” 하고 소리쳤는데,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살아 계실 때 몇 번이고 “당신 죽어서 내 찾아올 거지?” 물었을 때 단 한 번도 “그러마” 하지 않고 “지겨워 죽겠는데 죽어서 왜 또 만나!” 하며 핀잔을 준 것이 그리도 후회스럽다 하셨다.

눈두덩이 발개진 할머니가 걱정스러워, “그 마음 모르실 리가 있겠어요. 할아버지가 좋은 데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원 없이 재미있게 사시다 나중 나중에 만나시면 되잖아요” 하고 위로해 드렸다.

할머니께선 강아지 같은 눈으로 “정말 그럴까…” 하고 되물으셨다.

만남과 헤어짐이 인스턴트커피 타는 것만큼 쉬운 요즘이다. 나 역시 언젠가부터 ‘사랑은 그저 시시한 거구나’ 합리화하고 살았는데, 할머니의 절절한 러브스토리 앞에선 ‘다만 내가, 내가 한 사랑이 부족했었구나’ 인정해야 했다.

할머니와 만난 지 벌써 3년여가 되어간다. 지금도 건강히 여관을 운영하고 계시다는데, 이번 여행길에는 다시 한 번 할머니를 찾아봬야겠다.

이명주 36세. 프리랜서. facebook.com/BangsasiGuesthouse

‘아름다운 사람,

박양덕 할머니께’

경북 구룡포 <신도여관>

박양덕 할머니께는

이명주님의 마음을 담아

난 화분을 보내드립니다.

 

나에겐 ‘꽃보다 아름다운

그 사람’을 소개해주세요.

그에게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마음을 담은 편지글도 좋습니다.

소개된 분께는 꽃바구니

혹은 난 화분을 보내드립니다.

추위를 이겨낸 화초가 건강하다

글 & 사진 성금미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의 저자

날씨가 추워지면서 화초들의 겨울나기가 걱정이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화초를 제대로 월동시키려면 집에 ‘온도계’가 하나쯤 있으면 좋아요. 화초가 놓인 공간의 최저 온도를 알아야 하기 때문인데, 하루 중 제일 추운 새벽 시간의 온도를 체크해 보면 틀림없어요. 혹은 ‘우리 집 베란다에선 물이 언다’ 하는 분은 화초를 좀 더 따뜻한 실내로 들여놓아야 합니다.

실내 화초의 최저 월동 온도는 평균적으로 보아 영상 5도쯤이에요. 물론 그보다 기온이 아래로 내려가도 월동하는 화초가 있고 그보다 좀 더 높아야 월동하는 화초가 있긴 하지만 우리가 흔히 키우는 화초 중의 많은 수가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만 않으면 거뜬하게 월동할 수 있답니다.

잎이 넓은 관엽 식물 대부분은 영상 10도 안팎으로 맞춰주면 돼요. ‘너무 추운 거 아니야? 사람 같으면 얼어 죽겠네…’ 생각하겠지만 그건 우리들의 생각일 뿐 식물은 사람과 달라요. 화초를 너무 따뜻한 곳에만 두면 오히려 건강하게 자라지 못해요. 같은 종류의 식물이라도 추운 베란다에서 겨울을 난 아이와 따뜻한 거실에서 겨울을 난 아이가 다릅니다.

추운 데서 겨울을 이겨낸 식물은 줄기도 더 튼실하고 꽃대도 굵으며 꽃의 색깔 역시 더 진해요. 얼지 않을 만큼의 추위는 겪어봐야 몸체가 더 건강해지고 꽃눈이 많이 생깁니다. 우리가 힘든 고통과 도전의 시간을 이기고 난 다음에 얻게 되는 보람과 같은 거지요.

저는 여기서 또 한 가지를 배운답니다. 사람에게나 식물에게나 적당한 외부 자극이나 스트레스는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미역 옹심이

추운 날씨에 따끈한 국물 한 그릇은 몸과 마음을 녹여주는 보약과 같다. 미역 옹심이는 따끈한 국물에 말랑말랑한 찹쌀 옹심이가 허기도 달래주지만 미역이라는 재료 때문에 살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미역은 오이와 궁합이 잘 맞아 여름철에는 미역오이냉국을, 겨울에는 이렇게 찹쌀가루에 오이를 갈아 빚은 옹심이를 끓여주면 그 향과 맛이 특별하다. 옹심이 만드는 게 번거롭다면 조랭이떡이나 떡국 떡, 또는 쌀국수나 소면 등을 넣어 활용해 보아도 좋다.

글 & 요리 이미경 자료 제공 <국민 야참>(상상출판)

재료
마른 미역(자른 것) 1/4컵, 마른 표고버섯 2개, 오이 1/4개,
찹쌀가루 1컵, 참기름 2큰술, 국간장 1큰술, 물 3컵, 소금 약간

1 마른 미역은 찬물에 불려 물기를 꼭 짜고, 마른 표고버섯은 물에 불려 밑동을 떼어 채 썬다.
2 오이는 흐르는 물에 씻어 껍질째 강판에 갈아 찹쌀가루 1컵에 넣어 말랑말랑하게 반죽하여 동그랗게 빚어 옹심이를 만든다.
3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미역과 표고버섯을 넣어 참기름이 흡수될 때까지 달달 볶다가 국간장 1큰술을 넣어 간하고 물 3컵을 부어 끓인다.
4 국물이 우러나고 미역이 부드러워지면 오이 옹심이를 넣고 동동 떠오를 때까지 끓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O2 마그네틱 덤벨


이름은?  ‘O2 마그네틱 덤벨’. 자석 원리로 만든 아령이다. 형태가 도넛과 닮아서 ‘Mr. Donut’이라는 이름도 후보에 올랐지만, 우리 신체에 필요한 산소의 분자식이기도 하면서 형태적으로 덤벨 디자인과 비슷한 ‘O2’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운동을 하면서 느꼈던 문제점들을 해결할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자석이 가진 재미있는 현상을 접목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3명의 팀원이 4개월 동안 수정을 거듭하며 작업했다.

제품의 원리는?  전자석의 극과 세기를 사용자가 원하는 강도로 설정하여 밀고 당기는 힘을 조절하면서 운동을 할 수 있다. 즉 보통 10가지 강도의 운동을 하려면 10개의 아령이 필요하지만, 마그네틱 덤벨은 하나로 모두 충족이 된다. 무게가 가벼워 휴대가 편리하고, 체육관 밖에서 언제 어디서나 운동을 할 수 있다. 덤벨 디스플레이에 있는 8칸의 막대 표시는 각 3kg의 무게를 나타내는데 3kg에서 24kg까지 적절한 중량을 선택할 수 있고 디스플레이 화면 중간에 표시된 숫자로 운동량을 볼 수 있다.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운동 기기를 디자인한다는 것은 인체공학적인 지식과 안전성, 사용성 등 다양한 사항들을 고려해야 하기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웠다. 특히 기존 운동 기기와는 다른 기능성 디자인이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한눈에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것이 중요했다. 콘셉트가 묻어나는 적절한 형태 디자인, 쉽고 간편한 인터페이스에 특히 심혈을 기울였다.

주변의 반응은?  미국산업디자인협회가 주관하는 ‘2013 IDEA 국제어워드’에 당선된 이후 UAE, 오스트리아, 영국, 독일, 네덜란드 등 전 세계 곳곳에서 구매, 상용화에 대한 문의를 많이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스탠포드 병원에서 ‘Helath Wellness & Sports Expo 2013’에 참가 초청이 오기도 했다.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 같아 기뻤다. 현재로서는 직접 상용화할 생각은 없고 더 뛰어난 분들이 이 작품을 상용화해주시면 좋겠다.

하고 싶은 말?  <마음수련>의 많은 독자 분들이 이 작품을 통해 디자인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더 좋은 디자인으로 다시 뵐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만든 사람 유수현, 김홍석, 이주현 국민대학교 공업디자인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