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자기 계발서에는 행복한 삶을 위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꿈을 머릿속에 그리면 인생이 바뀐다’ 등 사고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내용이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사람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머릿속에 굳어진 고정관념만큼이나 몸에도 고정된 습관들이 뿌리 깊이 박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바꾸겠다는 마음만으로는 효과를 보기가 어렵고, 그것은 이미 다양한 실험으로도 증명이 되었다.
영국의 심리학자 리처드 와이즈먼은 ‘생각을 바꾸라’는 기존 이론에 맞서서 마음가짐보다 행동을 먼저 바꿔보라 제안했다. 사실 이 이론은 백 년도 훨씬 전, 윌리엄 제임스라는 철학자에 의해 먼저 제기되었는데 최근 여러 실험으로 그 가능성이 증명되었다.
발꿈치를 들거나 주먹을 불끈 쥐면 자신감이 생기고, 과자를 싫어하는 척 밀쳐내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등 바뀌고자 하는 성향의 사람처럼 행동하다 보면 몸과 마음 모두에 변화를 가지고 온다는 것이다. 실제로 내키지 않는 말도 계속 반복하면 마음 깊이 인정이 되고, 익숙지 않은 일일지라도 조금씩 실천하다 보면 어느새 습관은 바뀌어 있는 것이다.
지금 입꼬리를 올리고 바른 자세로 앉는 것, 잘못했다, 고맙다는 표현을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이 열 번 생각하고 다짐하는 것보다 빠른 변화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생각이 아닌 사소한 행동으로 삶의 변화는 시작된다.
연필을 물고만 있어도 행복감을 느낀다
철학자 윌리엄 제임스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관찰함으로 인해 특정한 감정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즉 행복하기 때문에 웃기도 하지만, 웃기 때문에 행복을 느끼기도 하고, 두려워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도망가는 자신의 행동을 보면서 두려움을 더욱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독일의 한 연구팀에서는 A그룹의 사람들에게 입으로 연필을 물고 있도록 하고(웃는 표정), B그룹에게는 입술을 ‘우’ 모양으로 오므려 연필을 물고 있도록 했다(찡그린 표정). 그 결과 웃는 표정을 지은 사람들이 더 높은 행복감을 느낀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한 표정을 짓고 그것을 스스로 관찰한 것이 감정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모니터 높이로 집중력 조절하기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좀 더 강력한 동기부여를 하고 싶다면, 모니터의 중심을 시선보다 살짝 높이 두자. 1980년에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존 리스킨드는 사람들을 모아 절반에게는 등을 구부리고 고개는 아래로 향하는 자세를, 나머지 절반에게는 똑바로 앉아서 어깨를 펴고 고개를 치켜든 자세를 취하도록 했다. 3분 뒤 각각 다른 방으로 가서, 풀기 어려운 문제들을 내주었는데, 똑바른 자세를 취한 사람들이 구부정한 자세의 사람들보다 두 배나 더 오래 문제를 붙들고 있었다고 한다. 이후에 다른 집단에서 컴퓨터로 문제를 풀게 했을 때도 똑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미운 사람에게 엄지를 들어라
미국 미시간 대학의 제시 첸들러는, 한 사람에 관한 글을 읽으면서 중지(욕설을 나타내는 부정적 의미)를 들고 읽는 경우와 엄지를 들고 읽는 경우를 비교해서 각각 호감도를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중지를 들고 읽었을 때에는 그가 공격적이라고 평가한 반면, 엄지를 들었을 때는 그를 호감 가는 인물로 평가했다. 마음에 안 드는 동료가 있다면 그를 향해 자주 엄지를 들어 보이자. 나도 모르게 긍정적인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게 될 것이다.
‘~한 척’ 행동하면 실제 그렇게 바뀐다
최근 BBC는 나이 많은 여섯 명의 유명 인사들을 모아 1970년대 그들이 전성기로 활약했던 당시의 사진들을 꺼내두고, 다양한 과거의 물건들로 방을 꾸몄다. 그리고 한 주 동안 이들에게 인생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을 다시 한 번 맛볼 기회를 주었다. 불과 하루 이틀 만에 그들은 기억력, 근력, 활력에서 뚜렷한 개선을 보였고 중풍을 세 차례나 겪었던 여든여덟 살의 여배우 리즈 스미스는 지팡이 없이도 돌아다녔다. 생물학적 나이도 두 명의 경우 두뇌 연령이 무려 20년이나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모든 사람이 전반적으로 기억력과 지능에서 뚜렷한 호전을 보여주었다. 젊었을 때처럼 행동한 것만으로도 신체 나이가 변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