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세상을 품는 어머니의 따스한 미소

전남 순천시 순천만 생태공원 2012년 10월

순천만은 생태 관광 1번지이다. 갈대밭이 사람들을 유혹하고 갯벌 너머로 드리우는 노을빛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들판의 풀숲이나 산자락에 피어나는 안개는 세상의 어머니인 대지의 손길인 듯 보드랍고 아늑하다. 아침 안개와 이슬은 자연이 주는 변치 않는 모성애 같은 선물인 듯 아침 햇살이 산등성을 오르면 잘게 빛나고 황금빛으로 물들다 스러진다.

경남 창녕군 우포늪 2013년 8월
우포늪은 네 개의 작은 늪이 모여 하나의 늪으로 불리는데 이 사진은 사지포로 불리는 가장 동쪽의 늪이다. 이른 아침 태양이 비치면서 온갖 생물이 깨어난다.

물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가 고랑이 되고 짐승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가 길이 되었다. 그 길에 스며든 안개는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그 길 풀잎을 따서 들여다보면 어느새 이슬은 흙으로 스며들어 흔적을 지운다. 흙으로 스며든 이슬은 다시 풀뿌리에 매달리고 거기에 태초의 그리움이 맺힌다. 안개와 이슬이 스며든 대지 위로 뿌려지는 햇살은 안개와 이슬로 세상을 품었던 어머니의 미소다.

경남 함안군 창녕군 낙동강 2013년 5월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이다. 남지철교로 유명한 남지 부근의 모습이다. 이곳에서 강은 더욱 넓어져 큰 강의 모습을 이룬다. 아침 황금빛에 강도 금빛이 되었다.

세상 구석구석 들판이거나 산길이거나 갯고랑이거나, 저 멀리 외로운 섬까지 품고 있는 잔잔한 파도이거나, 햇살은 가리지 않고 펼쳐진다.
어머니의 자애로운 눈길은 사물과 대상을 가리지 않듯 햇살은 그렇게 멀고 넓게 펼쳐진다. 폭풍우가 일고 눈보라가 쳐도 싹이 돋아나고 꽃이 피고 열매가 맺히는 까닭이다. 꽃이 아름답고 열매가 달콤한 까닭이다.

사진 신병문 & 글 이민

사진가 신병문님은 개인 비행 장비를 타고 하늘에서 직접 찍은 우리 땅 풍경을 통해 이 땅의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는 데 소명 의식을 갖고 있으며, 현재 하늘과 땅에서 대한민국을 기록하는 5년간의 국토대장정 사진 기록 프로젝트를 진행 중입니다. 저서로는 <비상-하늘에서 본 우리 땅의 새로운 발견>이 있습니다.
+
글쓴이 이민님은 여행수필가, 카페인테리어 작가로 2009년 가을 목포에서 서울까지 도보 여행 후 <대한민국 국도1번 걷기 여행>을 시작으로 여행길에서 느낀 삶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고 있으며 저서로는 <소울로드>(공저) <하늘을 보며 천천히 걷다> 등이 있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