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하는 어느 한때 참으로 고요한 찰나를 만났습니다. 잠시 숨 고르기라도 하는 걸까 참으로 고요한 새벽이었습니다. 안개 사이로 비쳐지는 시리디시린 하얀 풍경…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에 우리 함께 있네요. 정말 반갑습니다.
사진, 글 김선규
눈보라 몰아치는 추운 겨울. 농가를 기웃거리는 작은 새를 위해 농부는 호두 부스러기를 소쿠리에 담아 내어줍니다. 그리고 흐뭇하게 바라봅니다. 자식 입에 먹을 것 들어갈 때 제일 좋다는 엄마 미소입니다. 땅의 마음, 농부의 마음, 엄마의 마음은 역시 하나인가 봅니다.
인디언들은 말을 달리다가 그 자리에 서서 한참을 뒤돌아본다 하지요. 뒤늦게 오는 자기 영혼을 기다리는 것이라 합니다. 자기가 걸어온 눈길을 뒤돌아보는 저 비둘기. 한 해 동안 정신없이 걸어온 길을 반성하게 합니다. 혹 내 영혼은 두고 껍데기만 온 건 아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