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든 사람: 권민주 26세. 디자이너
이름은?
Plant’s Earth. 식물의 지구라는 뜻이다. 화초는 자라면서 여러 번 분갈이를 거치고 나중에는 땅에 심겨지게 된다. 처음 함께한 화분의 흙이 땅까지 함께 간다는 의미에서 ‘식물의 지구’라고 지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부모님이 화원을 운영하셔서 어릴 때부터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 분갈이 때마다 몸살을 앓는 식물을 위한 디자인을 생각하다가 친환경적이면서도 식물이 죽을 때까지 처음의 흙과 함께할 수 있는 화분을 만들게 되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화분이 없으니 환경에도 좋고, 식물의 뿌리가 자라 화분이 갈라질 때쯤, 더 큰 흙 화분에 넣어주기만 하면 되니 화초를 키우는 사람에게도 편리한 것 같다.
중점을 둔 부분은?
화학 본드를 사용한 ‘무늬만 흙 화분’을 만들 수는 없어서 대체할 접착제를 찾다가 밀가루 풀을 추천받았다. 직접 풀을 쑤어 반죽해 보니 접착이 잘되었다.
주변의 반응은?
3년 전쯤 이 아이디어가 떠올라 2~3개월 시행착오 끝에 완성했다. 2008년 3월 일본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는데 반응이 좋아서 2009년에는 서울에서 전시와 함께 판매도 했다. 지금은 물건이 모두 동이 난 상태이지만 관심 있는 분들은 집에서 간단히 만들어볼 수 있다.
만드는 방법은?
배양토에 직접 쑨 밀가루 풀을 적절한 비율로 섞어 되직한 수제비 반죽처럼 만든 다음, 화분 틀에 안쪽부터 붙여 넣어 모양을 만든다. 틀을 떼어내고 모양을 잡아준 다음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3~4주 정도 말리면 완성이다.
아쉬운 점은?
흙 화분의 단점은 물에 약하다는 것이다. 물을 많이 줘야 하거나 아예 물에 담가서 수분을 공급해줘야 하는 식물은 심을 수 없다. 하지만 다육 식물이나, 산세비에리아, 선인장 등 건조하게 관리하는 식물에는 아주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