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러는 걸까요? 유치원 2년,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1년 한글을 배웠다는 놈들이 왜 이러는 걸까요? 도대체 둘이 대화는 통하는 걸까요?
중학교 2학년 딸아이 방에 네임펜을 빌리러 들어갔더니 딸아이가 휴대폰으로 친구와 문자를 주고받고 있습니다. 책상 쪽으로 몸을 옮기는데 딸아이도 저를 따라 각도를 틀며 휴대폰 화면을 가립니다. 다시 반대편 책장 쪽으로 몸을 옮기자 딸아이도 휴대폰 각도를 바꾸며 움직입니다. 제가 몸을 옮길 때마다 휴대폰 화면을 주시하면서도 어찌 그리 각도를 사각지대로 잘 트는지 신기합니다.
왜 이러는 걸까요? 제 딸이 30여 년 전 제 짝꿍 봉구일까요? 시험 시간 책가방으로 가리다 못해 손바닥으로 가리며 답을 적었던 그 봉구일까요? 시험 문제 중에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이 어디냐는 문제에 봉구가 각도를 틀며 안 보여줘서 얼핏 보고 하얼빈을 허허벌판도 아닌 허벌판으로 적어서 선생님한테 뒈지게 혼나게 한 그 봉구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