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8개월 차 예비 맘입니다. 맞벌이를 하고 있고요,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친정엄마는 언니 아기를 돌보고 계셔서 시어머니께 부탁하려고 하는데, 남편은 그 핑계로 시댁에 많은 돈을 드리자 하네요. 시아버지도 일을 하시는데 시댁 가계까지도 책임지고 싶은가 봐요. 저보고는 절대 직장을 그만두면 안 된다고 하면서. 시댁에 많은 돈을 드리면 제가 직장 다닐 이유가 없을 것 같은데 남편이 설득되지 않습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저도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만, 저는 일단 고민녀님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직장에 다니는 이유가 과연 돈만 벌기 위해서인지, 자기 계발적인 부분도 있다면 얼마나 직장에 다니고 싶은지. 사실 애를 키우며 직장 생활을 하는 것은 정말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본인의 의지가 없으면, 결국은 그만둘 고민을 하게 되어 있어요. 그럴 것 같으면 차라리 마음고생 하지 마시고, 아이를 조금 키운 후에 다시 직장에 다니겠다고 남편과 조율을 해보세요. 그리고 나를 위해 직장에 다니겠다면, 돈에 대한 마음을 접고 남편의 의견을 수용하는 거죠. 무엇보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점 잊지 마시고, 어떻게 하는 게 본인에게 가장 행복한 것인지를 생각해보시고 결정하시길 바랍니다.
아기를 가족에게 맡기려고 하는 건 믿을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렇게 생각하면 얼마나 고마워요. 수고에 대한 답례를 하는 건데, 그 계산이라는 게 정확히 나오는 게 아니어서 갈등이 생기곤 하는 것 같아요. 나도 외손주, 친손주 다 키워봤는데, 내가 먹던 숟가락으로 외손주는 먹여도 친손주는 못 먹였어요. 그런 게 있더라고요. 그렇게 시어머니도 며느리가 어려운 법이에요. 아무리 잘 키운다고 해도 아기가 조금이라도 아프면 원망하기 쉬운데, 그럴 때도 되새겨 봐요. 아기의 무엇에 가치를 두고, 그래서 누구에게 맡겼는가를. 엄마가 감사할 줄 알면 아기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으로 크지 않을까요.
저는 간곡하게 얘기해주고 싶은 게 부부가 서로에 대한 감사함을 따져봤으면 하는 거예요. 남편 입장에서는 아내가 직장을 다니며, 함께 경제를 책임지고 있으니까 고맙고. 아내 입장에서는 시부모님이 건강하셔서 돌봐주실 수 있는 조건이 되니까 감사하잖아요. 서로의 장점과 고마움, 서로 채워줄 수 있는 부분을 솔직하게 대화해보고 “내가 얼마나 힘들게 버는 돈인데 시부모님 다 주면 어떡해?” 하기보다는 “어머니께서 건강하셔서 남한테 안 맡겨서 너무 좋아. 내가 돈을 안 드리자는 건 아니고, 우리 형편도 있고 미래 아이를 위해서도 생각해야 되니까”라면서 지혜롭게 남편을 설득하면 좋겠어요. 돈의 액수보다는 감사한 마음을 남편과 시부모님께 더 많이 당당하게 표현하신다면 미안한 마음, 돈 때문에 주눅 드는 마음 없이 아이를 잘 맡기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참 딱하네요. 어렵게 돈 벌었는데, 다 시댁으로 간다고 생각하면 정말 짜증이 나겠지요. 저도 며느리도 있고, 어린 손녀딸도 있지만, 저는 어릴 때는 그냥 아이를 돌보면 좋겠네요. 그게 아이한테도 정서적으로 좋더라고요. 돈은 조금 덜 모은다고 생각하고요. 나도 하루도 안 놀고 열심히 살아봤는데, 그렇게 멀리 보고 준비한다고 해서 완벽하게 준비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괜히 애들만 외롭게 만든 거 같고.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언제라도 다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준비는 놓지 마세요. 남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정 안 되면 일단은 들어주세요. 다 자라온 환경이 다르니까 이런 일이 일어나는데, 실제로 살아가다 보면 남편의 마음도 달라질 수 있을 겁니다.
제가 구닥다리인지도 모르는데, 저는 너무 돈은 생각지 말고 시댁에 아이를 맡기는 게 옳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도 며느리를 둔 시아버지지만 손자 손녀를 낳아주는 며느리가 내 딸보다 더 사랑스럽다는 게 대체로의 시아버지 마음일 거예요. 옛말에 누구든 자기 먹을 것은 갖고 태어난다고 합니다. 좋은 마음으로 하다 보면, 좋은 일들도 많이 생길 겁니다. 주는 게 있으면 어떻게든 돌아오게 돼 있답니다.
4년 차 주부입니다. 처음에는 저도 시부모님을 친정 부모처럼 모셔보리라 생각했고, 전화도 자주 하고 용돈도 자주 드리는 며느리였습니다. 그런데 점점 시어머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불편하게 다가왔어요. “오징어 데침을 한 번 더 썰어라.” “명절선물은 다른 걸 준비해라.” 별것 아닌 말씀에도 상처를 받기 시작하면서 이젠 전화도 하지 않는 무심한 며느리가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저에게 어머니는 “우리 며느리가 변했네” 하십니다. 그렇지만 저는 시골 가기 전부터 말을 하지 않기로 결심합니다. 잔소리와 트집 잡히는 것이 두려워서요. 물론 필요한 대화는 하지요. 시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하지만 예전처럼 하기엔 또 너무 불편합니다. 현명하게 시부모님과 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