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3천만 명을 넘어섰다. 급속도로 확산된 스마트폰과 언제 어디서나 온라인 접속이 가능한 환경 덕분에 우리는 24시간 통화는 물론 무료 채팅, SNS, 웹 서핑 같은 다양한 방식의 의사소통이 가능해졌다. 따라서 사람 간에 직접 만나거나 통화를 하는 일은 점점 줄고, 설사 만나더라도 각자 손바닥만 한 기계를 들여다보느라 대화가 뚝 끊어지는 풍경을 자주 보게 된다. 길을 걸을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눈앞에 대면하고 있는 가족보다는 스마트폰이 우선이 되어버린 것.
이러한 ‘스마트폰의 부작용’ ‘스마트폰의 문제’를 인식하고 잠시 스마트폰과 거리를 두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처음엔 약간의 불안함, 고립감을 느끼지만, 점점 눈앞에 있는 현실과 사람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나 역시 스마트폰의 문제를 스스로 인정한 적이 있다면 잠시 ‘온라인 피로’에서 벗어나 주변 사람과의 진짜 친밀함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봄이 어떨까.
스마트폰의 폐해, 집중력 저하
미국 스탠포드대학에서는 100명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지’ 실험했다. 그 결과 비슷한 분야의 업무일 경우, 동시에 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결국 뇌가 끊임없이 두 가지 일을 번갈아 하는 것일 뿐이었다. TV를 보며 라디오를 들었을 때 두 가지 내용 중 하나도 제대로 기억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또한 <SBS 스페셜> 제작 팀은 종이와 스마트폰, 컴퓨터 모니터상의 문서를 놓고 어떤 것이 더 기억에 잘 남는지를 실험해 보았는데, 종이에 비해 스마트폰과 컴퓨터로 읽었을 때 글을 읽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내용 이해력과 기억력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린을 통한 정보는 종이에 비해 시선이 훨씬 분산되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끊고 살기’가 가져온 변화
‘스마트폰은 여자 친구이자, 엄마이자, 보물’이라는 신인 연기자 김주혁(27)씨는 연기 연습을 할 때 늘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었다. 대본도, 영상도 모두 스마트폰 안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습하다가도 메시지나 알림이 오면 답장하랴,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면 도무지 연기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래서 스마트폰 없이 2주일간 살아보기에 도전했다. 처음에는 허전함, 지루함, 불안감이 컸지만 곧 아날로그 생활에 적응하게 되면서, 친구, 부모님과의 관계가 매우 좋아졌으며 사람들과 직접 대면하고 소통하는 것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그의 연기 지도 교사는 “짧은 기간이었음에도 연기에 대한 집중력과 감정 몰입 등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스마트폰과 거리 두기 생활 백서
① 스마트폰도 일종의 기계일 뿐
정보 검색, 게임, 심심풀이 웹 서핑 등 기계(스마트폰)를 사용할 때마다 용도를 객관적으로 따져보고 TV나 라디오를 켜고 끄듯이 사용 시간을 조절해 본다.
② 무료 채팅, SNS 알람 꺼두기
정말 급한 용건은 전화가 오기 마련이다. 알람을 꺼놓고 몇 시간 동안 지내보면 별일 아닌 것에 조급증을 느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어? 이걸 계속 목매고 들여다볼 필요가 있었나’ 하는 생각이 한 번이라도 들었다면 성공이다.
③ 일반 알람시계 사용하기
스마트폰을 머리맡에 두고 자면 건강에도 안 좋을 뿐더러 웹 서핑, 게임 등으로 취침 시간이 늦춰진다. 스마트폰 대신 알람시계를 활용하거나 가족에게 도움을 요청해 본다.
④ 일주일에 반나절 스마트폰과 이별하기
일주일에 반나절 정도 스마트폰을 꺼놓는 시간을 정해보자. 아예 전화기로 무언가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는 게 좋다. 학생들은 평일, 직장인은 주말 오후 정도는 스마트폰 없이 지내보면 집중력, 업무의 효율성이 올라갈 뿐 아니라 가족 간의 소통 시간도 늘어날 것이다. 강의실 전체, 회사 부서 전체가 함께 실천하면 더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