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하면 영원한 삶을 누릴 수 있겠습니까?”
“영원한 삶은 지금이다. 현재로 들어오너라.”
“저는 이미 지금, 현재에 있지 않습니까.”
“아니다.”
“왜 아닙니까.”
“너는 과거를 떨쳐버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과거를 떨쳐버려야 됩니까?
제 과거가 다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과거를 떨쳐버려야 하는 까닭은 나쁜 것이라서가 아니다.
죽은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시절에 있었던 한 사람과 한 고승의 대화입니다.
‘영원한 삶’
이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부터 드시는지요?
그것이 무엇이든,
어떤 관념도 선입견도 무시해 보십시오.
그저 지금의 내 모습을, 지나온 나의 삶을 성찰해봅니다.
죽은 것들을 떨쳐버릴 때, 참 생명을 알 수 있으니까요.
그때 비로소 영원한 삶을 향해 진심으로 다가가고
당당히 이르러 살 수 있게 되겠지요.
빼기가 대안이다
내 마음부터 들여다보기 → 반성하고 그 마음 버리기 → 행동하기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의 마음수련 이야기 (2)
지난 호에서 소개한 대로 마음수련은 아이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긍정적인 자아관을 확립시켜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하여, 이러한 방법을 교과 수업에서도 심화 적용해 보았더니 내면은 실제 행동의 변화로 이어졌고 생각하는 것과 행동화하는 것을 일치시켜 자발성과 집중력을 길러주었다.
예를 들면, 아이들이 심청전을 읽고 ‘효도해야 한다’ 다짐은 하지만 그것이 행동 변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워 항상 배운 것과 행동하는 것에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문학 작품을 단순히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주제에 맞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마음수련을 통해 지금까지의 생활을 깊이 되돌아보고 마음을 버리는 시간을 가진 결과, 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깊은 반성을 하였다. 그런 아이들을 보며 무엇보다 마음을 바로잡는 것이 아이들의 교육에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는 선생님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세상을 배워나가는 가장 본보기가 되는 교과서이기에 항상 스스로의 마음을 점검해 보고 나를 반성하며 아이들 앞에 서기 위해 노력한다. 무엇보다도 ‘긍정’의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고, 행동의 본보기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6학년 읽기 교과서 <소희의 일기장>을 통해 바라본 나의 모습
작품 이름 소희의 일기장
작품의 주제 마음을 나누지 못하고 겉과 속이 다른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습
나에게 물어봐요 내 마음속에 외로움과 쓸쓸함은 없나?
내 마음속을 들여다봐요 자고 일어났을 때, 아무도 없을 때, 수련회나 수학여행 갔을 때,
밤늦게 무슨 소리가 들릴 때, 화장실에 갇혔을 때, 학원에서 늦게 끝나고 집에 갈 때, 학년이 또 올라갈 때, 청운대학교에 아는 사람도 없이 영어 공부하러 갈 때, 할머니 댁에서 아빠랑만 살 때.
반성해보고 그 마음을 버려요 나는 여태껏 하기 싫어도 하고, 먹기 싫어도 애써 웃음 지어 보이며
좋아하는 것이라고 먹고 그랬는데 결국 스트레스만 쌓였다. 이제부턴 속마음을 솔직히 말해야겠다.
우리 아이가 마음을 비우니…
6개월 후 33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마음수련이 내 역할에 충실할 수 있게 한다 85%
마음수련이 집중력을 키워준다 72%
마음수련이 교과 공부에 좋은 영향을 준다 79%
등 아이들의 공부와 자발성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긍정적 자신감 회복, 마음이 편해져요
◇ 마음수련을 통해 마음이 편안해지고 적극적으로 공부에 참여하게 되면서 내용 이해나 감상을 더 깊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집중력을 좀 올려준 것 같다. 마음수련은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도와준다.
◇ 선생님은 그냥 면(후루룩 면)인 공부에 마음수련이라는 자장 소스를 가끔씩 곁들이고 웃음이라는 야채도 썰어 넣어 맛있는 자장면을 만들어준다. 그 자장면에 빠져들다 보면 벌써 40분이 다 돼간다. 그리고 선생님께서 해주시는 말은 모두가 이해된다. 그래서 수업 시간이 정말 재미있다.
◇ 나는 오늘 내 마음속 부정적인 나에 대한 ‘거짓 사진’들을 버렸다. 쉬운 교과서, 좋은 교과서, 어려운 교과서, 좋아하는 음식, 싫어하는 나, 나의 안 좋은 점, 나의 좋은 점, 가족 관계, 전자 제품, 컴퓨터, 키보드, 욕, 내가 하는 게임의 캐릭터들을 다 버렸다. 나는 이제부터 부정적인 내가 아니라 ‘긍정적인 나’가 되어야겠다. 그러면 ‘스트레스’ ‘나는 안 돼’ ‘아니야’ ‘싫어’ ‘못 해’ ‘짜증 나’ 하는 이런 마음들이 ‘할 수 있어’ ‘좋아’ 이런 믿음이 생길 것이다.
◇ 싫어하는 것만 안 하고 좋아하는 것만 하면 정말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정말 그러면 좋기는 하겠지만 싫어하는 것이 없으면 좋아하는 것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으로 만들면 더 행복해질 것이다.
빼기가 나를 바꾼다
결벽증 환자, 자연인 되다
큰 도로 옆을 걸을 때는 말을 하지 않는다. 지하철에서는 앉지 않는다. 버스 손잡이를 잡지 않는다. 화장실 손잡이는 손을 휴지로 감싸고 잡는다. 탄산음료를 절대 마시지 않는다. 과자와 햄을 먹지 않는다. 야채는 하루에 한 그릇 이상, 각종 미네랄, 무기질, 비타민, 영양제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저러한 규칙을 마음에 정해 놓았다. 누가 가르쳐준 적도 없고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지 잘은 모르겠지만, 어릴 적부터 세상은 ‘오염’되었고 ‘사람들은 너무 위생 관념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안한 마음에 나는 자신을 스스로 보호하기로 했다. 그래서 좀 불편해도 저 규칙들을 꼬박꼬박 지키며 살았다.
외출했다가 집에 오면 겉옷과 장갑은 방에 두지 않고 베란다에 따로 보관했다. 내 방만큼은 최대한 깨끗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가족들은 불평했지만 나는 꿋꿋이 계속했다.
학교에서도 그랬다. 사람들은 원래 이기적이니까 이런 험난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누구보다도 내 몸 돌보기가 1순위라는 생각이었다. 남들이 어떻게 되든 말든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다만 친구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는 특이한 사람으로 찍힐까 봐 공감하는 척, 착한 척 거짓말도 많이 했던 것 같다. 친구들과 어쩔 수 없이 햄버거를 먹어야 했던 날에는 꾸역꾸역 햄버거를 먹고 집에 와서는 야채를 두 배로 먹기도 했다. 그때는 일상이 불만투성이였고 스트레스도 많았지만 정말 그게 옳다고 굳게 믿었다.
그러던 20살 때 누나가 마음수련을 해보라고 했다.
나는 ‘1주일 쉬다 오자’는 가벼운 마음으로 논산에 있는 교육원으로 갔다. 그런데 그 1주일이 나만을 위해서 살아온 20년 인생을 적나라하게 보게 해주었다.
내 몸뚱이 하나 어떻게 될까 봐 조심하고 잘되려고 애쓰며 살았지만 내 마음대로 되는 건 하나도 없었던 힘든 삶이었다. 세상이 내 뜻대로 안 되니까 세상을 부정하고 작은 것도 더 불결하게, 부당하게 느꼈던 거였다.
실제 세상과 다른 나만의 세상 속에 들어앉아서 더럽다 깨끗하다 맞다 틀렸다 하는 기준을 정하고 세상을 시비분별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인데, 그러면서도 내가 제일 소중하다고 여기며 살았던 게 참 부끄러웠다.
그런 마음들을 1주일 내내 버렸다. 그러자 1주일 만에 남보다 잘 돼보려고 발버둥쳤던 나는 없고 무한한 우주가 나임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그 순간 정말 자유로웠고 가짜인 마음세계를 끝까지 다 버려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그리고 수련 과정을 어느 정도 끝내자 어느새 세상을 보는 눈이 확 달라져 있었다. 사람을 만나는 것도, 먹는 것, 입는 것도, 지금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편하다. 콜라든 햄버거든 상황에 따라 먹기도 하고 안 먹기도 한다. 옷도 자유롭게 입고 지하철에서, 큰 도로에서 말도 잘한다. 물론 기본적인 청결함은 유지한다.^^;
뭐 하나 잘하는 건 없으면서 결벽증 환자처럼 굴었던 내가, 이제 그런 구속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워진 것에 감사하다. 그동안 나 때문에 오랫동안 불편했을 주위의 모든 분들께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정말 죄송합니다.
김민섭 22세. 대학생. 서울시 서초구 반포본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