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 직장 여성입니다. 키도 작고 동안인데다, 막내로 자란 저는
말투나 행동이 참 어린애 같았습니다. 그런 저를 주위에서도 귀여워해줬고요.
그런데 점차 직장에 저보다 어린 후배들도 많이 생겼습니다. 거래처 사람을 만날 때나,
후배들을 대할 때 좀 더 어른스러워야 하는데 하는 압박감이 듭니다.
너무 어린애처럼 행동하는 건가, 자꾸 의식이 되고요.
그런데 어린애 같은 말투나 행동을 참 고치기가 힘듭니다.
제가 40평생을 노안으로 살아서 동안의 고민은 뭘까 하고 검색창에 ‘동안 고민’이라고 쳐봤습니다. ‘몇 주 동안 고민 끝에 질렀습니다.’ ‘일년 동안 고민 끝에 그녀를 보내주기로 결정.’ ‘한 달 동안 고민 중인데요, 텐트 뭐로 사죠?’… 제가 찾고 싶었던 동안 고민은 못 찾았습니다. 그래서 ‘노안 고민’을 쳐봤습니다. 일일이 열거할 거 없이 언뜻 눈에 들어오는 단어들만 나열해도, 다크서클, 얼굴지방이식, 노안굴욕, 팔자주름, 몸은 초딩인데 얼굴은 노안이라 노안의 슬픔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도와주세요 등등 수두룩 빽빽하고 구구절절 가슴을 저며 오는 사연들이 있었습니다.
20대 후반에 동안이 고민이시군요. 일단 외모에 대한 동안 고민은 나이가 드실수록 축복으로 다가올 테니 그런 고민은 접어두셔도 될 거 같습니다. 본인도 알고 계시겠지만 외모적인 고민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습관이 된 행동과 말투 등이 나이가 먹어가면서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게 정확한 고민이군요. 고민녀님은 사회생활에서 흔히 말하는 나잇값을 못 하는 구성원이 되진 않을까 하는 걱정이 일종의 콤플렉스로 작용하는 거 같습니다. 그런 콤플렉스가 있다면 고치기는 힘듭니다. 콤플렉스는 고쳐지는 게 아니라 극복이 되어야 합니다. 30여 년 가까이 몸에 밴 말투와 행동들을 자꾸 고치려고 의식하면 오히려 사회생활에 제일 중요한 자신감과 당당함을 잃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단점을 극복할 그 무언가를 찾으시는 게 더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예를 들어 업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라든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업무 능력 등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본받고 싶은 롤모델 한 분을 정해서 그분의 행동이라든지 말투를 조금씩 따라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이 고민을 3일 동안 고민(ㅎ)해 봤는데 결론은 이런 고민을 자각하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고민녀님 마음만은 이미 단군할아버지입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