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씩 짝을 지어 한 사람은 받쳐주고, 한 사람은 뒤로 넘어지는 게임이 있습니다. 불안에 떨지 않고 완전히 넘어진다는 것은 상대가 나를 받쳐줄 것이라 믿을 때라야 가능한 것이지요. 삶에서, 일상에서, 그렇게 서로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만일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큼의 믿음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 할 것이 없으리라’는 성경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먼저 나를 온전히 내던질 때 진정한 믿음은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믿음으로 몸 마음이 치유되고, 불가능을 가능케 했다는 사례는 참으로 많습니다. 믿음의 힘, 그 첫 번째 이야기입니다. <편집자 주>
★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 실천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한 믿음이 그 사람을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형제나 자매가 헐벗고 그날 먹을 양식조차 없는데, 여러분 가운데 누가 그들의 몸에 필요한 것은 주지 않으면서, “평안히 가서 몸을 따뜻이 녹이고 배불리 먹으시오” 말한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이와 마찬가지로 믿음에 실천이 없으면 그러한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 “내가 살아오는 동안, 나는 허황된 계획을 꾸민 적도 있었고, 실현 불가능한 꿈을 가진 때도 있었소. 그러나 아내는 한 번도 불평을 하지도, 의심하지도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언제나 나를 믿어주었답니다. 오늘의 내가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렇게 나를 믿어준 아내의 덕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가장 큰 기쁨이지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를 믿어주는 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든든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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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것 배신하지 않는 것 오락가락 왔다 갔다 변하지 않는 것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한결같은 것 손짓, 발짓… 상대를 위해 뭔가 하려고 계속 노력하는 것 믿기 어려울 때 더욱 믿음을 갖는 것 기존의 관념조차 뛰어넘는 것 내가 손해를 볼지라도 진실로 나를 던지는 것 내가 없어지는 것 그 사람을 위해 희생해도 즐거운 것 기쁜 소식을 전하는 것 언제나 감사하는 것 나보다 상대가 더 소중한 것 우리가 하나임을 믿는 것
★ 사람으로서 믿음(信)이 없으면 그 사람됨을 도무지 알 길이 없다. 큰 수레에 끌채고리(?)가 없고, 작은 수레에 연결고리(?)가 없다면 무엇으로써 그 수레를 갈 수 있게 한단 말인가?(子曰 人而無信?不知其可也. 大車無小車無?其何以行之哉)
★ 어린 시절에 사랑하고 사랑받았던 경험은 평생을 간다.
우리에게 훌륭하고 멋진 엄마와 온전히 하나가 되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어린 시절, 좋은 양육자와 애착 관계를 맺었다면, 어른이 된 뒤에도 좋은 짝을 만날 확률이 높으며 애정을 유지하기 위해 환상에 기댈 필요가 없어진다. 어린 시절, 사랑하고 사랑받은 경험. 그에 버금가는 것이 ‘믿어준’ 경험이다. 나의 재능을 믿어주고 나의 꿈을 믿어준 사람, 그렇게 믿어준 부모나 스승과 더불어 온전히 하나가 된 경험, 그 경험이 평생 동안 나를 만들어간다. 많은 사람들의 사랑과 존중을 한 몸에 받는 사람으로 이끌어간다.
★ 환자에게서 ‘믿음’을 배우다
어느 날 십 년째 이명증을 앓고 있는 40대 여자 환자 한 분이 찾아왔다. 이명(耳鳴)으로 여러 의료 기관에서 치료를 받다 오셨는데, 어떻게든 치료받고 싶은 간절한 환자를 보니, 나 역시 어떻게든 치료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생겼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최근에 스트레스를 엄청나게 받고 있었다. 일단 수면 시간을 늘리고, 평상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렸다. 환자는 진심으로 나의 처방을 믿고 따랐다. 약도 잘 먹고 매사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 이후 스트레스로 인한 증세들이 없어졌다.
문제는 고질적으로 있었던 이명이었다. “이 병을 낫는 것은 시간이 걸린다, 같이 힘을 합쳐 물리쳐 보자”며 꾸준히 반신욕을 하고 운동도 열심히 하는 등 생활 습관을 바꾸라고 권했다. 보통 습관을 바꾸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인데, 그분은 하나하나 열심히 실천했다. 그만큼 의사의 말을 믿으신 것이다. 그 결과 6개월 만에 이명이 완전히 없어졌다.
치료를 할 때 의사와 환자와의 믿음은 큰 힘을 발휘한다. 환자가 얼마나 의사를 믿느냐, 또 의사가 얼마나 자신의 처방으로 환자가 나을 것이라 믿느냐에 따라 치료의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환자를 무거운 물건을 혼자 밀어야 하는 사람이라 친다면, 어느 방향으로 밀어야 할지 살짝 도와주는 사람이 바로 의사다. 결국 몸을 치유하는 것은 환자 자신인 것이다.
의사 생활을 하면서, 아무리 난치병이라 해도 의사가 정성을 다하고 환자가 마음을 열고 최선을 다하면 병마를 이겨낼 수 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학창 시절 교수님은 “첫째는 한의학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그다음에는 환자와의 소통이 중요하다”라고 늘 강조하셨다. 첫째는 자신이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믿음, 그다음에는 환자를 아끼고 진심으로 낫기를 바라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어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음을 믿고, 내 안의 본성이 나를 이끌어줄 것임을 믿고, 함께하는 사람을 믿을 때, 그 마음이 진심일 때,
어떤 어려운 상황도 헤쳐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