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화분만 화분이 아니다

글 & 사진 성금미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의 저자

시장에 나가 보면 화초보다 화분 값이 훨씬 비싸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우리 집 안에 화분으로 쓸 만한 물건이 아주 많다는 사실도 알게 되지요.

요즘 대세인 다육식물의 경우 해물탕을 먹은 후에 남은 소라 껍데기나 굴 껍데기에 흙을 채우고 작은 다육식물을 심으면 흔히 볼 수 없었던 독특한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달걀 껍데기도 좋아요. 외국 인테리어 잡지에 자주 등장하는 이 아이템은 보기에도 재밌지만 달걀 안의 얇은 막이 영양제 구실을 해서 식물이 좋아하지요.

또한 아이가 어릴 때 신다가 작아진 고무장화나 장난감을 화분으로 만들어주면, 매일 들여다보며 신기해하는 아이 마음에는 정서의 안정과 함께 자연의 신비도 자란답니다.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는 화분 재료는 이가 빠지거나 금이 가서 쓰지 못하게 된 사기그릇일 거예요.

그런 사기그릇에 구멍을 뚫어 화분으로 만들어 보세요. 평범한 그릇의 깜짝 변신,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신기함과 즐거움은 내 몸속의 엔도르핀을 퐁퐁 샘솟게 해줍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너무 오래 쓰다 보니 얼룩덜룩해지고 찌그러진 주전자도 개성 넘치는 화분이 될 수 있고, 녹슨 깡통은 그야말로 빈티지한 멋이 철철 흘러넘치는 멋진 화분으로 부활하지요.

이런 물건들을 어떻게 화분으로 만드느냐고요? 물구멍만 만들어주면 되기 때문에 방법은 의외로 간단해요. 못과 망치, 또는 송곳을 이용해 물건의 밑바닥에 작은 구멍만 뚫어주면 된답니다. 우리 주변 흔한 물건들의 화분으로의 재탄생! 돈 주고 산 것보다 훨씬 멋지고 매력적인 화분 만들기 이후 저의 가드닝이 백배는 더 재밌어졌답니다. 자, 세상에 하나뿐인 나만의 화분을 만들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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