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던프로젝트,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산수책을 만드는 사람들

취재 문진정

지구 반대편의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먹을 것도 입을 것도 아닌 ‘산수책’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 4년 전, 조동희씨의 아이디어로 시작된 디자이너들의 모임 ‘웰던프로젝트’다. 그녀가 웰던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처음 벌인 일은 엽서를 팔아 아프리카에 식수 펌프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엽서를 팔아서 우물을 만든다고?’ 주변의 우려와 반신반의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알고 지냈던 디자이너들의 재능 기부를 받아 엽서, 텀블러, 티셔츠 등을 제작, 판매했고 1년 만에 콩고에는 3,000여 명의 기부자 이름이 빼곡히 적힌 식수 펌프가 설치되었다.

이후 취지에 공감한 예술가들 20여 명이 함께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해 크고 작은 프로젝트를 진행해오다가 올해 새롭게 시작한 일이 바로 아프리카 ‘산수책 프로젝트’다.

우물을 설치하면서 아프리카 잠비아 아이들을 직접 만나게 된 조동희씨는 단순한 식량 원조보다는 지속적으로 경제 활동을 해나가면서 꿈을 이룰 수 있는 대안으로, 학교, 책 등 교육적인 지원을 생각했다. 다행히 지금은 아프리카의 감성을 반영한 산수책의 틀이 점차 갖춰지고 있다. 이들의 올해 목표는 산수책 500권을 출판하는 것. ‘아프리카는 어차피 안 돼’라는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넘어서 ‘지금 당장 우리가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도전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웰던프로젝트. 평범한 이들이 이뤄가는 희망 프로젝트이다.

웰던프로젝트는 2009년 자신들의 재능으로 아프리카에 깨끗한 물을 선물하자라는 목적으로 모인 디자이너들의 모임입니다. 2009년 시작된 이후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디자인 등의 재능을 활용하여 식수펌프를 위한 모금에 참여해 왔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아동 도서가 있다면 보내주세요. 아프리카 산수책에 관심 있는 분들의 참여와 후원을 기다립니다.

www.welldonep.com

사실 저는 어릴 때부터 미대를 가고 싶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가세가 기울게 되면서 미대 진학을 포기했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혼자서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책과 배움의 소중함이 더 마음 깊이 다가왔던 것 같아요.

산수는 전 세계 아이들에게 공통으로 필요한 공부잖아요.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학교에 못 가더라도 일상에서 즐겁고 유용하게 배울 수 있는 산수책을 만들면 좋겠어요. 저희가 만드는 책이 아프리카 아이들에게는 더 큰 세상과 논리력을, 아프리카 이외의 국가 어린이들에게는 셈과 함께 아프리카에 대해서도 자연스레 알 수 있는 도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가진 게 없어도 내가 가진 작은 재능과 관심, 혹은 클릭 한 번으로 누군가의 삶이 나아질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런 관심과 사랑이 책을 받는 아이들에게도 전달되어, 아이들이 커서도 나누며 공존하는 즐거움을 알고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들과 참여해주시는 분들이 모두 함께 성장하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윈윈 프로젝트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