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서울 양천구 김구이 봉사단 ‘김 굽는 아줌마들’

김종순, 박종득, 이춘희, 이청미씨 (왼쪽부터) 취재 김혜진 사진 홍성훈 “형편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반찬 배달을 한 적이 있었어요. 제일 편하게 드실 수 있는 반찬이 뭘까 생각하다가 복지사 선생님한테 제안한 게 김이었어요.” 김구이 봉사단의 맏언니, 이춘희(64)씨는 매주 금요일이면 서울 양천구 신정동에 위치한 자원봉사센터로 향한다. 그렇게 봉사자들이 속속 모이면 이내 고소한 김 굽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하고, 한쪽에선 김을 굽고, 한쪽에선… Continue reading

카란 조하르 감독의 인도 영화 ‘내 이름은 칸’

이라크 전쟁 발발 이후 할리우드 영화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이라크전’을 다룬 영화, 혹은 그렇지 않은 영화로 나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러한 양상에 더하여 할리우드 영화에 대한 새로운 기준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2001년 9월 11일의 9.11테러다. 그러나 무수히 쏟아졌던 이라크전을 소재로 한 영화들, 혹은 9.11테러를 소재로 한 영화들 대부분은 철저히 미국인들의 시각에서 그려졌다. 미국인,… Continue reading

그 순수 자체로 빛나는 동물, 그리고 아이들

자연 그대로의 삶, 그들이 좋다 나는 동물들이 좋다. 그들의 가식 없는 순수가 좋다. 그들은 내 여행의 오아시스이다. 그들은 기꺼이 내게 다가와 친구가 되어주었다. 내가 외로울 때는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내가 힘들어할 때는 나의 무거운 짐을 들어주고, 내가 배고파 할 때는 기꺼이 그들의 젖을 나누어주며 우리는 설산을 넘고 큰 강을 건너고 사막을 지났다. 난 그 동물들의… Continue reading

꽃 꽂아드릴까요?

사진, 글 김선규 “꽃 꽂아드릴까요?” 머리에 노란 꽃을 꽂은 아이들이 까르르 웃음을 터트립니다. 엄마는 비닐하우스로 일 나가시고 저희들끼리 골목에서 놀던 아이들입니다. 담벼락 아래에 환하게 피어 있는 민들레처럼, 누가 돌봐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씩씩하게 뛰어놀며 영글어갑니다. 경북 성주. 2007년 4월 “영감, 나 예뻐요?” 양원역 철길을 따라 걷다 보니 할머니 한 분이 민들레를 캐고 계십니다. 속병 걸린 할아버지… Continue reading

‘플랜츠 어스 Plant’s Earth’ 흙으로 되돌아가는 화분

만든 사람: 권민주 26세. 디자이너 이름은? Plant’s Earth. 식물의 지구라는 뜻이다. 화초는 자라면서 여러 번 분갈이를 거치고 나중에는 땅에 심겨지게 된다. 처음 함께한 화분의 흙이 땅까지 함께 간다는 의미에서 ‘식물의 지구’라고 지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부모님이 화원을 운영하셔서 어릴 때부터 식물에 관심이 많았다. 분갈이 때마다 몸살을 앓는 식물을 위한 디자인을 생각하다가 친환경적이면서도 식물이 죽을 때까지… Continue reading

어렵게 돌아온 고향, 편안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마음이지요

사할린동포후원회 오창석 회장 취재 최창원 사진 홍성훈 “사할린 분들은 고국을 떠나서 젊음을 거기서 다 바친 사람들이에요. 낯선 타국에서 그렇게 고생하다가 돌아왔는데, 외롭게 떠나시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경기도 안산시 고향마을, 사할린 동포 840여 명이 모여 사는 곳이다. 안산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오창석(63)씨는 이분들에게 ‘참 고마운 사람’으로 통한다. 고향마을이 형성된 것은 지난 2000년 2월 일제 강점기 때 사할린으로 강제… Continue reading

힘겹게 계단 오르시는 어르신들을 위한 계단 난간 손잡이 ‘동행’

“저를 잡으세요.손녀딸이 되어드릴께요” 만든 사람: 김보경(25) 백은하(25) 홍대 프로덕트 디자인과 졸업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없어서는 안 되는 어떤 물건이 있다면, 그 또한 처음 만들어낸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그 시작은 우리의 일상에서, 불현듯 떠오른 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거기에 나보다는 남을 위하는 따듯한 배려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세상을 빛내는 발명품이 되지 않을까. 평범한 사람들의 빛나는 아이디어들을 게재한다…. Continue reading

작은 영혼들이, ‘돌아가라’ 말합니다

  고무줄놀이 캄보디아에서 만난 아이들입니다. 익숙하거나 낯선 길 위에서 얻은 작은 영혼들…. 앞만 보고 내달리기만 하다가 문득 정신이 들어 돌아보니 가늠할 수 없는 울림이 가슴을 저며 옵니다. 잊고 있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다시 돌아갈래 어릴 적엔 빨리 어른이 되길 누구보다 원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힘없는 어린 처지가 싫었습니다. 언젠가부터 오히려 어른이 된… Continue reading

소박한 아름다움 잃지 않았던 어머니처럼

몸뻬 바지에 낡은 셔츠, 멋이랑 담을 쌓고 선머슴처럼 일만 하시던 어머니가 예기치 않게 학교에 찾아오셨습니다. 교실 창문 너머로 힐끔 보았던 한복을 입은 어머니 모습. 왜 그리 부끄럽던지 이내 외면했지만 파꽃처럼 수수하게 서 계시던 어머니의 그 모습이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들녘에서 매운 몸통에 피어난 파꽃을 보면 어려운 시절 살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던 어머니의… Continue reading

대단한 장사는 아니지만 베풀면서 살자던 시어머니 말씀 따라요

세상 물가 다 올라도 국밥 한 그릇에 2,000원 서울 종로구 낙원동 권영희씨네 국밥집 취재 문진정 사진 홍성훈 치솟는 물가. 커피 한잔 값도 5천 원이 훌쩍 넘는 요즘, 단돈 2천 원에 따뜻한 한 끼 배불리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세상 물가가 다 올라도 여기는 안 오른다’는 서울 종로구 낙원동 국밥집 ‘소문난집 추어탕’이다. 간판은 ‘추어탕’이지만 지금은… Continue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