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비우는 웰빙라이프의 지혜 (4)

버리고 비우는 웰빙라이프의 지혜 (4)

흔히 쓰는 말 중에 ‘존재감’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라는 존재를 뚜렷이 각인시키기 위해 자신을 치장합니다.

반면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사람을 ‘투명인간’ ‘유령’이라고 부르지요.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고 있는

박지성 선수의 별명 중 하나는 ‘유령’이라고 합니다.

그는 이 별명이 꽤 마음에 든다고 합니다.

경기장 어디든지 순식간에 나타나 공을 뺏는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니,

존재감 없음과는 무관하지만, 십 년 전에는 그에게도

‘보이지 않는 유령’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느 누구도 눈여겨보지 않던, 죽도록 뛰어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던 유령이었지요. 당시에는 대학에서도,

프로팀에서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그럴 때에도 그는

미래는 더 나은 자신이 되어 있을 거라 믿었다 합니다.

더 나은 자신이 되는 방법은 끊임없이 자기를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엔 맨유에서도 언론들은 티셔츠를 팔러 왔다고 했고,

벤치에만 머물 거라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자신보다는 팀을 위해 뛰는

그의 진심은 이제 그를 ‘이름 없는 영웅’이라 불리게 합니다.  

박지성 선수는, 승리는 누군가 한결같이 헌신하고

끝까지 배려하는가에 달려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그는 ‘유령’을 자처합니다.

‘연습벌레’로도 불리는 그에게  

슈팅 훈련은 머릿속을 비우는 수련의 시간이자,

고정관념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얻기 위한 버림의 시간이지요.

벤치에 앉아 동료들의 경기를 바라볼 때에도,

그의 활약으로 팀이 승리했을 때에도,

더 나은 자신으로 변화하기 위해 그는 지금까지의 나를 버립니다.

 

참고 <더 큰 나를 위해 나를 버리다> 박지성 지음. 중앙북스

공감의 글쓰기, 마음 빼기 힘 빼기부터

정리 문진정

요즘 사설 글쓰기 강좌와 글쓰기 관련 서적이 큰 인기다. 휴대전화 문자에서부터 블로그, 트위터처럼 글로 소통하는 매체가 늘어나면서 글쓰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가슴 뭉클한 광고 카피가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보고서 한 장으로 성패 여부가 판가름 나기도 한다. 전자 기술이 넘쳐나는 시대에도 그 기본은 글쓰기인 것이다.

하지만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두려움부터 앞선다. 글은 생각과 인격을 고스란히 반영하기 때문이다. 간소한 글은 뭔가 부족하고, 긴 문장이 유식하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고 있었던 것이었다’처럼 늘어지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생각하는 대로 말이 나오듯이 글도 마찬가지다. 명료한 생각이 명료한 글이 된다. 진실과 논리는 꾸미는 말이 필요 없다. 오히려 화려한 말은 독자의 신경을 쏠리게 해서 글을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된다.

오늘날 독자들이 원하는 명문은, 미사여구를 아로새긴 고답적 문장이 아니라 쉽고 분명하면서 마음을 담은 메시지다. 파워블로거의 글이나 인기 드라마의 대사만 보더라도, 솔직하고 인간미 넘치는 글이 성공을 거두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먼저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것이 좋은 글쓰기의 지름길이다.

 

 

 

 

 

‘있을 수 있는 것’을 빼자

국립국어연구원에서 2000년부터 3년간 국어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빈도가 가장 높은 단어는 ‘것’과 ‘있다’로 나타났다. 외래종 표현인 ‘수’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글쓰기에서 3적으로 꼽혔다. 내가 쓴 글에서 ‘있다’ ‘수’ ‘것’ 이 세 가지 단어만 빼보면 생기 있고 다양한 표현이 가능해진다.

독자 입장에서 쓴다

글을 쓰는 사람은 독자를 항상 유념해야 한다. 독자의 시간과 노력, 인내력을 낭비시켜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독자가 메시지를 제대로 전달받도록 간결하고 짧게 써야 한다. 요즘은 글을 읽기 전에 전체 분량을 확인하고, 긴 글은 잘 읽으려 하지 않는다. 가독성을 염두하고 가능하면 짧게 쓰는 것이 미덕이다.

두려움을 버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 글쓰기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더 멋진 표현으로 거창한 글을 써서 ‘나’를 감추려다 보니 미사여구는 많아지고 문장은 길어진다. 그러나 독자를 사로잡는 것은 글쓴이의 열정과 인간미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야 호소력 있는 간결한 문체가 드러난다.

머리가 아닌 손과 가슴으로

글은 생각 없이 써야 한다. 즉, 머리가 아니라 손으로 써야 한다. 머릿속에 있는 수많은 고정관념이 옳고 그름을 검열하기 전에, 가슴속의 언어를 잽싸게 종이 위에 옮겨야 한다.

빼는 만큼 좋아진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잘못된 부분을 과감하게 잘라내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루가 지난 후 다시 찬찬히 읽어보라. 글이 장황하게 늘어지거나 중복되는 단어가 많을 것이다. 고쳐 쓰는 것을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다.

참고 도서 <글쓰기 만보> 안정효 / 모멘토

<그러니까 당신도 써라> 배상문 / 북포스

<글쓰기 생각쓰기> 윌리엄 진서 / 돌베개

빼기 방법

보여주기 식 화려한 단어보다는 정확한 단어를 구사한다. ① 중복된 단어와 부사 및 외래어 번역 표현을 자제한다. ② 빼기 아까워서 끼워 넣은 문장이 어울리지 않을 때는 과감하게 잘라낸다. ③ 단기간에 좋은 글을 쓰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끝까지 최대한 다듬는다. ④ 남의 글을 잘라내듯 자신의 글을 잘라내는 것이 진실한 작가가 되는 첫걸음이다.

발표울렁증에서 벗어나다

이정훈 30세. 회사원. 서울시 강서구 화곡본동

나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게 힘들었다. 초등학교 때부터 선생님이 책 읽기를 시킬까봐 늘 마음이 초조했고, 대학에 와서는 발표가 있는 수업은 아예 수강 신청을 안 했다. 어쩔 수 없이 발표를 해야 할 때면 얼굴이 굳어서 말도 잘 안 나오고, 심하게 긴장하고 떨었다. 그러다가 조그만 실수라도 하면 그 일을 곱씹으며 열등감에 괴로웠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인간관계도 좁아지고 친구를 사귀는 것도 싫어졌다. 외출을 싫어해 방 안에서 우울하게 지내는 날이 많았다. 왜 이렇게 남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힘들까. 생각을 해봐도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항상 남의 말을 묵묵히 듣기만 하면서 내 생각은 참고 누르다 보니, 어느 때는 머리끝까지 차올라 폭발할 것 같은 때도 있었다.

그러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마음수련을 하게 되었다. 살아온 삶을 버리는데, 아버지에 대한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가부장적이셨던 아버지가 방 안에 있는 나를 불러내어 꾸중을 하신다. ‘너는 왜 이렇게 공부를 안 하냐.’ ‘밥 먹을 때는 소리를 내면 안 된다.’ ‘자세는 왜 이러냐’…. 허구한 날 혼이 났다. 아버지 앞에 무릎 꿇은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있다. 아버지는 내가 당신이 못다 한 공부를 열심히 하길 바라셨고 그렇지 않는 나를 못마땅해하셨다. 한 번도 칭찬받지 못했다는 생각에 ‘나는 못났고 쓸모없는 존재’라고 스스로를 비하하기 시작한다. 그거였다. 남 앞에 서지 못하고, 내 이야기 하기를 어려워하고, 사람들 만나는 게 불편했던 이유가….

원인을 알았으니 버리면 되었다. 마음수련을 하며 나는 과거에 얽매인 나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처음에는 그 당시를 떠올리는 것조차 괴로웠지만 버린 만큼 달라지는 내가 신기했다. 열등감이 차츰 버려지면서 점점 사람들을 대하는 게 편해졌다. 어떻게 잘 말해야 인정받을까, 창피를 안 당할까, 머릿속에 늘 생각이 많았는데, 이젠 내 이야기도 편안하게 할 수 있게 되었다. 열등감도 사라졌다.

여러 사람 앞에서는 물론이고 단 한 사람 앞에서 발표하는 것도 두려워했던 내가, 지금은 회사에서 총무직을 맡고 있다. 공지사항도 발표하고 아침 조회도 진행한다. 느긋하게 우스갯소리도 해가면서 말이다.

드디어 담배를 끊다

김명일 41세. 직장인. 전북 남원시 주천면 송치리

“몸에 안 좋은 걸 왜 그렇게 피워.”

2006년 5월의 어느 날이었다. 아내는 그날따라 더욱 진지하게 담배를 끊으라며 압박을 했다. 홧김에 “알았어. 끊을게, 끊어” 했지만 이제는 정말 끊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무 살 때부터 피우기 시작한 담배를 하루에 두세 갑은 피웠다. 몸에서는 늘 담배 냄새가 났고, 건강도 안 좋아지고 있었다.

새해가 될 때마다 올해는 꼭 끊어보리라 다짐했지만 삼 일도 못 가 다시 피우기 일쑤였다. 나는 당장에 담배와 라이터를 버렸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담배 생각이 안 날 리가 없었다.

나는 마음수련의 사진 버리기 방법으로 담배와 관련된 모든 기억들을 떠올려 버렸다. 담배를 처음 피우던 때, 친구들과 숨어서 피우던 기억, 아버지가 담배 피우시는 모습까지…. 특히 나는 긴장하거나 화가 날 때면 담배를 피우곤 했는데  그럴 때도 담배를 찾기보다는 계속 그런 마음들을 버렸다.

어느새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생각이 없어지더니, 담배 냄새가 싫어졌다. 아내가 왜 그렇게 싫어했는지 이해가 갔고, “담배 피우는 것 하나 이해 못 하냐”고 타박했던 것이 미안해졌다.

놀라운 것은 담배를 끊고 3개월 동안 계속 가래가 나올 때였다. 폐에 박혀 있던 유해한 것들이 나오는구나 싶었다.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도 맑고, 피부도 좋아졌다.

예전에 담배 값으로 나가던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하루에 두세 갑이면 한 달이면 거의 20만원. 그 돈으로 적금을 부어 나중에 아내와 해외도 다녀왔다.

여태껏 한 일 중 가장 잘한 것이 담배를 끊은 것이라 생각한다. 담배 끊은 사람하고는 상종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독한 의지가 필요한 것이 담배 끊기다. 하지만 습관이라는 것도 자기 마음에 찍어놓은 기억의 사진에 불과하다. 그래서 그 사진을 빼내면 반드시 그 습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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