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보유 인구 1천만 명. 늘어난 반려동물만큼이나 휴가철이면 버려지고, 길을 잃는 동물들도 많아진 시대에 반려동물과 사람의 평화로운 공존을 꿈꾸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동물의 발을 뜻하는 포(Paw)에 ‘~함께’라는 의미의 ‘랑’을 합쳐 이름 붙인 ‘폴랑폴랑’이다.
어릴 적부터 반려동물과 가족처럼 지내왔다는 김윤정 대표는 청소년기에 우연히 유기견을 입양하게 되면서 유기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 국내 반려견 훈련소를 찾아가 동물의 언어와 행동, 훈련 방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이후에도 전공이나 직업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었지만 20년 넘게 반려동물들과의 소통은 계속되었다. 덕분에 동물행동심리전문가, 국제동물행동심리협회 회원, 국제반려견훈련사협회 회원, 공인 반려동물 응급처치 강사 등의 남다른 이력들도 따라왔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국내 최초의 국제 인증 반려동물 교육 전문 기업인 동물심리연구소 폴랑폴랑을 만들게 되었다. 주로 하는 활동은 반려동물을 위한 교육, 유기동물 입양, 치유동물을 통한 인간 치유 프로그램 등이다. 치유 프로그램에는 특별한 훈련을 받은 강아지들이 함께 참여한다. 강아지에게 책을 읽어주고 함께 놀며, 아이들은 자신감을 되찾고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 책임감, 욕구 표현 방법들을 터득하게 되면서 친구들을 대하는 태도 또한 눈에 띄게 달라지고, 학교 폭력과 왕따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준다.
작년부터는 ‘워터 페스티벌’과 ‘할로윈 페스티벌’을 열기도 했다. 반려인, 비반려인 모두가 도심에서 동물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맛본다면 유기동물은 서서히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한 일이다. 사회 문제 해결은 물론 인간 심리 치유까지, 동물과 인간이 손에 손잡고 서로를 치유하고 함께 성숙해가는 세상. 폴랑폴랑을 통해 기대해 본다.
김윤정 대표 이야기
동물의 행복과 인간의 행복은 이어져 있습니다. 동물의 일방적인 희생을 통해 행복을 얻는 일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지요. 아동기 동물 학대의 70%가 어떤 형태로는 성인이 되어서의 사회적 범죄로 이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따돌림, 아동 학대,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결국 삶을 살아가는 자세라고도 볼 수 있는 거죠.
그렇기에 반려동물에 대한 특별한 기술을 배우기 이전에 한 생명으로서 ‘존중’하는 마음을 배우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도 한집에 산다고 해서 무조건 가족이 아니듯이 반려동물을 이해하고 소통하면서 제대로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거죠. 저희가 노력하고 있는 부분 또한, 유기동물은 ‘불쌍한 존재’가 아니라 ‘근사한 친구’라는 인식을 심어줘서 함께 살고 싶은 진짜 가족으로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유기하지 마라’ 또는 ‘유기동물을 입양하라’는 지시나 교육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그 즐거움을 알고, 동물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자생력을 되찾고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마음을 열고 반려동물을 받아들이면서 얼굴이 어둡고 딱딱하게 굳었던 분들이 금세 화사하게 바뀌는 걸 봅니다. 그런 매 순간이 저에게는 보람이고 또 모든 반려동물 하나하나가 저에게는 선생님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앞으로도 폴랑폴랑이 ‘생명을 대하는 시각이나 태도’에 기존과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하나의 등대 같은 역할을 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