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은? 엘리베이터 체스. 손 대신 발로 엘리베이터 바닥에 나타난 층을 선택하여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한 아이디어다.
● 어떻게 이런 생각을? 내가 다니는 ‘국립타이베이과학기술대학’에는 고층 건물이 많아서, 학생들이 자주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을 한다. 따라서 매 수업 쉬는 시간, 식사 시간 때마다 엘리베이터 홀에 학생들이 너무 몰려서 문제가 된다. 엘리베이터 안에 몇 명이나 타고 있는지 모르니까 무턱대고 여러 차례 기다리게 되고, 만원인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되거나 용케 탑승해도 층 버튼을 누르지 못하고, 문이 열려도 못 내릴 정도로 붐비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고자 친구와 함께 해결 방안을 토론하게 되었다.
● 기본 원리는? 엘리베이터를 건물 꼭대기에서 1층까지 운행하는 고속철도로 가정하고, 사람들은 각기 다른 층에서 승하차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고속철도에서 사용하는 ‘자동으로 위치를 배열하는 시스템’을 엘리베이터에 적용시켰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승객들을 정해진 위치로 데려다 줄 수 있을까’ 구상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한 유리 제조 회사에서 선보인 유리 터치스크린 영상을 보고 영감을 받아 바닥과 엘리베이터 안에 터치스크린을 설치했다. 우선 사람이 엘리베이터 홀에 진입하면, ‘엘리베이터 체스’는 자동적으로 발밑에 나타난다. 발을 이용해 가고자 하는 층을 상, 하로 선택하면 개인 체형, 가려는 층에 따라, 사람들마다 모두 다른 색의 블록을 준다. 블록 앞의 화살표는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면 앞으로 가라고 일러준다. 어느 엘리베이터 앞에서 줄을 서야 하는지, 엘리베이터 안에서는 어느 위치에 서 있어야 하는지도 ‘엘리베이터 체스’가 알아서 모두 배치를 해줄 것이다. 이 기술은 하쏘 플래트너 연구소(Hasso Plattner Institute)의 상호 작용 디자인 프로젝트인 ‘멀티 토우(Multitoe)’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이것은 발가락, 또는 신발, 우산, 지팡이를 이용해 터치스크린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엘리베이터 안에서,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를 모이게 하고, 내릴 이용자는 앞쪽으로 오게 해서 출입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임산부나 노약자 승객도 탑승하기 전에 모두 자리 배치를 완료해서 내릴 때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불편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피하고 누구나 사이좋게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
또 ‘엘리베이터 체스’의 큰 장점은 탑승자들이 몇 층에 가는지만 알려주면 나머지는 ‘엘리베이터 체스’의 기술이 완성해서 책임지고 데려다준다는 것이다. 아울러 발로 작동하므로 두 손에 짐을 들고 있어도 이용할 수 있고, 접촉으로 인해 발생되는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 병원이나 학교, 사무실 등에서 활용하면 더 큰 효율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하고 싶은 말은? 디자이너들은 디자인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바꿔놓을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다. 물론 디자이너들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나는 디자인은 인종, 연령과 계층의 차이를 넘어서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만약 디자이너가 공익을 위해 디자인하고 그것을 실현한다면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이것이 바로 우리가 그동안 노력해왔던 방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