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의 실수로 3년 선고를 받고 교도소에 수감 중인 재소자입니다. 저는 교도소에서 새사람이 되고자 많이 노력하였습니다. 그래서 전기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하고 검정고시로 고등학교도 졸업하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로 돌아가면 분명 주변 사람들보다 뒤처질 테고, 또한 전과자라는 꼬리표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흠이 되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범죄자라는 편견, 차별과 불이익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두렵습니다. 어려움을 극복하신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내고 싶네요. 힘내라고 응원 좀 해주세요.
저는 강원도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희 사업장에는 모두 일곱 명의 출소자분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출소한 후 오갈 데 없는 분들을 돕기 위해 2008년부터 고용을 시작했는데 대부분이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십니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전과자에 대한 편견이 없는 사람도 많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런 것에 개의치 마시고 열심히 살겠다는 의지만 가지십시오. 취업을 한 후에도 성실히 일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지요. 저는 출소자들을 위한 상담 모임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출소 예정자들을 미리 만나 살길을 의논하고 상담을 하다 보니까 전혀 거부감이나 편견 없이 자연스럽게 고용까지 이뤄졌습니다. 전국적으로 지역마다 법무복지공단이 있고, 공단에서 운영하는 생활관에서는 생활도 함께하고 직업 교육 등도 시켜줍니다. 취업하실 때 도움을 받으시면 좋을 것 같네요.
저는 교도관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님의 고민은 수형자라면 누구나 할 수밖에 없는 고민입니다. 전문 용어로 게이트 피어(gate fear)라고 하는데 수형 생활에 익숙해지고 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생기는 단계에 있으신 것 같습니다. 전과를 가지고 사회에 나가서 적응하는 것은 당연히 쉽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곳에서도 검정고시를 통과하고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열심히 수형 생활을 한 수형자들이 교도소 소개로 자동차 정비 업체 등에 취업한 사례가 다수 있습니다. 업주들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채용하였으나 출소자가 정말 성실히 일하여, 선입견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이후 적극적으로 교도소에 구인을 원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은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중요한 건 지금의 열심히 하고자 한 결심이 꺾이지 않는 것입니다. 세상의 풍파에 마음을 닫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성실히 삶을 살아간다면 사회 구성원들과 같은 발걸음으로 걸어가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고 먼 훗날 뒤돌아봤을 때 전과자라는 작은 흠은 시나브로 덮여져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무기수에서 또다시 20년 수로 감형이 되었고, 모범적인 수형 생활을 인정받아 2010년 3.1절 특사로 가족의 품에 돌아올 수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너무나 변해버린 사회 속에서 그동안 잃어버린 청춘을 찾으며, 가족의 몫을 충실히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고군분투하며 정신없이 4년을 살았습니다. 그 와중에 청천벽력같이 아내가 위암으로 떠나는 등 큰 아픔과 슬픔을 겪으면서 가파른 험한 산을 몇 번 넘어왔는지 모릅니다.
저는 힘겨움이 닥치면 옛날 교도소 사형수 시절의 교훈들을 떠올리고,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으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굳건히 앞만 보고 달려왔습니다. 지금은 직장에서 A급으로 인정을 받고 있고, 교도소에서 배운 자동차 광택업을 창업하여 투잡으로 늘 기쁘게 일하고 있습니다. 비번 날에는 교정기관 교육 강사로도 활동하면서 삶의 보람도 찾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행복한 사형수>라는 자전적 에세이 책도 출판했고, 시인으로 등단도 했습니다. 제가 이렇게 자화자찬하는 이유는 님께서도 “나도 남들처럼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재소자라는 선입견에 위축이 되지 말고, 조금이나마 힘과 용기를 내셔서 힘찬 삶을 사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 때문입니다.
우리 사회는 아직 전과자를 넓은 마음으로 보아주는 이는 드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수한 과거에 대해 죗값을 치르고, 앞으로는 정직하고 성실하게 잘 살겠노라 다짐하며, 따듯한 마음으로 거듭난 사람에게 돌을 던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향기로운 꽃처럼 사람의 향기를 풍기는 이에게 왜 돌을 던지겠습니까. 가슴 쓰라린 오늘의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내일의 태양이 찬란하게 떠오릅니다. 행복한 내 삶을 위하여 희망의 끈을 잠시도 놓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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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 지난 호 박성근 님의 글을 읽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저도 그러고 싶네요. 전 50세의 주부(백수)인데 지독한 손치, 몸치, 느린 행동, 안경으로도 해결이 안 되는 고도근시, 사고로 인해 못 듣는 왼쪽 귀를 지녔습니다. 올봄 수급자를 위한 취업을 했지만 한쪽 귀만 들어서 일하는 데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중도 탈락했습니다. 요즘처럼 살기 빠듯한 세상에 남편만 바라보고 살아야 하는 제가 답답하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모든 걸 빠르게 빠르게, 더 빠른 사람만이 인정받는 세상에서 제가 살아갈 길은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