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세우는 목표 중 하나가 ‘운동하기’입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보다 집 주변 걸어보기 등 쉽고 간단한 운동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특히 겨울철엔 몸 마음이 움츠러들기 쉽고 운동량이 줄어들면서 체력과 면역력도 떨어지게 된다고 합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 자신감도 두둑이 챙길 겸 지금 당장 운동 Start!
우리 몸은 정원이다. 우리 의지는 정원사다. 현생에서 우리 육신에게 주어진 시간은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주어진 정원을 가꿀 때 그것을 매일 돌볼 것인지 말지는 선택에 달려 있다. 실제 정원은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겉으로 드러나 보인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몸도 겨우 필요한 최소량의 영양분만을 공급했는지, 간혹 한 번씩 운동을 했는지, 유별나다 싶을 정도로 자기를 돌보고 계획대로 정성을 들여 가꾸었는지, 스스로 들인 정성에 대한 모든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
매일 30분간 꾸준히 운동을 하면 매일 60분간 운동한 것만큼 체중과 체지방 감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연구팀이 젊은 남성 62명을 세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은 매일 60분간, 또 다른 그룹은 매일 30분간 유산소 운동을 하게 했고, 나머지는 평소대로 생활하게 했다.
13주가 지난 뒤 체중을 재본 결과, 매일 60분간 운동을 한 그룹은 체중이 평균 2.7kg 감소한 반면 30분씩 운동을 한 사람들은 3.6kg 줄어들었다. 체지방은 60분 운동 그룹이 4.0kg 감소, 30분 운동을 한 그룹이 3.8kg으로 별 차이가 없었다. 연구팀은 매일 60분 운동하는 걸 어렵게 생각하는 사람도 30분 운동으로 목표를 낮추면 더 쉽게 도전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연구 결과에 주목했다.
운동은 아이들을 달라지게 할 수 있을까. 지난해 9월 6주간 자발적으로 운동에 참여한 미성중학교 학생 104명을 대상으로 운동이 학생들의 정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설문 조사한 결과, 삶의 만족도 점수(5점 기준)는 3.57에서 3.9로 높아졌고, 우울증은 1.52에서 1.47로 낮아졌다.
매일 점심시간마다 축구 경기가 벌어지는 서울 광문고등학교의 경우 1~2학년 전체가 참여하는 리그전 운동에 참여한 학생 중 평균 점수가 하락한 학생은 49명인 반면, 143명은 성적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성적이 오른 셈이다. 또 한 가지 놀라운 변화는 흡연, 가출, 폭력 문제 등의 문제로 징계받은 학생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운동은 하루를 짧게 하지만 인생을 길게 해준다. –
하루하루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은
하루하루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필요하다. –
이른 아침에 걷고, 점심 먹고 걷고, 저녁 먹고 걷고, 밤에도 걸어라.
땀이 날 때까지 걸어라. –
우울증, 주의력 결핍, 불안, 약물 중독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약은 운동이다. 운동을 하면 혈액이 뇌에 공급돼서 뇌가 최적의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 감정을 더 잘 조절하게 하여 충동을 억제하고 덜 공격적으로 만들며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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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온의 40% 이상은 인체 최대의 발열 장기인 근육에서 나온다. 고혈압, 당뇨, 자기 면역 질환 등 많은 질병은 체온이 낮은 데 그 원인이 있다. 체온이 낮으면 혈관을 위축시키고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여 혈압을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저체온화의 최대 요인은 육체노동 감소, 운동 부족과 깊은 관련이 있다. 옛날에는 자가용 대신 걸어서 다녀야만 했고, 옷을 빨 때도 세탁기 대신 손으로 빨고, 청소도 걸레를 사용해서 하는 등 매일 상당량의 육체노동을 했지만, 근래 들어 노동할 기회가 줄어들면서 각종 질병이 발병하게 된 것이다.
근육 운동을 하면 운동 중에 체온이 오르는 것은 물론 운동 후에도 12~72시간이나 지속하여 근육 세포의 대사 활성이 촉진된다. 지속적인 운동은 근육세포 주변의 모세혈관 증생을 촉진시켜 혈류를 좋게 하기 때문에 체온 상승에 도움이 된다. 평열(건강할 때 사람의 체온)이 36.5℃에서 1℃ 내려가면 면역력이 30% 이상 내려가지만 반대로 평열보다 체온이 1℃ 상승하면 면역력은 5~6배 증강한다. 즉, 체온이 높아지면 암, 당뇨병, 고지혈증, 자기 면역 질환 등 각종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원인을 알 수 없는 통증을 수년째 앓고 있다. 통증이 가장 심했던 시기에는 1년 가까이 외출조차 못 했다. 병원에서 내린 처방은 헬스와 사우나. 그때부터 재활 훈련을 하는 운동 선수처럼 1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헬스장을 오갔다. 건강은 많이 회복되었으나 건강이 무너지면서 위축되었던 마음은 쉽게 회복되지 않았다.
“걷다 보면 자신감이 생길 거야.” 남편의 권유로 홀로 도보 여행에 나섰다. 중국의 윈난성 산골 오지 스토우청을 출발해서 모계사회의 문화가 깊게 뿌리내린 루구호까지 총 110km를 걸었다. 해발 2,000미터에서 3,400미터를 넘나드는 험로로 보통 걸음으로는 3~4일이 걸리는 길이다. 나는 그 길을 5일에 걸쳐 걸으면서 ‘걷기에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가슴 뼈저리게 느꼈다. 고작 5일을 걸었을 뿐인데 ‘나는 지금 이대로의 내가 참 좋다’는 긍정의 마음이 차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그 후로 나는 남편과 동네의 골목골목을 꾸준히 걷고 있다. 꼭 산티아고, 올레길이 아니어도 좋다. 시간을 내어 동네의 한산한 골목, 이름 없는 산, 약수터를 주저 없이 걸어보라 권한다. 반복되는 일상에 무력해진 자신이 달라지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운동을 하는 진짜 이유
“요즘 우울하지요? 몸에서 보내는 신호들이 다 우울해요.”
일주일이 지나도록 체기가 내려가지 않고 가슴 언저리가 답답해 동네 한의원을 찾았다. 뜻밖에도 한의사는 내게 우울증이 아니냐 물었다. 울음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지만 꾹 참고선 “그런 것도 검사 결과로 나오나요?” 하고 말았다. 돌아오는 길에 명치 부근을 꾹꾹 누르며 가만히 생각해봤다. 대학 졸업하고 취업을 바로 하지 못하면서 서서히 가라앉았던 것 같다. 바닥을 치고 나면 올라오겠지, 하고 나를 내버려두다 보니 어느덧 수개월이 흘러버렸다. 예전의 밝고 활기차던 내가 지금은 생기를 잃고 이렇게 무기력해졌구나…. 스스로 한없이 가여웠다. 반면 몸은 살고 싶다며 계속해서 신호를 보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하니 내 자신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때서야 지금의 모습으론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 날부터 운동을 시작했다.
운동이라 해서 특별한 건 아니었다. 평소 걷던 길을 뛰기 시작했고, 평소보다 더 자주 움직이며 틈틈이 스트레칭이나 맨몸 운동을 해주는 정도였다. 별것 아니었지만 매일매일 해주니 기초 체력도 좋아지고 몸이 한결 가뿐해졌다.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마다 ‘삶에 대한 의지’를 뱉어내고 있는 것만 같았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몸도 마음도 이전보다 훨씬 좋아진다는 확신이 드니 시간 내어 운동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았다.
3개월 전부터 아침에 조깅 1시간, 저녁에 프리웨이트를 30분씩 하고 있다. 운동으로 체력이 붙어 하루 종일 지치지 않았고, 지방을 활활 태워버리니 몸의 맵시도 살아나 거울 앞의 내 모습에도 자신감이 붙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운동 패턴에 변화를 주려고 주말에는 부모님과 함께 등산을 다니면서 부모님과도 무척이나 돈독해졌다. 한 발 한 발 딛을 때마다 느껴지는 걱정과 배려에, 부모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던 어린 시절의 나로 돌아간 것처럼 비어 있던 마음 한켠이 채워졌다. 우울감에 깊게 빠져 있을 때에는 이 세상에 나 혼자밖에 없다 느껴서 외로웠는데 누구보다도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내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다니, 인생 참 헛살았던 셈이다. 한참을 쉬고 있다가 다시 뛰기 시작하면서, 내 곁에 소중한 사람들이 많았다는 게 이제야 보이기 시작한다. 혹여나 나와 같이 힘들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신이 변화하고자 마음을 먹은 순간 이 세상 모든 것이 당신을 도와줄 거라고 격려하고 싶다. 오늘 하루도 나는 좀 더 생기 있는 모습이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운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