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비우는 웰빙라이프의 지혜 (8)

버리고 비우는 웰빙라이프의 지혜 (8)

효녀 심청이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잃었지만 심성 곱게 자란 심청이는,

지극정성으로 앞 못 보는 아버지를 부양합니다.

그러다가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하면 아버지가 눈을 뜰 수도 있다는 말에,

공양미 삼백 석을 받는 대가로 뱃사람들의 제물이 되기로 하지요.

짙푸른 바닷물 앞에 선 심청이는

“비나이다, 비나이다,

우리 아버지 어두운 눈 밝게 하시어 이 세상을 보게 하소서.”

하고 하늘을 향해 간절히 빌고는 인당수에 몸을 던집니다.

그리고….

심청이의 크나큰 효심에 감동한 용왕님은 심청이를

다시 살려주라 하고,

임금님의 눈에 뜨인 심청이는 황후가 됩니다.

어질고 아름다운 심황후가 바로 자신의 딸임을 알게 된 심봉사는

너무나도 벅찬 기쁨과 환희에 찬 나머지 기적처럼 두 눈을 뜨게 되지요.

작가도 알 수 없는,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온 우리의 이야기.

원래 심청이 이야기를 쓴 이가 하고픈 말은 이것이 아니었을까요.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다면,

지금까지의 나 자신은 다 버려라. 그것이 바로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하는 참된 길이다.”

과연 나는 돈을 잘 쓰고 있는가?

돈에 대한 개념을 새롭게 정의한다 (2)

정리 문진정

우리는 돈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리라 굳게 믿으며 인생 대부분의 시간을 돈벌이에 소모한다. 그리고 ‘친구와의 의리를 생각해서’ ‘사랑하기 때문에’ ‘기분이 좋으니까’ 등의 정신적인 가치를 핑계 삼아 무분별한 소비를 한다. 그러나 돈에 대한 나의 감정과 경험들을 되돌아보면 결코 돈이 개인의 행복이나 진실한 인간관계를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걸 깨닫게 된다. 돈을 버느라 하루하루의 에너지를 다 써버리기 전에, 소중한 인생의 시간을 얼마의 돈과 맞바꾸고 있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왜 돈을 쓰고, 어떤 소비에 만족하며, 얼마나 낭비하고 있는지’ 소비 실태를 종이 위에 낱낱이 꺼내 보면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눈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돈이 아쉽고 쪼들렸던 생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될 것이다.

* 실제로 내가 버는 돈은 얼마일까?

 대부분의 직장인은 월급이 곧 버는 돈이라고 생각하지만

‘돈을 벌기 위해 들어가는 돈’을 월급에서 빼야만 실제로 내 손에 들어오는 수입이 된다.

① 직장에 다니느라 필요한 모든 것(출퇴근, 정장 구입, 점심 식사, 스트레스 해소, 휴가, 병원 치료, 자녀 보육, 파출부 고용 등)에 들어가는 비용과 모든 시간을 계산한다.

② 비용은 월급에서 제하고, 시간은 근무 시간에 더한 다음, 계산된 총비용을 총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실제로 버는 돈을 알 수 있다. → 자녀 보육비, 점심 식사비, 퇴근 후 술자리 비용 등을 제하고 나면 실제 수중에 들어오는 수입은 월급보다 훨씬 적다.

* 돈이 가치 있게 쓰이고 있을까?  

우리가 쓰는 돈은 곧 삶의 에너지이다.

왜냐하면 인생의 모든 에너지를 돈을 버는 데 쓰기 때문이다.

돈을 수명으로 바꿔 보면 그 가치가 달라진다.

① 자신만의 소비 패턴을 알아낸 후 주거비, 식비, 피복비, 교통비, 의료비 등의 항목별로 나누고 항목마다 하위 범주를 세세하게 구분한다(예_식비 : 집에서, 회사에서, 간식, 외식, 술, 커피, 건강식품 등).

② 세부 항목별 지출 금액을 ‘시간당 실제 임금’으로 나누어 시간으로 환산한다. 예를 들어 시간당 실제 임금이 4천 원인 사람이 퇴근 후 맥주로 스트레스를 푸는 데 월급 중 20만 원을 사용한다면 한 달에 50시간은 술을 먹기 위해 인생을 소모하는 셈이다. → 어떤 물건을 사기 위해서 실제 몇 시간 동안 일을 했는지, 그 시간의 인생을 바칠 만큼 가치 있는 소비였는지 돌아본다.

* 삶을 변화시키는 세 가지 질문

지출 세부 항목마다 다음의 질문을 던져보는 것만으로 소비 습관을 바꿀 수 있다.

① 내가 투자한 에너지와 시간에 걸맞은 만족과 가치를 얻었는가? ② 내 가치와 인생의 목적에 부합하는가? ③ 생계를 책임지지 않아도 된다면, 과연 그 에너지를 어디에 쓸 것인가?

돈을 주지 않아도 기꺼이 시간을 투자할 만큼 만족스럽고, 인생의 목적에 맞는 소비였다면, ‘+’를, 그렇지 않다면 ‘-’를  표시한다. →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다 보면 나의 쇼핑 습관이 얼마나 충동적이며 중독성 있는지 알게 된다. 습관적으로 혹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지출을 한눈에 판단할 수 있기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가 자동으로 줄어든다.

나의 소비를 철저히 분석하면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많은 돈이 아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그 순간 마음에서 큰 만족감이 생길 것이다. 모든 물건을 내 몸처럼 소중히 여기고 내 것을 이웃과 나누는 기쁨도 알게 된다. 그때부터 돈은 예전의 돈이 아니다. 그동안 돈을 벌고, 빚을 걱정하느라 소모했던 에너지를 가치 있게 사용할 방법을 찾게 된다. 먹고사는 문제에 가려져 있던 자신의 가치와 꿈을 실현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다.

참고 도서  <돈 사용설명서>  비키 로빈 ·조 도밍후에즈 · 모니크 틸포드 / 도솔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났어요

국지혜 25세. 직장인.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

나는 친구들 사이에서 착한 아이로 통했다. 친구들은 뭐든 부탁을 해왔다. 하나둘 들어주다 보면 숙제도 조별 과제도 모두 내 차지가 되었다. 아끼는 옷이나 책을 빌려달라고 하면 어찌할 바를 몰랐다. 빌려줬다가 망가져서 돌아온 물건 때문에 부모님께 혼도 났다. ‘난 못 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힘들었다.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마음수련을 하면서 초등학교 시절의 사건이 떠올랐다. 단짝 친구와 나 사이에 새로운 친구가 등장하면서 나만의 솔메이트를 빼앗겼던 일. 나는 이제 누구랑 놀고 버스에서는 누구랑 앉나…. 어린 마음에 한참 동안 울며 힘들어했다. 그리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몇 년 후 그 단짝 친구는 메신저로 사과를 했고 오해는 풀렸지만, 그때의 상처와 열등감은 마음에 그대로 남았다. 혼자가 된다는 것이 두려웠고 친구를 잃을까 봐 불안했다. ‘남을 위한답시고 베풀었던 호의가 친구들의 인정을 받으려고 한 일이었구나.’ 내가 생각했던 바름, 예의, 배려의 기준과 틀을 버려나갔다. 친구를 잃었다는 상처도 두려움도 다 버리고 나니 인간관계에 여유가 생겼다. 이제는 지혜롭게 부탁을 거절하는 방법도 안다. 그것은 스스로 투명해지는 것이다. 도와주고 싶지만 못 하는 상황을 솔직하게 설명하면, 친구도 이해를 해주고 나도 마음에 앙금이 없으니 편안하다. 예전에는 겉으로만 웃었다면 지금은 마음이 자유롭게 웃는다. 아무런 바람 없이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배려인 것 같다.

수면제, 소화제와 헤어지다

이정아 41세. 직장인. 서울시 서초구 서초2동

99년도에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지셨다. 피아노 학원을 운영했던 나는 가족의 생계를 떠맡아야 했다. 그때쯤부터 밤에 잠이 오지 않았다. 너무 버거웠고 “장녀도 아닌데 왜 집안 살림을 떠맡아야 하느냐”며 가족에 대한 원망과 화가 끓어올랐다. 잠을 푹 잘 수가 없으니 두통이 심했다. 음식을 조금만 먹어도 위장이 바늘로 찌르는 것같이 아팠다. 어쩔 수 없이 진통제와 소화제를 매일 들고 다녔다. 몸이 아프니 짜증도 많이 났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전혀 즐겁지 않았다. 학생 수가 줄면 줄어서, 늘면 늘어서 스트레스였다. 불면증 약을 먹어보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운동을 하면 잠이 잘 온다고 해서 헬스클럽에 등록하기도 하고, 새벽까지 동대문 쇼핑센터와 새벽 시장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하지만 나의 수면 사이클은 변함이 없었다. 그렇게 7년을 버티다가 너무나 힘이 들어 학원을 그만두었다. 그리고 얼마 후 지인으로부터 마음수련을 소개받은 나는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던 경제적 압박감과 불안을 버려나갔다. 자리에 누우면 걱정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났는데, 버릴수록 그런 현상이 점점 없어졌다. 부모님을 떠올려보니 자식을 위해 평생 헌신하신 것밖에 없었다. 잠깐 돈 좀 번다며 그렇게 유세를 떨었다니…. 너무도 부끄러웠다. 한 달쯤이 지나자 마음이 가벼워지면서 잠이 오기 시작했다. 두 달째부터는 두통이 완전히 사라졌다. 예민하던 성격이 부드러워지고 생각이 정리되는 느낌이었다. 규칙적으로 아침 식사를 하니 위도 튼튼해졌다. 1년 전부터는 회사를 다니는데, 하루 종일 일을 하지만 숙면을 취해서인지 활력 있어 보인다, 부지런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무기력했던 나를 건강한 아침형 인간으로 만들어준 신기한 빼기 방법. 마음을 버릴수록 빼기의 중요성을 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