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잡으세요.
손녀딸이 되어드릴께요”
만든 사람: 김보경(25) 백은하(25) 홍대 프로덕트 디자인과 졸업
지금은 우리 모두에게 익숙한, 없어서는 안 되는 어떤 물건이 있다면, 그 또한 처음 만들어낸 누군가가 있을 것이다. 그 시작은 우리의 일상에서, 불현듯 떠오른 한 생각에서 비롯된다. 거기에 나보다는 남을 위하는 따듯한 배려까지 더해진다면, 그야말로 세상을 빛내는 발명품이 되지 않을까. 평범한 사람들의 빛나는 아이디어들을 게재한다.
<편집자주>
이름은? ‘동행’. 항상 어르신들과 함께한다는 뜻이다.
재잘거리는 예쁜 손녀의 모습을 연상해 작은 참새 모양으로 만들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어린 시절, 맞벌이를 하시는 부모님 대신 할머니가 나를 키우셨다.
할머니가 시장 갔다 오시면 마중 나가서 짐을 받아 들고 손을 잡아드렸다. 다리가 안 좋으시니까 층계를 오르실 때면 손에 힘을 꽉 주시며 나를 의지하셨다. 그러다 서울에 있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할머니와 떨어져 지내게 되었다. 다리도 아프신데 지금은 어떻게 계단을 올라오실까. 할머니 생각이 났다. 손녀딸을 대신해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친구 은하와 함께 졸업 작품으로 준비했고, 3월에 시작해서 8월에 완성했다.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난간에 끼워 같이 층계에 오를 수 있도록 해야 했기에, 바퀴를 만들어 달았다.
바퀴는 실리콘 고무 같은 재질을 사용해서 힘을 조금 주면 올라가고 잠시 쉴 때면 마찰력 때문에 밑으로 내려가지 않게 했다. 손잡이에 짐도 걸어놓을 수 있다.
하고 싶은 말? 어서 편리하고 튼튼한 제품으로 실용화되었으면 좋겠다.
전국 방방곡곡, 전 세계 어르신들이 갖고 다니시며 유용하게 쓰시는 걸 보면 무지 행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