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며, 일년간 받은 명함을 훑어본다. 인사치레로 받은 명함, 물건을 살 때 받았던 명함, 음식점 명함까지…. 차마 버리지 못한 이 작은 종잇조각들이 책상 여기저기에 수두룩하게 쌓여 있다.
사회생활의 시작이자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 명함이지만 무조건 많은 명함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인맥 관리를 잘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이 친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숫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요한 인맥의 명함이 책상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다가 정작 필요한 순간에 명함을 못 찾거나, 잃어버리게 되어 큰 실수를 할 때도 있다. 관리되지 못한 인맥은 도리어 인간관계에서 신뢰를 떨어뜨리고 성공의 발목을 잡는다.
지금 당신의 명함첩, 주소록에는 몇 명의 사람들이 있는가. 인맥 과시용으로, 자기만족용으로 누구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사람들의 연락처까지 마음의 짐으로 자리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런 ‘거품 인맥’들을 골라내서 과감하게 정리하는 것이 인간관계를 잘 꾸려가는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 빈자리만큼 더 소중한 사람들에게 신경을 쏟을 수 있고 그것이 앞으로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인연을 만드는 초석이 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에너지와 기회를 주는 사람들로 내 주변을 채우고 싶다면, 먼저 명함과 연락처부터 정리해보자. 내 주변 사람을 대하는 현재 나의 마음 상태를 점검하고, 새로이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명함은 사용하라고 준 것이다
명함을 정리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명함 주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의 명함이 쓰레기통에 처박히거나 길거리에 떨어져 밟히고 있다고 상상해보라. 그 사람의 명함은 단지 종잇조각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다. 만난 사람에 대해 애정을 갖고 특성에 맞게 그룹을 정하고, 메모 난에 그 사람을 기억할 수 있는 기록을 남기는 게 좋다. 명함은 보관하기 위해서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기 위해서 정리하는 것임을 명심하자.
구분하고 숙성하고 버리기
① 개인적인 활동으로 받은 명함인지, 업무 관련 명함인지, 서로 기억을 하고 있는지, 연락 가능한 번호인지, 명함 주인이 이직했는지 등의 질문에 따라 ‘필요’와 ‘불필요’로 나눈다. ② 확인이 필요하거나 망설여지는 명함은 중간 지대에 모아둔다. 시간이 지나면 판단 기준이 명확해진다. ③ ‘불필요’에 해당하는 것은 과감히 쓰레기통에 버린다.
자신만의 저장 시스템 만들기
명함을 받으면 일주일 이내에 스마트폰이나 이메일 주소록에 입력하는 등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바꾸어 정리한다. 무조건 최신 프로그램을 쓰기보다는 자신이 사용하기 가장 편리한 방법을 이용해 정리해서 자주 살피고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주소록에 입력한 종이 명함은 회전식 명함 정리함을 이용해 150장의 명함만 정리하고 나머지는 버린다. 이 정리함을 돌려보며 그동안 소원한 이들에게 문자나 전화를 하면 된다. 새로운 명함 한 장을 추가해야 한다면 무조건 한 장을 빼자. 그래야 명함도 정리되고 인맥도 정리된다.
휴대전화 주소록 정리하기
휴대전화 기기를 바꿀 때마다 수백 명의 번호를 이동하는 것이 하나의 업무가 되어버렸다. 자주 연락하는 사람, 편하게 불러내 밥 한 끼 먹고 싶은 사람은 몇 안 되지만, 수백 명의 전화번호를 돌려보다가 시간을 빼앗긴다. 새해 인사 메시지를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 늘 불평불만하는 사람, 예전에는 친했지만 너무 오래되어 이제는 연락하기조차 어색한 사람들을 목록에서 지워보자. 6개월, 1년 등 기간을 정해 한 번도 연락이 없었던 번호, 없어진 번호, 누구인지 생각나지 않는 번호도 지우기로 한다. 그중 꼭 다시 보고 싶은 친구가 있다면 하루에 한 명씩이라도 연락을 시작해보자. 언제나 즐겁게 전화할 수 있는 사람들로 전화번호부가 채워져 있을 때 그 상쾌함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