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 출산을 앞둔 산모입니다. 8월 중순이라 더위 때문에 다들 걱정해주시는데요. 여름 산후 조리를 잘하는 방법이 궁금하고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를 두 명 이상은 낳고 싶은데 요즘 ‘아이=돈’으로 생각을 많이 하시는 것 같아요. 아이를 낳고 양육할 때에 돈보다 더 중요한 것들에 대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 조언 부탁드려요.
우리는 선택을 해야 합니다. 그 선택에 따라 삶은 달라집니다. 선택할 자유가 있고, 그 선택에 따라 펼쳐지는 세계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도 바로 나임을 일깨워주셨던 엄마의 질문. “넌 어떻게 하고 싶어?” “네가 선택해봐. 어떤 것에 더 마음이 끌려?” 그리고 덧붙여지는 사랑스런 말. “엄마는 네 선택을 존중해. 그런데 도저히 혼자 힘으로 안 되겠다 싶을 때, 알려줘. 엄마가 도와줄게.” 나의 모든 선택이 엄마의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에요. 하지만 엄마는 그건 중요하지 않고, 선택을 했으면 믿고 집중하는 것, 그게 중요하다 하셨지요. 마음속 깊은 곳의 ‘나’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들을 수 있기를, 그리고 ‘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꿋꿋이 삶을 꾸려가기를 바란 엄마의 마음. 사랑하는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기란 정말 어려웠을 텐데 말이에요. 지금 엄마는 눈에 보이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느낄 수 있는 바람이 되었지만 선택의 자유와 책임이라는 두 가지 명제는 제 마음속 거대한 나무로 뿌리 깊이 심어져 있습니다. ‘가장 사랑하는 네가 엄마의 행복’이라던 그 목소리의 울림은 뜬금없이 절망의 구덩이에 빠질 때 다시 툭툭 털고 일어나 살아나가게끔 하는 마르지 않는 샘입니다.
이제 장성한 남매를 키운 엄마로서 후회가 되는 게 있다면, 제 생각에 갇혀서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애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보기보다는 늘 부족함을 지적하고 고치려 했지요. 만약에 국어 100점을 맞았다 하면, 잘했다 해주면 될 텐데, 그럼 수학은? 하면서 아이를 더 채찍질했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 보면 잘하는 부분을 인정해주고 지지해주었더라면 아이들이 자신이 가지고 태어난 긍정적인 부분들을 더 많이 발휘하고 살지 않았을까 싶어요. 오랫동안 유치원 교사를 하면서 느낀 건, 행복해 보이는 아이들은 가정 형편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엄마와 관계 형성이 잘된 아이들이 많더라고요. 요즘 아이를 키우는 데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돈이 없어도 아이들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은 많습니다. 서로서로 엄마들이 재능 기부를 하는 모임도 있고, 공공 기관에서 저렴하게 제공하는 교육 기회도 많지요. 아이는 돈이 아니라 관심이 키우는 거더라고요. 그리고 무엇보다 좋은 엄마란 본인 스스로 행복한 엄마지요. 그러면 아이도 자연히 행복합니다.
돌려서 이쁘게 말해드릴까요, 아니면 직빵으로 정답만 말해드릴까요. 솔직하게 말할게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는 좋은 정보, 조언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찾아다니지 마세요. 남들이 하는 얘기 다~ 다른데 언제 모든 사람 의견 다 들어가며 애 키울 건데요. 난 이러고 싶은데 남들은 저러래요. 요게 맞는 거 같은데 어른들은 아니래요. 그럴 시간에 공부를 하세요. 육아 공부. 책을 읽고, 강연을 듣고, 다이어리를 적어가며 본격적인 양육에 관한 공부를 하셔야죠. 돼지를 쳐도 돼지 사육에 관한 책을 적어도 서른 권은 보고 시작합니다. 인터넷 뒤지지 말고 친구들 친지들한테 묻고 다니지 말고 제대로 된 육아서 미친 듯이 읽으며 제대로 아이 키워 이 무시무시한 사회에 제 몫을 하는 인재로 내보내세요. 여름 산후 조리 잘하는 방법 따로 없어요. 애 열심히 젖 물리고 안아주고, 애 잘 때 같이 푹~자고 애 놀 때 같이 눈 맞추고 쫑알거려주면 엄마도 다시 건강한 원래의 몸으로 돌아옵니다. 조물주가 태초부터 그렇게 만들어놓았어요. 돈보다 중요한 건 사랑이죠. 당연히 배려 깊은 사랑, 존재 자체로 바라봐주고 품어주는 뜨거운 사랑. 돈 거의 필요 없어요. 없이 키워야 더 잘 크는 게 앱니다.
몇 년 전 이혼한 40대 직장인입니다. 결혼해 두 딸을 낳고 살았는데 배우자의 외도, 폭력, 무능력, 고부간의 갈등으로 이혼하게 되었지요. 현재 친정집에서 지내는데 모아놓은 돈은 없고 오히려 빚만 있는 상태입니다. 섬유과를 전공했으나 대학 졸업 후 몇 년간, 어머니의 병간호를 하느라 경력이 단절되어 서비스직을 전전하다 최근에 어느 빌딩의 주차 정산 일을 하고 있어요. 너무 불안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움이 많은 제가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면서 혼자 살아가야 될지 근심이 되네요. 독립을 간절히 하고 싶으나 능력은 안 되고 정말 우울하기만 하네요. 용기를 갖고 힘낼 수 있게 따뜻한 말 한마디 듣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