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지나 인테리어 잡지를 보면, 침이 꼴깍 넘어가도록 멋지게 찍은 화초 사진을 실어놓고 관리 방법에 대해서도 몇 마디 덧붙여놓고는 합니다. 하지만 저는 솔직히, 그냥 사진만 보여주면 좋겠다 싶을 때가 많습니다. 덧붙인 설명이 잘못된 경우가 너무 많거든요.
저도 화초 키우기를 시작할 때 무조건 유명한 사람이 쓴 책을 보며 관리 방법을 익히곤 했습니다. 그런데도 번번이 실패만 거듭하는 게 이상했지요. 많은 원예 서적이 외국의 것을 그대로 번역하거나 다른 나라의 기후에 맞는 관리 방법을 소개한 것이어서 우리나라 기후나 토양 조건과는 맞지 않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훨씬 나중의 일이었습니다. 인터넷에 떠다니는 정보 중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답니다.
화초를 제대로 잘 키우고 싶다면 실제로 예쁘게 잘 키워본 사람에게 물어보세요. 그런 사람이 주변에 없다면 인터넷에서 식물 키우기 카페나 블로그를 방문해 정보를 얻으세요. 인터넷 검색창에 ‘식물 키우기’라고 치면 많은 사이트가 뜨는데, 그중 서너 군데에 가입해서 궁금한 질문을 올려놓으면 금세 모범 답안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어려운 외국어를 사용한 유명한 사람이 썼다는 책보다, 말투는 다소 투박하고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실제 내 손으로 식물을 키우면서 울고 웃어본 경험자들이 필요한 알짜배기 정보들을 왕창 줄 수 있답니다.
책이든 프로필이든 남들이 내민 명함 앞에서 주눅 들고 그 사람의 직함에 추호의 검증도 없이 은근 맹종하며, 오히려 내 주변 곳곳에 숨어 있는 생활의 달인들을 무시해왔던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사람을 만날 때,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하는 사람이냐가 더욱 중요한 것을 식물을 키우며 배워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