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뻬 바지에 낡은 셔츠,
멋이랑 담을 쌓고 선머슴처럼 일만 하시던
어머니가 예기치 않게 학교에 찾아오셨습니다.
교실 창문 너머로 힐끔 보았던
한복을 입은 어머니 모습.
왜 그리 부끄럽던지 이내 외면했지만
파꽃처럼 수수하게 서 계시던 어머니의 그 모습이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들녘에서
매운 몸통에 피어난 파꽃을 보면
어려운 시절 살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던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몸뻬 바지에 낡은 셔츠,
멋이랑 담을 쌓고 선머슴처럼 일만 하시던
어머니가 예기치 않게 학교에 찾아오셨습니다.
교실 창문 너머로 힐끔 보았던
한복을 입은 어머니 모습.
왜 그리 부끄럽던지 이내 외면했지만
파꽃처럼 수수하게 서 계시던 어머니의 그 모습이
오랫동안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들녘에서
매운 몸통에 피어난 파꽃을 보면
어려운 시절 살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을 잃지 않던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꽃들이 속삭이네요… 환하게 피어나라고
누구보다 먼저 봄을 알리는 야생화가 서둘러 꽃을 피우는 이유는 햇빛 때문이지요. 키 큰 풀이나 나무가 무성한 잎으로 햇빛을 가리기 전에 먼저 꽃을 피우고 씨앗을 뿌리려는 나름의 생존 전략입니다. 연두색 새순이 아기 손만큼 올라온 나무 아래로 찬란한 햇살을 받으며 노란색, 흰색, 보라색, 분홍색 꽃들이 벌이는 꽃 잔치는 봄 산행 길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기쁨입니다. 늘어진 가지마다 축복 같은 새순이 쏟아지고 꽃들이 발밑을 간질이는 그곳. 얼어붙은 마음에도 우리 꽃 하나 환하게 피어날 것만 같았습니다.
사진, 글 김선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