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세상
구름 한 점이 없고
맑은 하늘에 헤아리지 못할
수많은 별만 말없이 떠 있구나
그 옛날 옛날에도 있었고
말 많은 사람의 역사에도
그 별이 말없이 그냥 있었다
말 많던 사람은 세월에 잡아먹히고 말았구나
천하에 있는 천체와 만상만물도
언젠가는 세월에 잡아먹히고 마는구나
인간 마음의 세계에 있는 이야기이구나
세상에는 일체가 살아 있는 존재이구나
세상이 되어보면
세상과 하나가 된 것은
모두 다가 다 살아 있구나
참인 세상과 하나가 되어 세상 나면
인간의 삶 자체가 허상이다
또 망상에 산다고 우리는 흔히들 들어왔고
언젠가는 구세주가 와서
우리를 구원해준다 한다
인간이 바른 세상에 살지 못해서다
그래서 종교에서는 마음을 닦으라
비우라고 하는 것이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참인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줄 착각하고 사나
세상과 마음의 세계가 겹쳐져 있으니
자기가 만든 하나의 영화 필름 속에 살고 있다
사람은 어릴 때부터
하나의 필름을 제작하여
자기의 마음속에 가지고 있어
세상을 사진 찍은 필름 속에 살고 있다
가령 오늘 아침 먹었던 것을 생각하여 보라
내 마음속에 내가 앉아 있었던 곳과
같이 먹었던 것도 사진이 찍혀 있고
세상에 있었던 것이 아닌
사진 속인 마음속에 있지 않았는가
아침 먹고 하루 종일 했던 것도
내 마음의 필름 속에 있지 않았는가
나는 세상 있었던 것이 아닌
나의 마음속에 있지 않았는가
지금 이 순간도 시간이 지나 다시 생각하여 보면
사진 속에 있지 않았는가
세상과 이 순간에는 마음속과 겹쳐져 있으니
세상 사는 줄 인간은 착각하고 산다
만일에 세상과 하나가 되어 세상에 살면은
그 사진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인간 마음은 사진을 찍어 담는 필름이요
세상 마음에는 사진이 찍히지 않는다
인간이 이 사실을 몰라
세상에 나는 구원이 되지 않는다
이 사진의 세계 안에서는
고통 짐과 삶 죽음과 좋고 나쁘고 생로병사
과거 미래 현재가 있으나
참인 세상과 하나가 되어 세상 나면
이런 것들이 없다
영원불변의 생명 자체라
글, 그림 우 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