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고 비우는 웰빙라이프의 지혜 (5)
겨울나무 아래 부지런히 땅속으로 스며들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매미의 허물은 지난여름 환골탈태의 흔적이지요.
그 무더운 여름날, 빈껍데기를 벗어던지고 그렇게도 큰 소리로 울어댄 것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매미의 생에서 꼭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상 3천여 종의 매미가 살지만 매미가 되기까지는
모두 오랜 기간 땅속에서 애벌레로 살아야 합니다.
2년에서 무려 17년이라는 세월입니다.
하지만 껍질을 벗고 매미의 모습으로 사는 날은 불과 10일에서 20일 정도지요.
그 기간에 수컷은 짝짓기를 하고 죽고, 암컷은 알을 낳은 후 생을 마감합니다.
몇 주일이 지나면 그 알들은 애벌레로 부화한 뒤 먹이를 찾아 땅속에 구멍을 파고 자리를 잡습니다.
그곳에서 오랜 세월 애벌레로 지내는 것이지요.
그렇게 단 10여 일을 매미로 살기 위해 10여 년을 땅속에서 인고의 세월을 보내는 것입니다.
오직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 지극하게 기다립니다.
그리고 때가 되면 미련 없이 껍데기를 벗어버립니다.
새로운 생명을 위해서지요.
참으로 매미는 허물을 벗고 새로 태어난 이유를 잘 아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애벌레 시절을 그리워한다거나 주어진 삶이 너무 짧다고 탓하지 않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해 할 일을 하고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삶에 지극한 매미처럼, 우리도 가짜인 껍데기를 버릴 수 있다면….
효과적인 군살 빼기, 스트레스부터 없애야
정리 문진정
획기적인 체중 감량 프로그램과 다이어트 식품이 날마다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비만 환자는 여전히 늘어나는 추세다. 살을 빼야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성공한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살이 안 찌는 사람의 식습관을 살펴보면 의외로 간단하다. 배가 고플 때 먹고, 배가 부르면 그만두는 것. 하지만 과체중인 경우에는 배가 고파서는 물론이고, 힘들어서, 심심해서, 나중에 배고플까 봐, 주는 사람에 대한 예의로…. 그 밖에도 외로움, 좌절감, 박탈감 등 감정적인 굶주림을 채우기 위해서 음식을 찾는 경우도 많다. 마음껏 먹고 나면 포만감을 느끼고, 마음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음식은 정서적인 굶주림을 근본적으로 채워주지 못한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다이어트를 지속할 수 없는 이유를 발견하게 된다.
‘나는 해도 안 될 거야’ 같은 부정적인 생각은 생활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무슨 일이든 쉽게 포기하게 만든다. 체중 감량의 강박증과 과거의 다이어트 실패 경험을 털어 버리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의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시작할 수 있다.
살을 빼려면 스트레스부터 빼야 한다
비만인의 대다수가 스트레스가 쌓일 때 습관적으로 음식을 먹는 성향이 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식욕 조절과 관련이 있는 스트레스호르몬 코르티솔이 분비된다. 스트레스 초기에는 입맛이 떨어져 살이 빠지지만 계속되면 코르티솔의 균형이 깨지면서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폭식을 하게 된다. 그러므로 식이요법에 앞서 스트레스를 없애는 게 우선이다. 스트레스만 해소되어도 식욕이 조절되고 체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다.
유아기의 음식에 관한 기억을 버린다
어릴 적 음식과 관련된 경험이 현재의 식습관에 영향을 미친다. 부모님께 사랑받기 위해 많이 먹거나,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음식을 이용한 적이 있는지, 착한 일을 했을 때 음식으로 보상받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고 그런 기억을 버려나간다. ‘빨리 크려면 많이 먹어야지’ ‘불쌍한 어린이들을 생각해서 음식을 남겨서는 안 된다’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자라면 배가 불러도 계속 먹는 습관이 형성되고, 결국 어른이 되어서 비만이 되거나 쉽게 체중 감량을 하지 못하게 되기도 한다.
화학물질을 제거한다
단순히 칼로리만 제한했던 다이어트가 실패하는 데는 몸속으로 유입된 화학 물질의 영향도 있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농약, 방부제, 색소, 육류 속의 항생제, 식품 포장재 등 화학 물질들이 부쩍 늘면서 우리 몸은 화학 물질 처리에 혼란을 겪고 있다. 신진대사에 악영향을 끼쳐 체중을 조절하는 능력을 잃게 되고 영양소 소모량도 늘어난다. 따라서 무조건 적게 먹기보다 생활 속 화학 물질을 먼저 제거해야 한다.
① 유기농 식품이나, 식품 첨가물이 적은 음식을 먹고 카페인 음료, 청량음료, 알코올, 트랜스 지방은 피한다. ② 수용성 식이섬유를 충분히 섭취하여 화학물질 해독과 배출을 돕는다.
③ 무조건 덜 먹기보다 비타민, 미네랄이 많은 음식을 먹어, 적절한 영양소를 섭취한다. ④ 환기를 자주 하고 공기정화 식물을 길러서 공기 중 화학 물질을 줄인다. ⑤ 유리나 천연 용기에 음식을 보관한다. 기름진 음식은 플라스틱 용기에 함유된 화학 물질을 빨아들이므로 주의한다. ⑥ 파마나 염색 시에는 비타민 C와 E, 식이섬유를 먹고, 가능한 유기농 용품을 사용한다. ⑦ 드라이클리닝한 의류는 하루 정도 실외에서 통풍시킨 뒤 옷장에 보관하며 합성가죽, 방수처리, 내열처리 된 옷은 되도록 옷장에 넣지 않는다. ⑧ 집안 해충을 제거하는 방충 스프레이는 독성이 많으므로 허브나 소다 등을 이용한다.
꾸준한 근육 운동
같은 몸무게라 할지라도 체지방이 적고 근육 량이 많아지면 기초대사가 활발해지므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① 복부에 힘주기: 복부가 척추에 닿는 느낌으로 복부의 근육을 6초 정도 수축시킨 다음 긴장을 푼다. 하루에 한 번씩이라도 꼭 해주면 복부 근육의 힘이 빠르게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② 복부 마사지: 잠들기 전 5분 정도 복부를 위아래로 마사지하고 두드리거나 꼬집는다. 혈액순환과 신진대사를 도와 부분 비만에 효과적이다.
참고 도서 <자기최면 다이어트> 엘지 버킨쇼우 / 넥서스BOOKS
<내 몸을 되살리는 친환경 다이어트> 폴라 베일리 해밀턴 / 북센스
<다이어트 절대 하지 마라> 로버트 M. 슈워츠 / 샘터
대인 기피의 원인 ‘눈물의자’의 기억
심명진 23세.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 3학년
나는 사람들 앞에 서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두려웠다. 사람들 시선이 너무 힘들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 하는 것도 부담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항상 사람들을 피해 숨으려고 애썼고, 늘 혼자이게 되었다. 불안과 긴장은 항상 나를 따라다녔다. 마음이 불편하니 늘 지쳐 있었고 어린 나이임에도 밝고 명랑함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다 마음수련을 하게 되었고, 그 마음의 원인이 된 ‘마음사진’ 또한 찾게 되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의 일이었다. 우리 반 담임 선생님은 특별한 발명품 하나를 갖고 계셨다. 우유 곽으로 만든 조그만 의자였는데 우리는 그 의자를 ‘눈물의자’라 불렀다. 수업 시간에 떠들거나 잘못하면 그 의자에 앉아 눈물이 날 때까지 야단을 맞아야 했다. 어느 날 내가 그 의자에 앉게 되었다. 나는 그 의자에 앉느니 차라리 죽겠다는 마음으로 울고, 소리 지르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했다. 결국 나는 그 의자에 앉지 않은 유일한 아이가 되었다. 하지만 1분도 안 되어 나는 내가 피운 소란을 후회했다. 엉엉 울며 다시 자리로 돌아오는데 그 누구도 나와 눈을 마주치려 하지 않았다. 모두가 나를 외면하는 것 같았다. 그때 마음먹었다.
‘이제 다시는 남의 눈에 띄는 일은 하지 말아야지. 모두가 나를 싫어하게 될지 몰라.’
나는 그때의 상황을 계속해서 버렸다. 그런 어느 순간, 그 모든 것이 실제라기보다는 내가 마음속에 만들어놓은 안 좋은 ‘사진’일 뿐임을 알게 되었다.
사실 그 담임 선생님은 내가 좋아하던 선생님이었다. 엄마처럼 따뜻해서 밤에 전화를 할 정도였다. 눈물의자 사건 이후에도 선생님은 나를 바로 달래줬었다. 눈물의자는 선생님 나름대로 아이들을 잘 지도하려는 방법이었다. 돌아보니 다른 친구들은 눈물의자에 앉은 후에도 평상시처럼 잘 지냈는데 나만 민감하게 반응을 보인 거였다.
이게 그냥 다 내가 만들어놓은 마음사진이라는 것을 알았을 때, 비로소 나는 그 마음을 버릴 수 있었다. 그리고 창피하다, 부끄럽다 하며 남을 의식하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수련 후 독일 유학을 가게 됐다. 우리 과에서 동양인은 나 혼자다. 하지만 지금 난 항상 사람들 속에 있다. 인사조차 피하고 힘들어했던 내가 이제는 먼저 밝게 인사하고 말을 건넨다. 수업 시간에 질문하고, 발표하는 것도 이젠 그냥 자연스럽다.
미루기의 대가, 빠릿빠릿한 선생이 되다
곽초롱 27세. 교사. 경남 진주시 망경동
나는 뭐든 나중으로 미뤄 뒀다가 하는 습관이 있었다. 빨래, 청소 같은 집안일이 그랬고 동생 물건을 빌려 쓰고는 돌려주는 걸 미루다가 잃어버려서 동생의 원성을 산 적도 많다. 학창시절엔 시험공부도 계획대로 한 적이 없었다. ‘좀 쉬었다가 해야지’ ‘저녁 먹고 해야지’ ‘아침에 맑은 정신으로 해야지’ 미루면서 시험 범위도 제대로 못 본 채 시험을 치는 일이 다반사였다. ‘다음에는 꼭 미리미리 공부해야지’ 다짐했지만 반복하고 후회하고 또 반복이었다. 미루고 미루다 쫓기듯 한꺼번에 하려다 보면 과부하가 걸려 제대로 일을 처리하지 못해, 스트레스가 심했다.
그러다 고등학교 때 부모님의 권유로 수련을 시작하며 이런 습관이 왜 생겼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 집에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00하면 성공한다’ 류의 자기계발서가 많았다. 그걸 보며 훌륭한 사람, 성공한 사람에 대한 환상과 높은 기준을 만들었다. 상대적으로 주변의 일들은 하찮게 느껴졌다. 작은 것부터 정성을 다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게 당연한 일인데, ‘이런 거야 어떻게든 되겠지’ ‘별일 없겠지’ ‘누군가는 해주겠지’ 하며 요행을 바라고 순간순간을 모면하기에 급급했다. 내가 만든 성공의 기준을 가지고는 ‘지금 해야 할 사소한 것’에 충실할 수가 없었다.
일생일대의 중요한 임용 시험이 닥쳐왔다. 다행히 수련을 하며 허황된 바람도 게으른 습관도 함께 버리자, 집중이 잘되었다. 덕분에 미루기 대가인 내가 한 번에 임용 시험에 합격할 수 있었다.
교사가 된 후 만약 마음수련을 안 해 아직도 미루기의 습관에 빠져 있었다면 어쩔 뻔했을까 가슴이 철렁해지곤 한다. 학예회 준비, 가정통신문 만들기 등등 정해진 기한에 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았다. 다행히 학교에서 나는 미리미리 일을 처리할 줄 아는 빠릿빠릿한 선생님으로 통한다.
어린아이들은 모방력이 강해서 선생님의 행동을 금방 따라한다. 그만큼 선생님의 좋은 습관이 중요하다. 한껏 미루다가 벼락치기만 하던 내가 아이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하루하루 알차게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으니 참으로 다행이다.
恬憺虛無 염담허무
마음을 다스려 질병을 치료하는 이치
이태종 <마음한의원> 원장
“이 병에는 어떤 음식을 먹는 게 좋을까요?” 어딘가 아프기 시작하면 대부분 무엇을 더 해야 할지를 묻는다. 설령 아프지 않더라도 건강을 위해서 뭔가 더 할 것을 찾는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넘쳐서 늘 문제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더 할까가 아니라 어떤 것을 뺄 것인가를 연구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대다.
한의원이 시장 거리에 있어 장사하는 분들이 많이 오는데, 특히 호소하는 증상이 소화불량이다. 이야기를 듣다 보면, 요즘 장사가 잘 안된다, 누가 돈을 떼어먹었다, 사업 자금이 필요한데 돈을 어떻게 구해야 할지 모르겠다 등 많은 걱정들을 호소한다.
그렇게 많은 걱정을 하다 보니, 소화기가 안 좋아지고 만성적으로 속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치료를 하면 잠시 편해지지만 몇 달 후 다시 똑같은 증상을 겪는다. 근본적인 걱정, 고민거리가 해결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본다. 감정과 인체 장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폐는 슬픔, 간은 노여움과 화, 비장은 생각, 신장은 공포, 심장은 기쁨과 관련이 있다. 또한 사람 몸에는 12개의 경락이 있는데, 경락은 마음이 다니는 통로라 하여, 경락마다 독특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가슴에서 시작하여 팔, 엄지손가락으로 내려가는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은 자신감과 연관이 있다. 그래서 너무 자신감이 없고 염세적인 사람은 이 경락을 자극해서 치료를 해줄 수 있다. 경락이 마음이고 침을 놓는다는 것은 결국은 마음을 바꿔먹게 하는 것이다.
약을 쓴다는 것도 약의 마음을 써서 마음을 치료한다고 본다. 하기에 서양의학에서는 약의 유효 성분을 논하지만 한의학에서는 유효 성분이 아닌 약성(藥性), 즉 약의 마음을 논한다. 요새 비염이 많은데 주로 쓰는 약재로 ‘신이화(辛夷花)’라는 것이 있다. 목련과 백목련의 꽃봉오리인 신이화는 나뭇가지의 끝에서 위로 솟구쳐 자라고 맛도 매우며 기운을 발산시킨다. 화사하게 폭발적으로 꽃을 피우고자 마음을 먹고 있는 것이다. 풍한(風寒)으로 인한 비염에 일종의 폭탄 같은 역할을 해주는 신이화를 쓰는 것이다. 즉, 약의 마음을 먹어 병을 치료하는 것이다.
마음은 모든 것이다. 세상 만물이 마음이며, 마음은 하나로 통한다. 때문에 자신의 마음을 잘 들여다봐야 한다. 욕심과 번뇌 등에 매이고 쓸데없는 짐을 지고 있다면, 하루빨리 빼내어 버리는 것만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길이다.
한의학의 근간이 되는 <황제내경>에서는 가장 위대한 치료법을 ‘염담허무(恬憺虛無)’라 일컫는다. ‘마음을 담담하게 비우고, 맑게 하면 모든 병이 물러가게 된다’는 뜻이다. 또 허준의 <동의보감>에 보면 ‘이도료병(以道療病) : 도로써 병을 치료한다’는 말이 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질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먼저 그 마음을 바르게 해야만 도에 의지할 수 있다. 병자에게 마음속에 있는 의심과 생각들, 모든 망념과 모든 불평을 다 없애고 평소 자신이 저질렀던 잘못을 깨닫게 하면, 곧 몸과 마음을 비우고 자기의 세계와 사물의 세계를 일치시킬 수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되어 마침내 신이 모이게 되면 저절로 마음이 편안하게 되고 성정이 화평하게 된다. … 이와 같으면 약을 먹기도 전에 질병은 사라진다. 이것이 도를 가지고 마음을 다스려 질병을 치료하는 진인의 큰 법이다.’
결국 병의 근원은 마음으로 인하여 생기는 것으로, 한의학에 치미병(治未病)이라는 말이 있다. 성인불치이병 치미병(聖人不治已病 治未病)에서 나온 말로, ‘성인은 병들기 전에 병을 다스린다’는 것이다. 평소에 마음의 중요성을 알고 마음을 다스린다면 병을 예방할 수가 있다. 때문에 가장 최고의 의사를, 마음을 치료한다 하여 심의(心醫)라 일컫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