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 주변에도 그렇고 불면증 때문에 고생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얼마전에 제 친구도 술자리에서, ‘불면증이 너무 오래되니
걍 그러려니 하고 산다’는 얘기를 하길래
한참 제 이야기를 해줬었습니다.
오늘은 그 얘기를 글로 한번 옮겨보려구요!
불면증의 시작
전 평범한 34살 직장인 여자입니다.
10년 정도 불면증을 앓았구요.
20대 초에 직장이 서울에서 먼 곳으로 발령이 나는 바람에
조용한 지방 도시에서 근무하게 됐는데
그때부터 불면증이 생기고 심해졌던 것 같아요.
한적하고 조용한 곳에 있는데
왜 불면증이 생겼나 의아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혼자 있으면서
사람들과 어울릴 기회도 적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밤에 잠이 더 안 왔던 것 같아요.
뭔가 뒤쳐지는 것 같다는 불안감도 많았던 것 같구요.
불면증을 극복하기 위해 안해본게 없는 것 같아요.
낮에 운동도 해보고
햇볕도 쐬고 별 노력을 다했는데
어느 날은 잠이 오고,
어느 날은 예상치 못하게 잠에 못 들기도 했어요.
잠을 못 자면 다음 날 그 영향으로
하루가 망가지는 게 되게 스트레스였던 것 같아요.
잠을 잘 자기 위한 유튜브 영상도 틀어놓고 자고,
클래식 음악, 수면 유도 백색 소음, 지루한 우주 다큐 등등..
안 틀어놓고 자본 게 없을 정도였어요.
결국 병원에가서 약을 처방받았는데,
먹으면 억지로 몸은 잠드는데
의식이 희미하게 깨어있는듯한 찜찜한 기분..
불면증 심하신 분들은 겪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ㅎㅎ
마음수련 명상과의 첫 만남
이렇게 한 10년을 불면증과 살다가
몇년만에 지인의 추천으로 명상을 알게 됐어요.
마음수련 명상을 하고 나서 잡생각이 줄어들고
잠이 잘 오게 됐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뭔가 이게 저한테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예전에 마음수련 효과에 대한 기사를 읽었던 기억도 있었구요.
불면증이 아니었으면,
명상은 뭔가 스님들이나 아니면 구루 같은 사람들이나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관심도 없었을 것 같은데,
절박한 마음에 일단 효과있다는건 다 해보자라는 마음이었던것 같네요.
기대 반 의심 반이었지만
논산에 있다는 명상 센터로 큰맘먹고
일주일간의 휴가를 내서 내려갔습니다.
명상의 경험과 변화
첫 강의에서 마음의 원리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고
그 마음을 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더라고요.
뭔가 내 마음이라는 게 뭔지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본 적이 없고
그냥 마음은 하나의 장기처럼 내 몸의 일부라고만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근데 여기서는 마음의 원리를
내가 만들어낸 하나의 허상의 이미지처럼 이야기를 해주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내 생각과 감정은 태어날때부터
디폴트값으로 정해진거고 뭔가 아웃오브 컨트롤(?)한 무언가로만 생각했었는데,
이 첨듣는 류의 강의를 통해 내 마음이란게 객관화가 되는 느낌이더라고요.
강의를 듣고 나서 명상 방법에 따라
내가 살아오면서 했던 생각과 들었던 마음들을 돌아봤어요.
첫 하루 이틀은 옛날 일들을 끄집어 내고 곱씹는다는게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한 2-3일쯤 지나니까 나란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파악이 되더라고요.
개발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기계 쪽에 익숙한 편인데,
뭔가 ‘나’라는 사람도 그냥 기계랑 별다를 바가 없단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살아온 경험으로 만들어진
좁은 편견과 고집이라는 명령어에 움직이는 그런 기계 같더라구요.
30년이 넘도록 살면서 계속 어떻게 하면 더 잘 살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불안해하면서 아등바등 살았습니다.
근데 그거에 비해 항상 내 현실 대해 만족하지 못했던 이유도 알겠더라구요.
항상 나보다 나아보이는 이사람 저사람을 보면서,
이것 저것을 내속에 채워넣으려고만 하다보니,
나라는 사람은 어느순간부터 팽개쳐져 있고
내가 이상한 끔찍한 혼종(?) 같은게 되어있었습니다.
나를 잃어버리고 방치해놨으니
거기서 계속 불안한 마음이 있었고,
잘때도 편안히 잘수가 없었구나 싶더라구요.
마음수련 효과_ 희망과 깨달음
그렇게 몇 시간을 현타에 멍때리며 앉아있었던것 같아요ㅎㅎ
근데 계속 더 깊이 명상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에 뭔가 마음속에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강렬한 희망의 기분?
같은 게 드는 거예요.
그래 지금이라도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게 됐으니
지금부터 고쳐나가면 훨씬 더 나은 삶을 살게 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런식으로 나라는 사람에 대해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바라보면서
절망, 희망을 몇 번씩 반복하다 보니
한 주가 다 지나갔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고 2주 정도 바쁜 생활에 파묻혀 살았는데,
…? …..? 생각해보니
2주 동안 한 번도 못 잔 날 없이 잘 잤더라고요.
매일 그냥 뻗어서 잠들었던것 같아요.
딱히 아침에 못 잤다는 생각도 없이.
불안함과 걱정이 줄어드니까 이렇게 잠을 잘 잘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명상의 지속과 삶의 변화
이게 벌써 2-3년 전 이야기입니다 ㅎㅎ.
그 이후로 저는 계속 일상에서 명상을 해오고 있어요.
하루에 밥 먹고 잠자고 응아하는 것처럼
제일 중요한 루틴 중 하나로 명상을 챙겨서 하게 되었습니다.
뭐 대단한 의지를 가지고 하는 건 아니구요.
확실히 명상을 한날이랑 안한날이랑 정신이 또렷해지는 정도,
업무 퍼포먼스의 정도가 다르니
매일 매일 챙겨하게 되더라구요.
예전에 스티브잡스도 명상을 하면서
집중력과 창의력을 찾았다고 하던데 그게 이해가 좀 갑니다.
그날 하루, 그달, 1년 내가 해야할일,
가야할 방향을 정하면 딱 주변 소음 없이
그거에만 집중해서 살게 되는 느낌? 이렇게 살게 되는 것 같아요.
사실 불면증을 앓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될까 해서 글을 쓰긴 했지만
돌이켜보니 전 이 마음수련 효과를 너무 많이 보고 삶의 질이 달라진 것 같네요.
암튼 모두 명상으로 Stay focused 하는 삶을 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