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걱정, 취업 걱정, 가족 걱정, 나라 걱정까지 세상의 크고 작은 걱정들로 괜스레 불안하고 답답해서 밤잠을 설치다가 ‘누군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이 될 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걱정을 털어놓을 누군가를 찾는 이들을 위해 걱정인형을 만들어 판매하면서 그들의 걱정을 나누는 사람이 있다. 독립 영화 감독이자 사회적기업 ‘돈워리컴퍼니’의 대표 김경원씨다.
김경원씨는 미국 유학 시절 과테말라인 친구로부터 걱정인형 이야기를 처음 접하게 된다. 과테말라 고산지역 인디언들은, 평소에 걱정이 많아 잠을 못 자는 어린아이에게 걱정인형을 선물했는데, 인형에게 걱정을 이야기하고 잠들면 밤사이 인형들이 걱정을 대신 해준다고 믿었다. 그리고 지금은 과테말라뿐 아니라 전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다고 했다. 순간 김경원씨는 한국 친구들에게도 이 이야기를 알려야겠다는 사명감을 느낀다.
2009년 한국에 돌아온 그는 걱정인형을 직접 만들고 홈페이지를 통해 사람들의 걱정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손가락 마디만 한 이 작고 귀여운 ‘걱정이’들은 입소문을 타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며 예상치 못한 인기도 끌게 되었다. 애초에 이 캠페인으로 돈을 벌 생각은 없었던 김경원씨는 걱정인형 10세트가 팔릴 때마다 1개의 축구공을 제3세계 아이들에게 선물한다. 덕분에 현재까지 축구공 1,500여 개와 스케치북, 크레파스 등이 캄보디아, 필리핀 등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전해졌다. 소박한 공간에서 걱정을 털어놓고 서로 위로하다 보면 내 걱정은 사소해지고,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게 되는,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재미있고 신기한 나눔이다.
걱정인형 만나기
① 돈워리컴퍼니(dontworryworry.com) 혹은 Yes24 홈페이지에서 걱정인형을 주문한다. (걱정인형 1set(5개)에 만 원) ② 자신의 걱정을 돈워리컴퍼니 홈페이지에 남긴다. ③ 100% 수작업으로 한 땀 한 땀 만들기에 일시 품절, 배송이 지연될 수 있지만 걱정 말고 기다린다. ④ ‘걱정이’들에게 내 걱정을 다 털어놓고 편히 잠든다.돈워리컴퍼니 바로가기
돈워리컴퍼니 바로가기 http://dontworryworry.com
김경원씨 이야기
걱정인형을 판매하는 이 캠페인은 Don’t Worry Be Happy의 Be를 따서 B캠페인이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내가 여기서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었고요. 걱정을 말하고 또 들어주는 것 자체를 피곤하고 귀찮아하는 시대에 ‘그래도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묵묵하게 들어준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위로가 됩니다. 그래서 걱정인형을 주문하실 때는 걱정을 적어달라고 부탁드리고, 저희는 그 걱정을 읽고, 마음이 편해지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인형을 만듭니다. 몇 년째 수많은 걱정을 듣다 보니 오히려 제 걱정에 대해서는 덤덤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어떤 걱정이든 마음먹기에 따라 어떨 땐 도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때문에 걱정이라기보단 극복 가능한 도전이라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걱정에 따라서 간혹 손편지로 답변을 해드리기도 합니다. 온라인상에 걱정을 적어주었지만 그 걱정을 보고 있는 사람은 실제 사람이라는 걸 알리는 따뜻한 방법 중에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든지 걱정인형을 통해서 마음이 한결 편해지셨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그런 인형을 제작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뿌듯합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소박한 걱정이라도 아무리 힘든 걱정이라도 언제든지 걱정이 있으시면 찾아주시고, 이야기해주세요. 무엇이든 다 괜찮습니다.